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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택

시인, 충북문인협회 회장

오는 7월 27일은 6.25 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58주년이 되는 휴전협정일이다.

오늘 우리들은 대부분 이날을 잊고 지난다. 6.25전쟁은 우리 한민족의 오천년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세계 인류사상 치른 전쟁 중에서 가장 치열하고 처절한 전쟁이었다. 3여 년 동안 이 좁은 한반도에서 수백만 명의 다국적 군인들이 남북을 수차례 오르고 내리는 톱질 살육전을 벌였다. 그 결과 한국군 전사자 17만 8천여 명을 비롯한 전사상자 62만여 명, 미군과 UN군의 16만 명, 북한군 93만 명, 중공군 100만 명 도합 271만여 명의 전사사상자가 발생하였으며, 이 밖에도 이재민 370만 명, 전쟁미망인 30만 명, 전쟁고아 10만 명, 이산가족 1,000만 명이 발생했다. 당시 남북한 인구 3,000만 명의 절반이 넘는 1,800여 만 명이 각종 인적, 물적 피해를 입었다. 또한 물적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커서 전국토가 초토화되어 살아 남아있는 사람들조차 당장 헐벗고 굶주림에 지쳐서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인류역사상 보기 드문 미증유의 동족상잔의 비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국민단합과 경제발전,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건설을 승화시켜 오늘날 세게 경제대국 9위에 이르렸다. 예상치 못했던 전쟁에 용전분투했던 국군들의 고귀한 희생심, 나라 사랑의 진리를 선택한 청년학도들의 피 끊는 애국심,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들을 전선에 보내고 끝까지 가정과 가족을 지켜준 아내와 어머니들의 눈물겨운 용기와 사랑의 정신들이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지금의 자랑스러운 민주사회를 만들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날부터 똑 같은 조건의 황폐화된 땅에서 언어와 풍습이 같은 우리 한민족은 남, 북으로 나누어 부국강국(富國强國)을 위한 58년간 경쟁하면서 살아왔다. 그 동안 수많은 매스컴, 서적, 그리고 여러 차례의 북한방문을 통해서 본 북한의 모습은 변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웁고 원망스러웠다. 몇 해 전에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부국(富國)을 만든다고 했다. 1994년 중국 도문에서 본 두만강 건너 북한의 남양시 산들과 14년이 지난 개성시 송악산을 비롯한 모든 산들이 나무 한 그루 볼 수 없는 빨강 민둥산이었고, 2001년도 금강산 주변마을 농장에서 본 벼, 옥수수 등 농작물은 7년이 지나서 본 개성시 인근 전답의 농작물들 역시 똑 같이 영양실조에 걸린 듯 빠듯거리는 모습이었다.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불과 2㎞내의 남쪽 땅의 벼잎들은 너풀거려 논바닥이 보이지 않는데 북쪽 땅의 논바닥은 휑하니 보이면서 벼들은 생존에 지친 듯 했다. 개성 시내나 가는 도로변의 집들과 건물들은 60년대 지은 듯한 낡고 회색 색깔이었으며, 주민들 대부분 같은 형, 같은 색깔의 작업복차림이었다. 거리와 건물에는 여전히 한사람의 통치자를 신성시하는 구호와 전투적인 문구들이 눈에 많이 보였다. 지금까지 남과 북은 휴전선 철망하나를 두고 58년 사이에 너무나 엄청난 격차를 두고 변화됐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던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조인식 2시간 후에 발표한 성명서에서, 「ㆍ전략ㆍ남한의 부흥은 즉시 그리고 효과적으로 진전 될 것이다. 차후도 당분간 공산 압제 하에서 계속 고생하지 않으면 안 될 북한 동포들에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외친다. "동포여! 희망을 버리지 마시오.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을 것이며, 모른 체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ㆍㆍ"」라고 공포했다.

우리는 북한동포들에게 ··당분간··만 고생하라고 했는데 벌써 58년이 되고 말았으며, 우리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우리는 지금의 북한동포를 잊고 서로들 총부리를 맞대고 사생결단을 58년간 해오고 있다. 북한의 위정자들이여!, 세상사 모든 것을 혜안(慧眼)하면서 철의 장막은 왜· 벗을 줄 모르는 것이오. 우리 모두는 민주평화통일을 위하여 다시 한 번 "한강의 기적"과 같은 "통일의 기적"은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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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