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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선

충북환경운동연대 대표

약 400년 간 스페인식민지, 이어 수십년 미국 준식민지였던 쿠바는 그 유산으로 이뤄졌다.

많은 성당, 옛 국회의사당, 박물관, 미술관, 개인음식점에 이르기까지 그러하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헤밍웨이는 미국이 쿠바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 아바나에 별장을 짓고 여가를 즐기고 집필을 했다.

그의 침실과 서재, 수영장, 조리실, 애완견무덤, 요트는 물론 벽마다 가득 찬 박제를 통해 사냥광이었던 그를 잘 알 수 있도록 별장을 꾸며 놓았다.

쿠바입장에선 미제국주의자요 브르조아작가이며 동물학대 표상인 그의 건물을 이처럼 보전한 것에 놀랐다.

이곳은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다.

중국번영을 상징하는 상해 와이탄은 거대한 유럽건축박물관 같다.

이곳은 중국이 반(半)식민지 상황에서 서구열강에게 땅을 뺏긴 한을 품고 있다.

'중국인과 개는 출입금지'라는 수치스런 역사가 배인 황푸공원 일대는 최고 관광지다.

프랑스 식지민였던 인도차이나국들도 당시 건물들을 공공기관이나 호텔로 쓴다.

과연 이들이 자존심이 없어 조상들 피땀을 짰던 그 유산을 지금껏 활용하는가!

군산과 대구, 인천도 식민유산을 자원화 했다.

건물 전체를 보전·복구할 수 없는 경우 벽체 일부만 떼어서 전시하고 당시와 흡사하게 건축물을 재현하기도 했다.

조선식산은행충주지점은 애초 철거를 전제로 했기 때문에 잘 남아 있던 천장과 바닥, 구조물, 벽채 일부를 너무 훼손했다.

하지만 보전가치가 있고 아픔을 후대들에게 알릴 곳으로 여겨, 지난 5월 29일 등록문화재 683호로 지정된 된 것이다.

역사를 지운다고 지워지는가! 아니 덮고 가르치지 않는 것은 조상을 욕되게 하고, 정체성을 잃게 하는 것으로 매우 잘못된 일이다.

과거를 잊도록 바라는 건 일본이다.

독립운동가들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할 일은 담 모퉁이와 건물, 언어 등에 남은 그 편린(片鱗)을 찾고 재해석해 결코 잊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식산은행 복원을 계기로 호암지수리조합장 영목정일칭송비, 충청감영에 있는 특급매일파 서회보비, 사직단을 허물고 신사를 세운 일을 고증해 널리 알려야 한다.

나아가 성공회 옛 본당과 외형이 완벽하게 남아 있는 일제 천리교당 등 근대건축물에 대해 체계적인 관리계획도 세워야 한다.

앞서 경우처럼 건물은 관광객 유치에 핵이다.

원도심재생에 도 큰 기여를 한다.

차 없는 거리에 있었던 '금성여관'에 모여 독립운동 열기를 태웠던 서상경등 무정부주의자들 행적, 용원과 대소원, 달천리 만세운동, 유자명선생 등 독립운동가들, 사직산골짝이에 집단학살·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양민학살사건, 충주를 중심으로 한 동학북접활동, 지역민주화운동 등이 늘 전시되는 역사교육 산실(産室)로 식산은행을 써야 한다.

역사는 사랑하는 자의 것이다.

무정한 시간에 매립된 시리고 의롭고 아름다운 일들을 부활시켜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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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