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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11.17 14:13:55
  • 최종수정2015.11.17 14:13:59

조혁연 객원 대기자

[충북일보] 전어(錢魚)는 가을 이후가 제철로, 지금이 그런 시기에 해당한다. 전어의 어원이 재미있다. 백과사전은 전어에 대해 '등쪽에 갈색 반점의 세로줄이 여러 개 있고 아가미 부근에는 커다란 흑색 반점이 존재한다'고 쓰고 있다. 바로 전어는 흑색 반점이 '동전'〔錢〕과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전어와 관련된 속담으로 '봄 도다리, 가을 전어' 그리고 '가을 전어는 깨가 서말이다' 등이 있다. 전어는 산란기인 봄에서 여름까지는 맛이 없지만, 가을이 되면 체내에 지방질이 축적된다.

따라서 생선으로 구울 때 지글거리며 특유의 냄새가 난다. 그 내음이 매우 고소하기 때문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가던 며느리가 돌아온다"라는 속담도 생겨났다.

최근 모 방송인이 고소를 많이 한다고 해서 '고소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조선시대에도 상소를 많이 하는 '상소남' 선비들이 적지 않았고, 그중에는 조헌(趙憲·1544-1592)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전어는 아가미 부분에 흑색 반점이 존재하고, 그래서 錢魚라는 이름을 얻었다.

조헌은 임진왜란 가능성을 예상하고 전쟁 발발 1년전 도끼를 메고 한양 궁궐로 올라가 그 유명한 '지부상소'(持斧上疏)를 했다. 지부상소는 나의 상소를 받아들이지 못하겠으면 도끼로 쳐달라는 의미를 지닌다.

선조는 이에 대해 "여러 번 광망한 말을 올려 귀양까지 가게 되어도 오히려 그칠 줄 모르니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이다"라고 힐난했으나 조헌의 상소는 1년 후 현실이 됐다.

조헌이 남긴 책 가운데 《동환봉사》(東還封事)가 있다. 조헌은 1574년(선조 7년) 명나라 에 사신으로 다녀온 뒤 조선에서도 시행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편의 제도 관련 상소문을 지었고, 그것을 모은 것이 《동환봉사》다. 여기에 전어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나 조헌이 언급한 것은 맛이 아니라 공물(貢物)로서의 전어 불합리성이었다. 전어는 남·서해에서 주로 잡히는 어종이지, 동해에서는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런데도 조선 전기에는 동해와 가까운 경상도 경주에서도 전어를 매년 공물로 국가에 바쳐야 했다. 그러나 경주 백성들은 없는 전어를 공물로 바쳐려다 보니 매우 비싸게 이를 구입해야 했다.

"경주에서는 전어를 명주 한 필과 바꾸고 평양에서는 동수어를 정포 한 필과 바꾼다(慶州錢魚 則換以紬一疋 平壤凍秀魚 則換以正布一疋)."-<동환봉사>

조헌은 조선의 터무니없는 현실을 개혁하기위해 상소문을 지었고, 그 시기가 중국에서 돌아온 직후인 것은 양국의 문물을 비교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같은 상소문에서 공물제도의 불합리성을 장문으로 지적했다.

"대개 물선이 생산되는 것은, 혹 옛날에는 생산되던 것이 지금은 안 되는 것도 있는데 생산 여부를 불문하고 일체를 갖추라고 추궁합니다. 그리하여 겨우 조석을 이어가는 백성들이 양식을 메고 갑절을 더 주며 멀리 여러 날 걸리는 곳에까지 가서 구하게 되니…."-<동환봉사>

그러나 《동환봉사〉에 수록된 상소문은 선조에게 바쳐지지 않았다. 조헌은 '상소남'답게 그에 앞서 8개 항의 상소문을 올렸으나 선조가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러자 전어 이야기가 등장하는 상소문은 올리지 않았다. 대신 그의 제자 안방준에 의해 <동환봉사>라는 책으로 엮어졌고, 그것이 오늘날에 전해지고 있다. 조헌은 우리고장 옥천군 안남면 도농리에서 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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