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 제빵쇼와 전시관체험 걷잡을 수 없는 햇빛이 하얀 눈 위에서 충만하다.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이웃주민 안욱주씨 가족과 함께 '따뜻한 빵 여행'을 떠났다. 청주문화산업단지에 위치한 '제빵왕 김탁구 드라마 기념 전시체험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다.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너른 공터에 소복이 쌓인 눈을 보자 아이들은 서슴없이 눈을 뭉치고, 친구에게 서로 눈을 날렸다. 시작부터 한바탕 눈싸움이다. 체험장에 눈처럼 하얀 제빵사 옷으로 갈아입자 아이들은 신기한 듯 손으로 만져보고 우리에게 '어떠냐?'며 포즈를 취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오랜만에 맑았다. 제빵 체험실은 커다란 공연장이며, 빵 공장이었다. 최대 200명이 동시에 빵을 만들 수 있는 제빵체험관에는 잘 숙성된 반죽(생지 1인당 160그램)이 자신의 몫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체험장에 온 가족들은 손을 씻고 자기 앞에 나눠준 반죽과 단팥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사회자가 익숙한 솜씨로 소보로빵과 앙금빵을 만드는 시범을 보이자, 아이들은 금방 따라했다. 작은 손으로 굴리고, 눌러 빵을 만들었다. 행복한 빵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아이들이 만든 빵이 발효실에서 부풀어 커지고,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무대에서는 10시 20분쯤 제빵 쇼가 펼쳐졌다. 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빵'이다. 뭉근하게 익어가는 빵의 향내 또한 행복한 빵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아이들은 꿈처럼 제빵 쇼에 녹아들었다. 제빵 쇼의 백미는 역시 신나게 두드리는 난타다. 난타(亂打)의 매력은 발산이며 색다른 자유로움이다. 두드리고 때리면서 온 몸의 스트레스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내안의 슬픔은 녹이고 희망은 빵처럼 부풀어 오른다. 관객들은 함께 춤추며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신명은 배우와 함께 몰아의 경지로 몰아갔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모든 악기들은 빵을 만들 때 필요한 집기들이다. 계량스푼, 반죽 볼, 주걱, 쿠키 팬, 빵틀, 밀대 등이 저마다 혼을 불어넣은 듯, 두드리면 리듬에 맞춰 소리를 낸다. 공연이 마무리 될 무렵, 관객들은 자신들이 만든 빵이 전시되어 있는 진열대 앞에서 숨을 죽인다. 뜨거운 빵을 담던 김미정(초등4, 여)은 "매일 이런 날이면 좋겠어요. 제과점에서 사먹던 빵을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해요. 제빵 쇼도 진짜 재미있어요."라고 말한다. 쇼가 끝나면 김탁구 드라마의 실내 세트장을 한번 둘러보고, 서문우동 한 그릇 비우는 맛도 그만이다. 우동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다음 장소인 '수암골 팔봉제과점'으로 이동했다. ◇오후 1시 - '수암골 팔봉제과점' '김탁구 드라마 체험장'에서 빠져나와 우암산 순회도로를 타고 수동 쪽으로 가다보면 우암산 전망대를 만난다. 청주시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전망대다. 기자는 평소 청주관광명소 1景은 단연 이곳이라고 추천하곤 했다. 수암골로 내려가는 도중은 멋진 풍경을 머리에 이고 가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곧바로 우회전하다 적당한 곳에 주차하면 수암골이 시작된다. 이곳은 6·25 때 피란민이 터를 잡고 생활하면서 달동네를 형성하기 시작했던 곳이다. 현재까지 옛 골목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 이곳을 청주 민예총 등에서 벽화 50여점을 그려놓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지난해 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촬영되면서 유명세를 타면서 수암골은 부쩍 전국단위의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주말이면 수암골은 분주하다. 수암골 입구에 있는 미니 슈퍼 삼충상회 앞 작은 마당에 놓인 커다란 가마솥에 김이 오르고, 사람들로 북적이니 시골 동네잔치마냥 흥성스럽다. 가파른 골목사이로 그려진 벽화가 허름한 집도 품격을 덧씌운다. 대구에서 왔다는 커플 정인수(학생, 25)씨는 "부산의 동피랑 마을과 같은 곳이 청주에도 있다고 해서 왔다."라고 말한다. 수암골 간판 옆에 '꽃을 사랑한 호랑이'가 방문객을 '어흥'하고 반기는가 하면, 작은 창 주변에 그림 의자와 구름이 두둥실 떠간다. 