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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3.05.21 16:38: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혁연 대기자

7.80년대만 해도 외판원들이 가가호호를 방문해 화장품을 판 적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도 이와 비슷한 직업이 있었다. '매분구'(賣粉女+區'다.

조선시대에는 여성의 외출이 오늘날처럼 자유스럽지 못했으므로 일상 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외출하는 것도 불가능했다. 따라서 방문 판매원인 매분구가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화장품을 판매했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사료들이 숙종대에 매분구 이야기가 처음 등장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매분구 이야기는 성종대에 처음 등장한다, 다음은 사헌부 대사헌 이칙이 아뢰는 말이다.

'그 이른바 망오지란 분(粉)을 팔며 다니는 계집으로서, 남의 재물을 받아서 조사에게 뇌물을 행하는 것으로 업을 삼는 자입니다.'-<성종실록>

인용문의 내용으로 봐 망오지는 분을 파는 여자 신분으로 당시 고위관료에게 뇌물로 어떤 청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상대는 권중린이라는 인물이다.

'이제 망오지(亡吾之)의 뇌물을 행한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또 들으니 그녀가 늘 권중린의 집에 드나든다 합니다. 권중린이 간원의 장(長)이 되어서 뇌물을 행하는 계집으로 하여금 그 집에 드나들게 하고, 또 그 말을 들어서 청탁을 하였으니, 권중린을 국문하기에 청합니다."-<성종실록>

얼레빗(좌)과 참빗 모습이다.

조선시대에는 빗도 중요한 화장도구의 하나였고, 그 종류도 얼레빗, 참빗, 면빗, 음양소, 상투빗, 쌀쩍밀이 등 매우 많았다. 얼레빗은 빗살이 성긴 큰 빗으로 반달처럼 생겼다고 해서 '월소'(月梳)라고도 했다.

참빗은 빗살이 아주 가늘고 촘촘한 빗으로 달리 진소(眞梳)라 불렀다. 우리 선조들은 얼레빗으로 대충 빗은 후 참빗으로 머리카락을 정갈하게 다시 다듬었다.

면빗은 살짝 빗어 넘기는 빗, 음양소는 빗살이 한쪽은 성기고 한쪽은 빽빽한 빗을 말한다. 그리고 살쩍밀이는 남자들이 망건을 쓸 때에 빠져 나온 살쩍을 망건 밑으로 밀어 넣는 데 사용하는 빗이다, 살쩍은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말한다.

조선시대 문호 서거정(徐居正·1420 ~ 1488)이 '윤숙보가 부쳐온 시에 다시 차운하다'라는 시에서 빗을 소재로 한 시를 지었다.

'술은 아침마다 취한 게 기쁘지만 / 머리는 보름씩이나 빗지를 않네 / 먼저 채찍 잡을 기세는 없거니와 / 돌아가서 읽을 시서는 있고말고 / 신세는 당 앞의 제비와 흡사하고 / 공명은 고기가 장대 오르기 같네 / 아득해라 출처를 결단키 어려워 / 공명의 초려에 길이 부끄럽구려.'-<사가집>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문장가는 누가 뭐래도 이규보(李奎報·1168 ~ 1241)다. 그도 '대머리를 자조함'이라는 시에서 빗을 언급했다.

'털이 빠져 머리가 온통 벗겨지니 / 나무 없는 민둥산을 꼭 닮았네 / 모자를 벗어도 부끄럽잖고 / 빗질할 생각은 벌써 없어졌네 / 살쩍과 수염만 없다면 / 참으로 늙은 까까중 같으리'-<동국이상국집>.

이규보는 이어지는 시문을 '배 하나만 뚱뚱해가지고 / 국록만 실컷 먹었을 뿐이네 / 내가 생각해도 얼굴이 두꺼운데 / 남들이 어찌 조롱하지 않으리 / …/'라고 썼다. 이규보는 몽고군 침입기에 생존했던 인물로, 고민 많았던 당시 지식인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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