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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보 김기창 화백 탄신 100주년 - '대전 이응노 미술관' 편

미술인(예술인) 특화로 성공한 도시
세계 유일 고암 연구센터 전시·연구 등 복합적 기능

  • 웹출고시간2013.10.03 18:33:32
  • 최종수정2013.10.03 18:34:52


7. 미술인(예술인) 특화로 성공한 도시 - '대전 이응노 미술관' 편

한국 화단의 거목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 1904~1989) 선생은 서양미술의 본고장에서 한지와 수묵이라는 동양화 매체를 이용해 '서예적 추상'이라는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창조한 인물이다.

이미지는 고대 상형문자를 연상시키지만 한편으로는 풍경이나 동물, 사람으로 읽히기도 하고, 자연과 인간의 움직임을 흔적으로 기록한 일종의 문자로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은 1970년대 문자추상과 1980년대의 군상 연작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고암 이응노의 생애와 예술세계

충남 홍성 출생으로 해강 김규진 문하에서 문인화를 익혔다.

1924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청죽'으로 입선하며 화단에 데뷔했다.

이응노 화백

10여년 뒤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일본 남화(南畵) 2대가 중 한명인 마쓰바야시 게이게쓰에게 사사받았고 혼고 연구소 등에서 서양화를 연구하는 등 근대적인 미술교육을 받았다.

해방(1945년)을 맞아 김영기, 장우성 등과 함께 '단구(檀丘)미술원'을 조직해 식민잔재에서 벗어나 새로운 한국회화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1958년 프랑스 평론가 자크 라센의 초청으로 파리에 가게 된다.

이듬해 독일에서 순회전을 갖고 파리에 정착했다.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한 파케티화랑과 전속계약을 맺어 1961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후 살롱도톤전(1963년)에 출품하면서 유럽 화단에 이름을 알렸고 1968년 '8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전'에서 명예대상을 차지하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가 파리에 정착할 당시 그는 매우 궁핍한 상태였다. 가난에 쪼들려 물감 구입비조차 없어 컬러 잡지를 찢어 붙여 콜라주 작품을 만들었다.

당시 파리 화단에는 콜라주 작업이 한창이었으나 그는 종이를 찢고 자르고 구겨서 붙인 뒤 그 위에 다시 수묵이나 담채로 다양한 마티에르를 표현해 종이조각과 화면의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콜라주를 선보였다.

파리로 건너간 그는 1964년 파리의 동양미술관인 세르누쉬 미술관 내에 동양미술학교를 세워 유럽인들에게 동양미술을 소개하고 가르쳤다.


'문자추상'이라는 독특한 경지를 개척했으나, 1967년 동백림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으로 3년 동안 옥고를 치른 뒤 1969년 사면되었다.

그러나 1977년 서울 문헌화랑의 '무화(舞畵)전'을 끝으로 작고할 때까지 국내활동을 하지 못했고 1989년 꿈에 그리던 고국에서의 초대전(호암갤러리)을 앞두고 파리에서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예술의 대가들이 묻힌 파리시립 펠 라세즈 묘지에 안장됐다.

△세계 유일의 고암 연구센터 '대전 이응노미술관'

'이응노미술관' 외경

장르와 소재를 넘나드는 그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는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대로 157에 있는 '이응노미술관'에서 볼 수 있다.

2005년 9월 이응노 화백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운영했던 서울 평창동의 이응노미술관(2000-2005)이 폐관되면서 평창동 미술관의 소장품을 대전시가 인수, 2007년 5월 대전시립미술관 산하 기관으로 개관했다.

미술관 건축물은 프랑스 건축가 로랑 보두엥(Laurent Beaudouin)이 고암 선생의 문자추상에서 영감을 얻어 '빛과 자연'이라는 주제로 선생의 예술 세계를 건축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2월 미술관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 법인인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으로 출범하면서 이응노미술관은 세계 유일의 고암 연구센터로 전시, 연구, 출판, 교육, 소장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4개의 전시실을 갖춘 미술관은 선생의 판화 원판과 판화 작품, 문자 추상작품, 입체 작품 등 5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 작품들은 상설·기획 전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소장품 가운데 인간 시리즈 '군상, 옥중조각'이 유명하다. 선생이 교도소 수감 시절 밥풀을 모아 종이, 간장, 나무 등 감옥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제작한 32㎝ 높이의 군상 입체작품이다.

△관람객 편의 도모한 카페테리아·아트숍 오픈

'이응노 세상을 넘어 시대를 그리다' 기획전 전시장 내부

현재 미술관에서는 '이응노 세상을 넘어 시대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이 기획전은 선생이 예술가로서 걸어온 '삶의 여정'에 주목해 그가 거쳐 갔던 주요 지역 공간들을 되짚고 그의 작품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그가 평생 동안 거쳐 갔던 주요 도시인 서울, 동경, 파리, 대전을 조명하고 그가 걸어간 삶의 여정을 따라 남긴 회화, 조소 등 모두 60여점을 전시한다.

이응노미술관은 전시와 더불어 1층 로비에 카페테리아와 아트숍을 오픈해 활성화를 꽤한다.

또 미술관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시민들에게 연중 전시에 대해 알리고 미술관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한편 대전시 관계자는 "기존 수장고가 포화상태에 있어 내년부터 2년간 36억원을 투입해 지하 2층 1천200㎡내외로 수장고를 증측할 계획에 있다"고 말했다.

/ 김수미기자

인터뷰 - 이응노미술관 조혜령 학예연구사

-현재 미술관 운영은 어떻게 되고 있나.

"이응노 화백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서울 평창동 이응노미술관을 폐관하면서 대전시가 소장품을 인수해 2007년 5월 대전시립미술관 산하 기관으로 개관했다. 그러다 올해 2월 미술관 운영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법인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으로 출범해 전시, 연구, 출판, 교육, 소장 등의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전시는 소장된 1200여 점의 작품을 다양한 주제로 재해석해 상설·기획 전 형식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미술관 활성화 계획이 있다면.

"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으로 출범해 세계 유일의 고암 연구센터이자 복합기능을 수행하는 곳으로 자리매김 할 전망이다. 4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있고 전시, 연구, 출판, 교육, 소장 등의 기능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또 전시와 더불어 미술관 1층 로비에 카페테리아와 아트숍을 오픈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아트상품을 개발, 판매래 활성화를 꽤할 것이다. 미술관 멤버십 제도를 도입해 시민들에게 연중 전시에 대해 알리고 미술관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파리에 고암 후학 양성 아카데미가 생긴다는데.

"이응노 선생이 파리 활동 당시 설립한 동양미술학교의 뜻을 이어 후학들을 양성하고자 현재 이응노 선생의 미망인 박인경 여사가 살고 있는 파리 근교 보-쉬르-센느(Vaux-sur-seine)에 건립(건축가 장-미쉘 빌모트 Jean-MichelWillmotte)해 2014년 개관 예정에 있다. 동양미술학교는 '아르퉁(Hans Hartung)', '술라주(Pierre Soulages)', '자우키(Zao Wou Ki)' 등 프랑스 화단의 유명 화가들과 평론가, 학자들이 후원하는 파리의 동양미술관인 세르누쉬 미술관(Mus·e Cernuschi) 내에 1964년 설립됐다. 선생은 동양미술학교를 통해 한국 작가로는 유일하게 수많은 유럽인들에게 동양미술과 서예를 가르쳤으며 동양미술학교는 서양에 동양미술을 알리는 교두보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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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