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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전성시대 '빛과 그림자' - 몸도 마음도 힐링

'마을 맏며느리'…보은 회인 귀농 1년차 김동순씨
우울증 극복…마을 일 솔선수범 나서
"복덩이가 왔다" 주민들 칭찬 자자

  • 웹출고시간2015.04.08 19:17:05
  • 최종수정2015.04.08 19:17:05

지난해 3월 보은군 회인면 죽암리에 정착한 김동순(왼쪽)씨가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최범규기자
귀농 1년 차 김동순(여·67·보은군 회인면 죽암리)씨는 천생 맏며느리로 통한다.

지난해 3월 남편 홍기표(70)씨의 고향인 보은으로 내려온 김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됐다. 주민들이 그를 '마을의 맏며느리'로 여기기 때문이다.

정착까지는 험난했다.

수십년 동안의 서울 생활에 젖은 김씨가 23가구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기란 버거웠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마지못해 선택한 귀농이었다.

고향으로 내려가겠다는 남편의 결심에도 김씨는 서울 살림을 그대로 뒀다. 농촌에 눌러앉을 생각이 없어서였다. 서울 생활을 하고 있는 4남매 자식들도 마음에 거슬렸다.

잠시 동안일 것이라고 생각됐던 김씨의 귀농 생활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해 3월 보은군 회인면 죽암리에 정착한 홍기표·김동순씨 부부.

ⓒ 최범규기자
엄연히 따지면 남편은 귀농, 김씨는 귀촌이었다. 남편은 1천500평의 땅에 복숭아 농사를 짓겠다고 나섰지만, 농사일이 서툰 김씨는 사실상 집안 살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마음에도 없는 농촌 생활을 하려니 가장 먼저 우울증이 찾아왔다. 주민들과 선뜻 마주하기도 힘들었다. 집안에서만 수개월 생활하던 그에게 남편은 취미 생활을 찾아보라고 조언을 했고, 김씨는 제2의 인생을 찾아 나섰다.

가장 먼저 마을 회관을 찾았다. 부모님 같은 마을 어르신들이 눈에 들어왔다. 윷놀이를 하던 어르신들 옆에서 맞장구를 치는 게 고작이었다. 처음에는 그것마저도 어색했다.

하지만 어느새 주민들과 융화돼 함께 즐기고 있는 자신을 깨달은 뒤 자신감이 붙었다.

부녀회 활동도 시작했다. 어르신들을 챙기고 주민들과 어울리는 게 한결 편해졌다.

서울에서 오로지 '나' 밖에 몰랐던 김씨에게 '우리'라는 가족이 더 생겼다.

김씨는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워 서울로 돌아가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모두 가족 같아 농촌 생활이 즐겁다"며 "마음을 비우고 주민들과 어울리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김씨를 한 가족으로 여기고 있다.

김숙환 부녀회장은 "보통 시골에서는 외지사람을 달가워하지 않는데, 김씨 같은 사람은 100명도 더 왔으면 좋겠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라며 "마을 일에 솔선수범 나서고 내 일 같이 도와주는 김씨는 마을의 복덩이"라고 말했다.

/ 최범규기자 calguks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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