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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숙의 거기 뭐가 있는데? 이집트 - '죽은 자와 함께 사는 도시' 카이로

문명 숨결따라 신비로운 시간여행

  • 웹출고시간2010.12.02 15:55:1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사진 왼쪽부터 쿠푸왕, 카프라왕, 멘카우레왕 피라미드.

소라야! 내가 정말 여행하고 싶었던 나라에 왔어.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를 보고 이집트에 아니 람세스Ⅱ세에 푹 빠지면서 내가 꼭 가고야 말거라고 다짐을 했었는데 드디어 왔어.

6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집트, 파라오의 혼이 숨쉬는 나라. 수도 카이로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이고 아랍어로 '승리'를 뜻한대.

카이로에는 현재의 국교인 이슬람교의 사원들이 즐비하고 유태인들의 희생으로 건설된 피라미드와 그리스도교의 원천인 예수 그리스도의 피난의 흔적 등이 곳곳에 남아 있어. 소라야! 지금부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도시 속으로 들어가 보자.

◇ 파라오의 부활을 꿈꾸는 피라미드

인구 1000만 명에 걸맞는 신시가지는 특급호텔과 초현대식 빌딩이 경쟁하듯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고 있어. 인구의 95%가 무슬림이라 그런지 곳곳에 사원과 첨탑이 웅장하게 서있는 모습이 자주 보여.

카이로 시내의 모습.

카이로의 교통은 대단히 혼잡해. 횡단보도도 없고 신호등도 없어.(지금은 있겠지?) 매연도 심각하고… 차와 사람이 뒤섞이는데 차에 치이면 사람이 책임이래, 주위를 살피지 않았다고… 한마디로 카이로는 혼돈의 도시야.

피라미드가 있는 기자지역까지는 16km밖에 떨어져있지 않지만 관광객이 몰리다 보니 버스가 달릴 수가 없어. 그 바람에 천천히 시내구경을 할 수 있었어. 주차장에서 매표소로 가는 길에는 의류, 가방 금, 은, 동 세공품, 각종 액세서리, 향수, 물담배 파이프, 돌조각 등을 펼쳐놓고 관광객을 유혹하는 상인들이 굉장히 많아.

아~~드디어 피라미드가 내 눈앞에 보란 듯이 나타났어. 책에서 수없이 본 모습인데도 허허벌판 사막 한 가운데 서있는 3기의 피라미드가 왜 생뚱맞게 보인 걸까?

소라야! 이집트인들은 죽어서도 살았을 때의 생활이 계속되는 것으로 믿고 부활을 꿈꿨나 봐. 왕도 현실적인 왕궁보다 죽어서 영원히 살게 될 신전의 건립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을 보면. 그런 욕망이 거대한 피라미드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을 거야.

쿠푸왕의 피라미드

3대 피라미드 중 가장 빼어난 것은 "쿠푸왕"피라미드야. 지금은 137m지만 건축당시에는 146m였대. 2.5t이나 되는 화강암 거석을 250만개 가량 사용하여 석조 블록으로 짜 맞춘 사각뿔의 건축물. 무게로 따지면 총 140억 파운드가 되는데 이런 건축물이 오랜 세월에도 침강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 정말 신비해.

미국의 국회의사당은 지난 200년 동안 5인치가 내려앉았다는데 말이지. 그런데 이 무거운 피라미드는 5천년 동안 0.5인치도 침하하지 않았다니 고대 이집트인들의 건축기술이 놀라워. 砂上樓閣이라는 사자성어가 무색해서 울고 가겠어.

소라야! 한 변이 230m가 넘는 사각형을 상상해 봐. 거기다 그 꼭짓점이 정확하게 동서남북을 가리킨다고 배웠잖아. 보지 않았을 때는 그렇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내가 이곳에 서있다는 경이로움에 전율을 느낄 지경이야.

세계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 쿠푸왕의 피라미드 구조에는 수학적으로는 황금분할이, 천문학적으로는 미스터리할 만큼의 의미가 담겨있다니 볼수록 어려워져.

