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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변경을 어떻게 볼 것인가 - 득과 실

개명한 面, 대부분 만족도 높다
'대관령면'으로 개명, 설원 대관령 이미지 독식
'속리산면' 개명은 굴절된 지명 바로 잡은 경우
역사성의 명분이냐 미래성의 실리냐 '주민 몫'

  • 웹출고시간2013.09.26 19:07:37
  • 최종수정2013.09.26 19:07:37

보은 내속리면을 '속리산면'으로 개명한 것은 극단적인 지역이기주의라는 시각도 있으나 조선시대에도 당당히 '속리면'으로 불렸다. 해동지도(1750년)의 '속리면' 모습.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道岩面)은 지난 2007년 행정지명을 '대관령면'으로 개명하면서 대관령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일거에 가져간 바 있다.

본래 대관령은 강릉시 위치에서 볼 때 '동해쪽으로 넘어오는 큰 관문'이라는 뜻을 지닌 지명이었으나 도암면이 선수를 치면서 강릉시는 속수무책이었다.

이후 대관령면은 백두대간 대관령이 지니고 있는 설원, 옛길, 고랭지, 목축관광 등의 이미지를 독식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구 도암면은 전통시대 때는 강릉군에 속했었다. 때문에 지난 2007년의 개명은 일종의 지명 쿠데타였다.

강원도 영월군 서면 선암마을에는 한반도 모습을 닮은 지형이 위치하고 있다. 서면을 지난 2009년 지명변경을 통해 이의 홍보를 극대화하기로 하고 면이름을 '한반도면'으로 바꿨다.

이처럼 지명변경을 통해 자기 지역을 홍보하려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급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지명 변경을 한 面

ⓒ ( )는 개명년도
도내에서도 지난 2005년 상모면이 '수안보면'으로 개명한 것을 시작으로 △보은 내속리면→속리산면(2000년) △〃 외속리면→장안면(2007년) △〃 회북면→회인면(2007년) △충주 이류면→대소원면(2012년)으로 각각 개명했다.(표 참조)

그 결과, △'온천의 이미지가 살아났다'(수안보면) △'속리산이 지닌 청정 이미지를 일거에 확보했다'(속리산면) △'동학 마지막 취회지라는 역사성을 회복했다'(장안면)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회인면은 조선시대 현(縣)의 역사성을 회복함은 물론 이웃 회남, 내북면과의 각종 혼란성이 해소됐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충주 이류면은 지난해 '대소원면'으로의 개명으로 '잘 해도 이류'라는 주위의 놀림을 더이상 듣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내속리면을 '속리산면'으로 바꾸는 것은 다소 논란이 됐다. 속리산은 충북 보은~경주 상주군에 걸쳐있다. 따라서 당시 "속리산면으로의 개명은 속리산의 이미지를 독식하려는 극단적 지역 이기주의"라는 말도 나왔다.

이는 경북 영주시 단산면이 '소백산면'으로의 개명을 통해 충북 단양군을 제외하고 소백산의 이미지를 독점하려 했던 것과 같은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내속리면을 '속리산면'으로 개명한 것은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굴절된 지명의 역사성의 복원 사례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속리산면은 조선시대 고지도인 '해동지도'(1750년·그림참조), '1872년지방지도' 등에도 이미 '속리면'으로 기록돼 있었다. '속리면'의 이런 지명은 1914년의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에도 큰 변화 없이 지속됐다.

속리면이 '내속리면'으로 바뀐 것은 광복이후인 1947년으로, 이때 '내속리면'과 '외속리면'으로 분할돼 2007년까지 계속 됐다. 본래 보은 산외면이 '속리산 바깥'이라는 뜻을 지닌 지명이었으나 이는 무시됐다.

따라서 "내속리면을 속리산면으로 개명한 것은 역사성의 회복이지 극단적인 지역 이기주의는 아니다"라고 지역 어문·사학계는 말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를 통해 보듯, 지명변경과 관련된 주민들의 여론은 크게 역사성을 앞세운 '명분'과 미래성을 확보하려는 '실리'로 나눠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현안으로 등장, 그 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청원군 '강내면'과 '미호면'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최종 선택은 강내면 주민이 해야 한다.

다만, 강내면의 '강내'와 미호면의 '미호' 모두 일제에 의해 약간 손을 탄 지명이나, 그 뿌리는 조선시대 '서강내이면'(강내면)과 '미곶'(미호면)인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조혁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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