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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너진 공권력 ②딜레마 빠진 현장대응 매뉴얼

진압도구, 써도 안써도 '비난 후폭풍'

소극적 대응 도마 위
총기 사용 규정 까다로워
잘못되면 현장 경찰관 '독박'
"문책용 매뉴얼 개선 필수 제도적 지원 필요"

  • 웹출고시간2018.07.12 21:27:02
  • 최종수정2018.07.12 21:27:06
[충북일보] 경찰의 강력범죄 현장 대응매뉴얼이 딜레마에 빠졌다.

흉기를 소지한 강력범에게 테이저건 등 총기 사용은 어려운 실정인 데다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발포할 경우에도 뒷감당은 온전히 현장 경찰관의 몫이기 때문이다.

경찰청 차원에서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지만, 일선 지구대까지 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8일 현장에서 가해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故) 김선현 경감은 당시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함께 출동한 경찰관도 테이저건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도 두 경찰관은 난동을 부리는 가해자에게 발포조차 하지 못한 채 변을 당했다.

지난 4월에도 광주광역시에서 경찰의 소극적인 진압이 도마 위에 오른 적 있다.

당시 발생한 '광주 집단폭행' 현장에서 A(31)씨 등 4명을 무차별 폭행하던 B(31)씨 등 8명은 경찰이 출동했음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는 실명 상태에 빠지는 등 회복이 불가능한 큰 부상을 입었다.

경찰이 테이저건 사용 등 강력한 초기 대응을 했다면 막을 수 있는 부상이었다는 것이 당시 여론이었다. 반면, 경찰 측은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현장 대응매뉴얼 강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총기 사용 관련 규정이 까다롭다 보니 일선 지구대 경찰관들은 총기 사용보다 부상을 입더라도 대화를 통한 진압을 선호하는 편이다.

자칫 범죄 가해자가 총에 맞아 숨지거나 오발로 인해 다른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면 민·형사상 소송은 모두 현장 경찰관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찰청 자체적으로 법무팀 소송지원단을 통해 소송당한 경찰관을 지원하지만, 지원 기준마저도 까다롭다.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는 점도 현장 경찰관들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결국, 현장 경찰관들의 대응매뉴얼이 실제 상황에 맞게 개선되지 않는 한 소극적인 진압밖에 할 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는 현장 경찰관들의 부상으로 이어진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내 공상 경찰관은 △2013년 68명 △2014년 57명 △2015년 56명 △2016년 31명 △2017년 39명이다. 올해도 6월 현재까지 16명이 현장에서 부상을 당했다.

이중 범인에게 피격당한 경찰관은 △2013년 21명 △2014년 14명 △2015년 19명 △2016년 10명 △2017년 15명 △2018년 6월 현재 9명이다.

청주지역 일선 지구대 관계자는 "현장대응 매뉴얼이 있지만,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며 "매뉴얼 자체도 대응이 끝난 뒤 현장 경찰관을 문책하기 위한 용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범죄 수법이 잔혹해지는 등 갈수록 현장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매뉴얼 개선은 필수적"이라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장 최일선에서 뛰는 경찰관들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준식기자 good12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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