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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29 15:09:39
  • 최종수정2015.11.29 15:09:39

김준환

첫눈과 함께 추위가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같은 찬바람이라도 마음의 상태에 따라 더 차게 느껴지기도 하고 덜 차게 여겨지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일수록 겨울은 더 힘든 계절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전국 주요 도시마다 소외된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모으는 구세군 냄비와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진다. 충북에서도 지난 23일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최로 '희망 2015 나눔 캠페인' 출범식과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이 있었다. '나의 기부, 가장 착한 선물'을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모금 활동은 지난해보다 2.6% 증가한 60억7천만 원을 목표로 내년 1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십시일반 사랑의 마음을 전할 때마다 온도계는 조금씩 올라가는데, 온도탑은 100도를 향해 6,070만원이 모일 때마다 1도씩 올라간다.

충북의 경우 공동모금회가 처음 출범한 1999년 모금액은 9억 12백만 원에서 2014년 88억 93백만 원으로 15년 만에 9.8배 규모로 성장했다. 모금액의 증대와 더불어 충북지역에 배분된 금액은 1999년 10억 7백만 원에서 2014년 137억 1백만 원으로 13.6배 성장하였다. 모금액보다 배분액이 더 많은 이유는 중앙모금회의 지원금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금액의 외향적 성장은 충북에서도 기부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음이 보여준다. 또 1억 원 이상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인 충북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도 2010년 1명을 시작으로 2011년 1명, 2012년 3명, 2013년 8명, 2014년 9명, 2015년 11월 현재 7명으로 회원 수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국내총생산기준 14위 수준의 경제 규모를 감안한다면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지난해 우리나라 기부 총액은 12조 4900억 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0.87%를 차지했다. 이는 미국(2.0%), 뉴질랜드(1.35%) 등의 선진국에 많이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미얀마, 필리핀, 라오스 등 우리보다 가난한 나라들보다 기부를 적게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부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기부 형태도 좋지 않다. 기업의 기부가 많고 개인의 기부는 상대적으로 적다. 전체 기부에서 개인 기부가 차지하는 비율이 65%인데, 미국은 75%에 이른다.

영국의 자선구호재단에서는 매년 전 세계 135개국을 대상으로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를 발표한다. 세계기부지수는 단순히 금전적 기부 뿐 아니라 기부의 다양한 형태를 포괄하여 나타내는 것으로, 금전적 기부 경험, 봉사 활동, 낯선 사람을 도운 경험 등 총 3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긴 총합으로 구성된다. 금전적 기부 이 외에도 타인을 돕고자 하는 '태도'와 '의지'를 함께 평가하는 이 순위에서 2014년 한국은 60위를 기록했다. 2010년 81위에 비하면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순위다. 이는 실제 금전적 기부뿐만 아니라 남을 도우려는 의지나 봉사활동에 대한 관심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부는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 불균형을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부의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진다면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 공동체 유지가 어려워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합과 균형, 나눔의 지혜가 절실하다. 기부문화는 건강한 사회로의 변혁을 이끄는 힘이다. 기부는 국가의 손길이 채 미치지 못하는 영역에서 부의 불평등문제를 바로 잡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수행한다. 나눔의 문화는 계층 간의 격차를 갈등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이며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지름길이다.

길을 가다 모금함이 보이면 소액으로 기부하는 손이 부끄럽다고 지나치지 말자. 이젠 어릴 때부터 기부를 생활화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이들에게 기부는 세상을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고 행동으로 가르쳐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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