익살스런 '먹보의 입속'에는 어느새 관광객의 머리가 들어가 사진 찍기에 바쁘다. 어둑한 문 안쪽에서 정물처럼 움직이지 않고 빛바랜 고서를 읽고 있던 노인은 "나 그저 심심해서 책을 보는 거야."라며 안경너머로 낯선 방문객을 살핀다. 읽고 있던 책은 김형욱 회고록이다. 고르지 못한 벽면에 도드라진 부분을 얼굴로 형상화하니 각도에 따라 모두 작품이 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소재라도 예술가의 손을 거치고 나면 확실히 다르다. 수암골 입구에 우뚝 선 세련된 도시 건물 하나, 팔봉제과점이다. 사실 달동네 풍경과 도시풍의 팔봉제과점과의 대비는 극명하다. 드라마의 장면을 연상하며 둘러보면 감회가 새롭다. 특히 2층 창 쪽에서 바라본 청주 도심의 풍경은 그대로 엽서의 한 장면처럼 또렷하다. 시계를 보니 2시가 조금 넘고 있었다. 일행은 다시 청남대로 이동했다. ◇오후 3시 - 겨울 대청호, 청남대 수암골에서 청남대까지는 약 40분정도 걸린다. 과거에는 반드시 문의정류장에서 좌석버스를 타고 청남대를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청남대 홈페이지에서 회원등록을 마치고 개인차량 출입 예약을 하면 자신의 승용차로 입장할 수 있다. 청남대 본관까지 걸어가는 동안은 겨울바람이 꽤 혹독했지만, 본관에 들어서니 잘 조성된 방풍림으로 인해 천연의 요새처럼 한 겨울임에도 따뜻하다. 2005년 건설교통부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된 본관으로 가는 길에는 백합나무 430여 그루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2대의 헬기가 이착륙이 가능한 잔디밭을 지나면 드디어 역대 대통령들이 묵었던 본관이 등장한다. 곧바로 대청호가 보이는 앞뜰로 나오면 김탁구 드라마 촬영장을 만날 수 있다. 아버지 구일중과 김탁구가 포옹하며 울던 장면이 새삼스럽다. 본관에서 오각정으로 가는 길에 유난히 작은 나무를 발견했다. 놀랍게도 노무현 전(前) 대통령이 심은 마가목이다. 본관 정면에 위치한 역대 대통령들의 크고 화려한 나무에 비해, 노무현 대통령의 나무는 뒤뜰에 소박하게 심겨져 있다. 대통령 별장을 일반 서민에게 양도한 것도 그분이다. 그분의 몸집처럼 작고 아담한 마가목이다. '삶과 죽음이 여일(如一)하니, 너무 슬퍼 말라.'라 했던 그분의 유언이 삼삼하다. 청남대 1경은 단연 오각정이다. 가는 길목에는 하늘 메발톱, 할미꽃, 바위 채송화, 톱풀, 관중, 고비 등 수많은 야생식물들이 지천이다. 겨울바람은 서걱대는 대나무 숲을 통과해 푸른 대청호에서 넘실댄다. 무궁화 모양의 오각정에서 바라본 풍경은 굽이굽이 절경이다. 오각정 가는 길이 대통령의 길이라면, 새롭게 조성된 '호반 산책로(약 3.2km)'는 온전히 서민을 위해 만든 길이다. 역사(歷史)는 저 강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고 흘러드니, 세월은 그저 덧없기만 하다. 한기가 몰려올 즈음, 5시가 임박했다. 청남대 퇴장시간은 동절기는 오후 5시다. 청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는 성남집(043-297-8322)은 돼지고기 왕소금구이로 유명하다. 특히 간장만 달랑 얹어 내온 소면 맛이 일품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조치원역과 청남대관리사업소, 김탁구체험관이 관광 협약을 맺고 관광 활성화에 앞장선다.조치원관리역 진범수 역장, 청남대관리사업소 장화진 소장, 제빵왕김탁구전시체험관 박인택 대표 등은 20일 청남대 회의실에서 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호간 관광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식은 조치원관리역의 이용객 증대와 청남대, 김탁구 전시관 등 충북 지역의 주요 관광자원을 활용, 관광 협력 및 신사업 아이템 개발을 통한 관광객 유치 및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이뤄졌다.이날 협약을 통해 3개 기관은 △상호간의 이익증진 노력 △여행상품 개발 및 연계관광 활성화 △상호간의 입장료 할인 △철도관광상품 공동개발 △각 기관이 보유한 시설물 및 각종 행사시 홍보지원 등을 약속했다.진범수 조치원관리역장은 "협약을 계기로 이들 기관은 긴밀한 협조 체제를 유지해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정규기자 siqjaka@hanmail.net