여유를 찾고 수 천 년의 역사를 음미해 보려는데 하얀 제복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 사진을 찍어준다며 접근하기에 카메라를 내밀었더니 한 장 찍고는 돈 달라고 손을 내미는 거야. 난 경찰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호객꾼이었어. 좋은 카메라는 가지고 튀는 경우도 있대.

낙타몰이꾼

따가운 햇살에 얼굴과 팔다리가 익을 지경이지만 웅장한 자태를 둘러보려고 조금 걸었더니 이번에는 지린내가 풀풀 나는 낙타를 끌고 온 몰이꾼이 나타나 낙타를 타라고 어찌나 끈질기게 달라붙는지 혼났어. 쿠푸왕의 피라미드는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데 하루에 정해진 150명이 끝났다고 해서 우리는 들어가지 못했어. 가이드 말로는 들어가 봐야 긴 회랑을 지나 석관 하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좀 섭섭하더구나.

쿠푸왕의 태양의 배가 발견된 장소.

이 피라미드 옆에는 태양의 신 "라"가 우주를 여행할 때 사용한다는 '태양의 배'를 발견한 자리가 있어. 쿠푸왕이 사후에 하늘로 날아갈 목조 배인데 일본의 자본에 의해 복구되고 있는 중이라고 했어. 지금은 다 복구되어 배 모양의 박물관을 지어 전시하고 있다는구나. 멀리서 볼 때에는 3개의 피라미드가 나란히 있는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니야. 차를 타고 가야하니까.

◇ 공포의 아버지 스핑크스

카프라왕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멀리서 보았을 때 제일 크게 보이던 것이 바로 쿠푸왕의 아들 카프라왕의 피라미드야. 높은 언덕에 지어져서 아버지보다 조금 낮은데도 제일 큰 것처럼 보인거야. 아버지보다 높이 만들고 싶은 욕심을 은근슬쩍 들어낸 걸까? 꼭대기에 화강암표면이 조금 남아있어서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야.

소라야! 이 커다란 피라미드 전체에 화강암이 하얗게 붙어있다고 생각해 봐. 얼마나 웅장하고 화려할까… 아마 타지마할과 쌍벽을 이루지 않을까? 떨어져 나온 화강암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걸 보며 앙코르왓에서 무너져내린 사원의 석재들을 밟고 다녀야 했던 기억이 나서 마음이 아팠어.

거대한 스핑크스.

남의 나라 유산이지만 소중한 건데… 정면에는 人面獸身의 스핑크스가 자신의 피라미드를 지키듯 당당한 모습으로 앉아있어. 아랍어로 "아브르 호르"라고 하는데 이는 '공포의 아버지'라는 뜻이래. 높이가 20m , 길이가 무려 73m나 되는 자연암석을 이용하여 조각한 카프라왕 생전의 얼굴이래.

코가 떨어져나가고 수염마저도 뜯겨서 공포감은 커녕 일그러진 애매한 얼굴이 되어버렸어. 코는 아랍의 군대가 대포를 쏘아서 그리 됐고 수염은 대영박물관에 있다고 해. 피라미드표면의 화강암 석재까지도 뜯어간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이 상흔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

안쓰러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니 '네 발로 걷다가 두 발로 걷고 나중에 세 발로 걷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 웃음이 나왔어. 옛날에 스핑크스가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렇게 질문하여 대답을 못하면 죽여 버렸는데 오이디푸스가 와서 정답을 맞히자 굴욕감을 이기지 못해 바위에서 떨어져 자살을 했다는 그리스 신화가 떠올라서.

멘카우레왕 피라미드.

두 피라미드의 반 정도 밖에 안 되는 작은 피라미드는 쿠푸왕의 손자인 멘카우레왕의 피라미드야. 자세히 보면 훼손이 되기도 했지만 짓다 멈춘 것 같은 느낌도 들어. 왕이 죽으면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고 하는데 아마 손자는 일찍 죽은 모양이야. 멘카우레왕의 석상은 대영박물관에서 영면하고 있다는구나. 소라야! 이 피라미드를 만들려면 10만 명이 20년 간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는데 저 많은 석재를 끌어다 이 사막 한복판에 어마어마한 공사를 벌인 조손 3대는 위대한 왕일까~ 잔인한 왕일까?

소라야! 내일은 올드 카이로에서 만나.

~~shukran (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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