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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10.24 16:46:05
  • 최종수정2013.10.24 16:46:05

조혁연 대기자

1444년, 세종대왕의 거둥에 발맞춰 초수리 뒷산에서 옥(玉)이 발견되자 나라 전체가 경사스런 분위기에 휩싸였다. 당시 영의정 황희는 이를 "태평성대의 징표"라는 식으로 말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조정은 옥 발견지 일대를 특별 경비하도록 했다.

"초수리(椒水里)에서 산출되는 옥(玉)은 실로 세상에 드물게 보는 보배이니 사사로 채굴하지 못하게 하고 그 낭비와 금지를 엄하게 해야 하겠다"-<세종실록 26년 10월 21일자>

이어지는 문장은 "금지와 방비에 조심하지 아니하면 간사한 무리들이 반드시 틈을 타서 몰래 채굴할 것이니, 마땅히 그 주위를 가시나무들로 둘러서 울타리를 만들고, 문에 자물쇠로 단단히 잠그고 친히 글짜를 써서 봉해 놓고는…"(〃)라고 쓰여 있다.

지금 사람들은 옥을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일부 애호가들이 악세서리용으로 사용하나 그 값은 금·은에 훨씬 못미친다. 그럼에도 당시 세종대왕과 대신들이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의외로 음악과 관련이 있다.

세종대왕은 중국 것이 아닌, 조선 고유의 악기로 종묘의례를 갖기를 간절히 원했다. 그러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준음을 지닌 악기를 가질 수 없었다. 이때 경기도 남양에서 옥의 일종인 경석(磬石)이 발견됐다.

경석은 가공이 쉽기 때문에 한서건습(寒暑乾濕)의 영향을 잘 받지 않는 편이다. 우리고장 영동출신인 박연은 남양에서 발견된 이 경석을 가지고 편경을 만들었고 세종 앞에서 시연을 했다.

국악기의 하나인 편경 모습.

그러나 그날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박연만큼이나 음악적 조예가 깊었던 세종은 이날 편경의 음정이 틀린 것을 정확히 지적한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의 경(磬)은 과연 화하고 합하지 아니하며, 지금 만든 경(磬)이 옳게 된 것 같다. (…) 다만 이칙(夷則) 1매(枚)가 그 소리가 약간 높은 것은 무엇 때문인가" 하니, 연이 즉시 살펴보고 아뢰기를, "가늠한 먹이 아직 남아 있으니 다 갈지 아니한 것입니다" 하고, 물러가서 이를 갈아 먹이 다 없어지자 소리가 곧 바르게 되었다'.-<세종실록 15년 1월 1일자>

그러나 옥으로 만들어진 편경은 시간이 흐를수록 보이지 않던 단점이 드러났던 것으로 보인다. 세종은 "옥으로 악기를 만들어 보았으나 단단하고 정확하지 못하니"라는 식으로 옥에 조금씩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세종은 초수리에서 발견된 옥에 대해서 만큼은 '기뻐하노라'라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는 곤륜산에서 옥이 나는데, 다행히 우리 나라로 흘러 왔다. 지금 이 옥이 돌 속에서 나오고 또 소리가 나니, 나는 이것이 진짜 옥인가 싶다. 대저 옥의 나는 것이 실로 예악(禮樂)에 관하여 쓰임이 지극히 중요하니, 내 실로 깊이 기뻐하노라" 하였다. 충청도 관찰사와 청주 목사와 판관들이 모두 와서 하례하였다."<세종실록 26년 9월 7일자>

실록 같은 날짜 기록에서 한확, 김종서 등은 "예천(醴泉) 근처에서도 아름다운 옥돌(玉)이 난다 하오니, 신 등은 기쁨을 이길 수 없나이다"라고 말을 하기도 한다.

예천은 초정약수에 대한 성스런 표현으로, 전통시대 중국인들은 태평성대에는 단물이 솟고 그것을 '예천'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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