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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미

한국이민정책발전재단

지난 주말 여성결혼이민자로 구성된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 무궁화 자원봉사단 회원들과 함께 '다문화가족 문화탐방'을 다녀왔다. 온 가족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어서 더욱 큰 의미가 있었고 좋은 추억이 되었다.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엄마 나라의 국적과 관계없이 아이들은 만나자마자 친구가 되었고 언니가 되고 오빠가 되었으며, 남편들도 금방 친해져서 모두 한 가족이 된 듯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 중 한 가족은 마침 몽골에서 한국에 다니러 오신 친정엄마까지 함께해서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되었는데, 아빠 엄마와는 한국어로 외할머니와는 유창한 몽골어로 대화하는 아이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이러한 이중 언어 능력은 향후 우리 국가와 사회가 세계로 뻗어 가는데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충북일보 6월 13자 보도에 따르면 충북도내 다문화가정 자녀의 수가 2006년 375명에서 2011년 1천705명으로 6년 동안 5배가 증가했다고 한다. 한편에서는 다문화 가정 2세들의 부적응에 대한 우려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지만, 대다수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은 오히려 이중 언어 환경의 장점을 잘 살려서 학교 친구들에게 능력 있는 아이로 인정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다보니, 지나친 노파심과 기우가 문제를 양산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릴 때부터 한국어와 엄마나라의 언어를 배우며 자연스럽게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글로벌 인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향후 다문화 지원정책의 무게중심은 2세들의 양육과 교육지원에 집중될 필요가 있으며 이미 일부분 다양한 방법으로 이들을 돕기 위한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폭력피해 여성결혼이민자 등 피해자 지원 중심으로 추진된 그동안의 다문화정책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부정적으로 각인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시킨 경향이 있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어우러져 소통하는 열린 다문화사회를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문화지원 정책의 방향이 다문화가 가진 긍정적 힘에 주목하고 그것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지원정책으로 방향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론의 형성을 주도하는 언론. 방송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피해자 중심 사건 사고만을 대서특필하여 여성결혼이민자나 모든 다문화 가정이 문제를 안고 있는 양 부정적 선입견을 조장하기보다 다문화의 롤 모델을 찾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시선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결과 중심의 사건사고 이면에는 오히려 피해를 당하고도 말 못하는 역 피해 한국남성들 역시 급증하고 있으며, 다문화 가정이라면 무조건 소외계층으로 바라보는 시각, 불쌍한 계층으로 치부하는 사회적 인식의 고착이야말로 건강한 모습으로 책임감 있는 삶을 살고 있는 대다수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에게 참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멍에가 될 수 있다.

"아이들 학교에는 저희가 다문화 가정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우리가족이 다문화 가정이라고 알려지는 것이 싫어요. 실제로 제 주변의 누구도 제가 외국에서 시집왔다는 것을 모릅니다", "싫다는데 자꾸 밑반찬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고민이에요" 하는 이민자 친구들의 말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게 한다. 다인종, 다언어, 다국적의 구성원이 함께하는 새롭고 멋진 다문화가 우리 주변에서 싹트고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물과 비료는 새싹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이제 값싼 동정의 시선은 거두어버리고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정하고 믿어주는 긍정의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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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