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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07.09 13:58:46
  • 최종수정2014.07.09 13:58:46

김동진

청주삼겹살 상인연합회

지난 1일 통합 청주시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청주를 방문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주민들의 자율적인 결정에 의해 시.군이 통합된 것은 청주시가 처음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크게 부각되긴 했지만, 이번 대통령의 방문은 여러 측면에서 중의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중의 하나는 세월호 사고 이후 한동안 소홀했던 민생 행보의 재개라는 시각이었다.

대통령이 민생을 다시 돌보기 위해 처음으로 찾은 곳이 바로 청주 삼겹살거리였다. 이날 대통령은 통합시 출범식이 끝나자마자 청주 서문시장 삼겹살거리를 방문했다. 마침내 청주 삼겹살거리가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을 경우, 대통령의 방문은 삼겹살거리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사실 대통령이 삼겹살거리를 방문한다는 사실을 전날에만 해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민생은 그러나 작은 골목으로 대통령도 불러올 만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소통의 주제가 되었다.

대통령은 청주 삼겹살의 유래와 특징에 대해 어느 정도 숙지하고 내려온 듯했다. 또한 전통시장의 기능을 상실한 곳을 삼겹살이라는 음식으로 특화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서문시장을 전국적인 수범 케이스로 만들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도 있어 보였다. 정부가 대표적인 민생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1시장 1특화' 사업과 꼭 맞아떨어지는 현장이 바로 삼겹살거리였다. 서문시장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난제인 주차장을 비롯해 푸짐한 선물을 받았다.

이날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는 "서문시장 삼겹살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협력체계를 만들어 낸다든지 하면 희망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특성화 정책이 성공한 모범 사례를 이곳에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찾아 왔다"라고 말했다. '서문시장'이라는 단어는 그날 국내 인터넷 검색어 1위였다.

대통령은 가고 통합 청주시와 청주 삼겹살거리만 남았다. 대통령의 방문에서 통합 청주시의 지향점 내지 청주의 도시 정체성을 찾을 수는 없을까.

사람이나 도시나 단순히 몸집만 커졌다고 해서 건강한 것은 아닐 게다. 온몸에 피가 잘 흘러야 사람은 건강하고, 도시 전체에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어야 도시는 살아 있다고 할 수 있다. 통합 청주는 고속도로 나들목처럼 사람들이 끊임없이 부산하게 드나드는 도시가 돼야 한다. '나들 시티·' 사람 사는 민생 특화현장이 도시 곳곳에 질경이 풀뿌리처럼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 민생을 주제로 자유분방한 개성과 특성들로 골목골목들을 아름답게 채색하도록 해야 한다. 그 바닥 중심에는 '민생'이라는 주제가 있어야 한다.

행정의 중심에 당연히 민생이 있어야 한다. 민생이 빠진 대형 할인매장은 불가사리처럼 도시 전체의 자영업자들을 집어삼키고도 그 왕성한 식욕을 멈추지 않는다. 수십 억 원을 들여 치르는 행사 현장에 도내 학생들만 북적대게 해서는 안 된다. 더 많은 외지 사람들을 불러들이려면 단돈 만원으로도 의미 있는 선물을 살 수 있는 소통의 현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방자치 행정이 제대로 꽃을 피우려면 주민들의 다양하고 개성 있는 생각들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 위민 행정을 한다는 곳에 주민들의 상향식 제안은 없고 관료들의 하향식 결정만 난무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의 발전적인 생각들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대신 그들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 자신들의 제안이 어떻게 정책으로 실현되는지 눈으로 보여줘야 한다. 싫어하지 않는다면 그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중에서 무엇을 취하고 버릴 것인지는 리더인 자치단체장의 안목이고 몫이다.

1362년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청주 행재소(청주 관아)에 머무를 때, 삼봉 정도전은 약관 20세의 나이로 이곳에서 치러진 대과에 합격한 뒤 다음해 충주 사록이라는 말단 관직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민본 사상가의 데뷔 무대, 바로 우리 청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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