밥맛 좋은 집 - 24. 청주 비하동 '흙에서' [충북일보] 갓 지은 밥이 맛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게다가 도정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쌀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방앗간이 아닌 이상 금방 도정한 쌀을 접하는 일은 쉽지 않다. '흙에서'는 대부분의 가게에서 포기한 갓 도정한 쌀로 지은 밥맛을 구현하고 있다. 청주 비하동에 위치한 '흙에서'에 가면 여느 밥집과 다른 풍경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게에 들어서면 훤히 보이는 개방된 주방은 정돈된 식기들과 깔끔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주방 앞에 세워진 낯선 기계는 '흙에서'의 작은 방앗간이다. 유명철 대표는 수확하자마자 냉장 보관됐던 나락을 현미 상태로 가게에 들여온다. 그날 사용할 양의 쌀은 시간대별로 나눠 기계에서 바로 도정한다. 현미를 40~50%만 깎아내 쌀눈이 그대로 붙어있는 쌀을 이용해 1인용 솥에 밥을 짓는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상에 오른 밥뚜껑을 열자마다 감탄을 내뱉는다. 노르스름하고 윤기가 도는 밥은 구수하면서 찰진 단맛을 자랑한다. '명품쌀밥'이라 일컬을 정도로 유 대표의 자신감이 담긴 밥은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은 '흙에서'의 효자메뉴다. 전통 한식으로 구성된 10여 가지의 반찬들이 채워진 식사는 손님들의 자리에서 '상채로' 받아볼 수 있다. 상차림을 받는 것도 일종의 이벤트다. 쉽게 보기 어려운 낯선 장면에 손님들이 눈을 떼지 못한다. 주방에서 상차림까지 완성된 한상은 손님들의 테이블에 끼워 넣어진다. 직원과 손님 모두의 편의와 효율성을 고려한 시스템이다. 어릴 적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은 어머니의 손맛을 따라 12년 전 요식업계로 발을 디딘 유 대표다. 일식, 중식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면서 요식업계의 쓴맛과 매운맛을 고루 봤다. 사업과 별개로 요리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배운 요리는 저마다의 경험으로 유 대표를 단련시켰다. 요리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수록 끌리는 분야는 한식이었다. 처음에는 '장맛'의 매력에 빠져 한식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장'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반찬의 종류는 끝도 없었다. 맛있는 반찬을 접할수록 간절해지는 건 맛있는 밥이었다. 아무리 맛있는 반찬도 밥이 받쳐주지 못하면 그 맛이 신통치 않았다. 전통 한식을 좇을수록 찰진 밥과 함께 했을 때 그 맛이 배가됐다. 건강하고 맛있는 밥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된장찌개 하나와 밥 한 그릇만으로도 만족을 느낄 때쯤 '흙에서'를 열었다. 흙에서 난 쌀과 제철채소를 기본으로 삼아 '흙에서'다. 상에 올라오는 식사는 밥과의 조화를 최우선으로 한 전통 한식이다. 한식의 맛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소스조차 한식을 벗어나는 기교를 부리지 않았다. 가자미, 옥돔, 고등어 등 굽거나 조려 내는 생선도 원물을 구입해 유 대표가 직접 손질한다. 껍질을 벗겨 반건조 시키거나 염장을 하는 등 각 재료에 따라 어울리는 방법으로 조리하기 위해서다. 요리를 시작한 계기가 어머니의 맛이었기에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의 맛을 기억으로 더듬어 재현해나간다는 유 대표다. 그 맛을 그대로 내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그의 말이 앞으로의 '흙에서'를 기대하게 만든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충북일보]202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천860원이다. 지난해 '1만 원' 선을 두고 이뤄진 최저임금 샅바싸움은 전년 대비 2.5%p(240원) 인상으로 결정됐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까지 '140원(1.4%)'을 남겨둔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워진 경제 상황은 더욱 치열한 공방을 오고가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13대 최저임금 위원회는 오는 21일 1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고용노동부의 심의요청서 접수, 위원장 선출 등 2025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각 주장은 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동계는 급등하는 물가와 적정 생계비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40원 남은 1만 원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부채 부담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