[충북일보] 충주 사과 과수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충주시에 따르면 동량면 조동리 건지마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전체 매몰 작업에 착수했다. 과수화상병 예찰을 진행하던 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5일 해당 과수원에서 잎맥이 타들어 가는 증상을 발견했다. 농촌진흥청의 정밀검사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이 나온 14일 시는 3천900㎡ 과수원 전체를 매몰하기로 하고 나무뽑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잎 마름 증상이 나타난 사과나무는 전체 327그루 중 홍로와 양광 등 36그루다. 관련 매뉴얼은 과수화상병 발생 주율이 10%를 넘으면 전체 매몰을, 5% 미만이면 발생 가지만 제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과수원은 과거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선례가 없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이 과수원에서 1.2㎞ 떨어진 과수원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바 있다. 충주 사과 발생농가 해당 반경 안엔 사과·배 농가 304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수화상병 발생 과수원에는 현재 외부인 출입이 차단됐다. 올해 첫 과수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관심은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청주의 한 길거리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30대 여성이 새내기 경찰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했다. 주인공은 청주청원경찰서 율량지구대 이의성(31) 순경. 1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 40분께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호텔에서 '공황장애가 있는 여성이 귀가를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와 공동대응 요청을 받아 출동한 이 순경과 다른 경찰관이 현장에 도착해 여성 A씨의 귀가를 돕던 중 갑자기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당시 여성은 과호흡을 하다 손발이 약간 오그라들고 호흡을 멈추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한 이 순경은 A씨의 기도를 확보하고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했다. 이 순경은 동시에 지나가던 행인에게 119 구조 요청을 했고 그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쓰러진 A씨는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A씨는 구급대에 인계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순경은 "실제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본건 처음이었다"며 "혹시나 잘못될까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과거 적십자에서 CPR 교육을 받았던 때를 떠올리며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충북일보]2025년 최저임금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면서 경영계와 노동계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천860원이다. 지난해 '1만 원' 선을 두고 이뤄진 최저임금 샅바싸움은 전년 대비 2.5%p(240원) 인상으로 결정됐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 원까지 '140원(1.4%)'을 남겨둔 상황에서 고금리·고물가 등 어려워진 경제 상황은 더욱 치열한 공방을 오고가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2일 13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26명을 새롭게 위촉했다. 13대 최저임금 위원회는 오는 21일 1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고용노동부의 심의요청서 접수, 위원장 선출 등 2025년 적용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된다. 최저임금에 대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각 주장은 같은 이유를 근거로 하고 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동계는 급등하는 물가와 적정 생계비 등을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불과 140원 남은 1만 원 돌파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내수 부진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부채 부담 등을 이유로 '동결'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