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거의 모든 국토가 황폐화되었었지만 1960년대부터 정부가 주도하고 국민이 참여한 대대적인 조림사업으로 전 국토의 65%인 산림이 불과 40년 만에 울창한 숲으로 바뀌었으며, 이러한 놀라운 성과가 세계적으로 녹화조림 성공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숲은 지구 전체 면적의 약 9.4%, 육지 면적의 약 30%를 차지하며, 물의 순환, 토양의 생성과 보존에 영향을 주고 많은 생물의 서식지로서 그 역할을 한다. 숲속의 나무들은 태양의 빛에너지와 이산화탄소(CO2)와 뿌리에서 흡수한 물(H2O)을 이용하여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수체를 유지하고 나무를 성장케 한다. 한편 광합성 작용에서 물이 분해되어 산소(O2)가 발생되는데, 보통 1 ha의 숲에서 년간 16 t의 CO2가 흡수되고 12 t의 산소를 방출한다. 하루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은 0.75 ㎏으로서 1 ha의 숲은 45명이 1년 간 호흡 할 수 있는 산소를 공짜로 공급해 주며, 1년에 68 t의 먼지를 걸러 낸다. 삼림의 광합성 활동을 지구의 허파운동이라고 하며, 호흡의 허파운동과는 반대로 산소를 지구에 공급하고 있다. 또한 수목들은 대기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나 질소산화물 등을 잎의 기공으로 흡수하고, 먼지 등을 잎 표면에 달라붙도록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숲은 우리에게 안빈낙도(安貧樂道)와 겸양(謙讓) 그리고 자연사랑을 가르쳐 준다. 숲은 소리를 줄이는 기능도 한다. 소리가 숲에 전달되면 나무의 줄기나 가지, 잎 등에 차단되어 소리가 줄어든다. 소리가 숲 위로 전달될 때에도 숲의 상층부가 평탄하지 않기 때문에 소리의 크기가 감소된다. 따라서 숲은 자동차의 소음이나 거리의 잡음을 흡수시켜 주는 '녹색의 커튼' 역할을 한다. 그리고 숲은 나무가 없는 지역과 비교하여 최고기온을 2~4℃ 정도 낮추어주고, 최저기온을 2~4℃ 정도 올려주어 적절한 기후 조건을 만들어 준다. 숲속 나무의 잎이나 가지가 햇빛을 막아주고 잎에서 수분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으며, 지표면의 복사열을 나무의 잎이나 가지가 차단하여 주기 때문이다.

요즈음 울창한 숲에 몸을 맡기고 공기를 가슴 깊이 호흡하는 삼림욕(森林浴)이 유행하고 있다. 삼림욕에서 접하는 신선한 공기, 깨끗한 물, 향기는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해준다. 삼림욕의 효능은 피톤치드(Phytoncide)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피톤치드란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다른 생물을 죽인다는 치드(cide)의 합성어에서 유래하며, 피톤치드는 어떤 특정한 화학 성분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수목이 만들어내는 살균 작용을 가진 모든 화합물을 총칭하는 것이다. 그 주성분이 테르펜(terpene)이라는 물질인데, 향기성 정유성분으로서 피톤치드의 역할을 하면서 식물자신을 위한 활성물질인 동시에 곤충을 유인하거나 억제하고 다른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는 등의 복합적인 작용을 한다. 테르펜은 사람의 피부를 자극하여 신체의 활성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며, 살균작용도 한다. 따라서 피톤치드 중에서도 테르펜의 다양한 약리 작용을 얻는 것이 유용한 삼림욕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의 잎에서 발산하는 테르펜 성분은 항균작용을 가진다. 추석명절에 없어서는 안되는 송편찔 때 솔잎을 사용하는 것도 향기는 물론 테르펜의 향균작용을 이용하는 조상들의 지혜이다. 옛날 우리나라에서 흔했던 폐병치료에 특효약이 없어서 깊은 산의 산사에 가서 몇 달, 몇 년을 수양하면 저절로 병이 낳아 민간치료법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다. 이를 과학적으로 보았을 때 숲의 피톤치드가 인체의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기관지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 도움을 주었고,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 작용뿐 만 아니라 정신적 피로까지도 씻어주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림욕은 오전 10~12시경, 습도가 높은 날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활엽수보다는 소나무, 잣나무 등의 침엽수가, 산 아래나 산꼭대기보다는 산중턱이 더 효과적이다. 삼림(森林) 가장자리에서 100 m 정도 들어간 곳에서 숲의 향기를 깊게 들어 마셨다가 조금씩 내보내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천천히 산책하면 효과가 훨씬 크다. 하루 4 ㎞ 정도를 걷는 것이 적당하다는 보고도 있다. 근년에는 숲속의 다양한 환경요소, 즉 맑은 공기와 음이온, 피톤치드 등을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질병을 치유하는 "산림치유"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국립 산림 '치유의 숲'이 조성되었다. 보통 2박 3일 정도의 '산림 치유'체험은, 숲 길 걷기와 기체조, 명상 등 10여 가지 이상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 제일 효과적인 것은 역시 숲 길 걷기이다. 숲 속 체험이 인체에 어떻게 이로운 것인지를 의료진과 함께 과학적으로 규명해 본 결과, 편백나무 향이 두통, 말기암, 아토피 환자, 정신박약아 및 임산부 태교에도 매우 효과가 있었으며, 인지장애가 개선되었고, 고협압환자의 협압이 완만하게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최근 여론 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60% 이상이 산림치유 효과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했고, 천천히 걸으며 여유있게 자연체험을 하고자 하는 여가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정부도 치유의 숲을 늘리는 한편, 천천히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트레킹 숲을 확대해, 숲길을 지역별, 권역별로 전국을 잇는 네트워크를 2016년까지 4,840 km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숲은 이제 편안한 휴식처의 개념을 뛰어넘어 치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베어내면 반드시 그만큼 심어야 하며, 나아가서 숲 속의 나무는 잘 보육해야 한다. 왜냐하면 숲도 사람처럼 깊은 관심으로 정성을 쏟을 때 가장 안정되고 울창한 숲으로 발전되기 때문이다.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