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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석

충북대학교 명예교수

'생물다양성 협약' 제2조에서 생물다양성이란 "육상·해상 및 그 밖의 수중생태계와 이들 생태계가 부분을 이루는 복합생태계 등 모든 분야의 생물체간의 변이성을 말하며, 이는 종내의 다양성, 종간의 다양성 및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의 생물종(species)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ecosystem)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gene)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가르킨다. 지구상의 생물 종은 1,300만~1,400만 종으로 추정되는데, 알려진 것은 약 13%에 불과하다. 국제자연 보존연맹 (IUCN)에 따르면 지구상에 있는 생물종의 분포는 한대 1~2%, 온대 13~24%, 열대 74~84%로 추정되며, 열대지역 중에서도 특히 열대우림지역의 면적이 지구 표면적의 7% 정도인데 비하여 지구 생물종의 약 50%가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생물종들이 매년 개발 및 오염에 의해 25,000~50,000 종이 사라져가고 있어서, 생물다양성은 매우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까지는 1백만 종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향후 20~30년 내에 지구 전체 생물 종의 25%가 멸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조약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추구하고 있는데, 다국적 조약으로 람사조약, 세계유산조약, 워싱턴조약, 본조약 등이 있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1992년 6월)이 국가 소유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한 후 생물자원은 식량과 에너지부족, 난치병, 환경문제 등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해결할 열쇠이자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보물로 각광받고 있다. 자원 1 kg의 가치를 추산해 보면 휘발유는 1달러, 금은 10,000 달러인데 반해, 인간성장 호르몬은 2,000만 달러, 항암제 택솔의 주성분은 1,200만 달러에 달한다.

선진국들은 생물 산업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자국의 생물자원을 조사,확보하는 한편, 다른 나라의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명자원 최대보유국인 미국은 자국 및 아시아.태평양 권역의 생명자원을 지속적·체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국가생명공학 정보센터(NCBI), 국가생명자원정보인프라(NBII), 미국유전자은행(ATCC), 국립암센터(NCI), 국립 유전자원보존센터 (NCGRP)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인류는 의식주, 특히 음식물과 의약품 및 산업용 산물들을 생물다양성의 구성요소로부터 얻어 왔고 한때는 거의 모든 의약품들이 식물과 동물로부터 비롯됐다.

미국의 경우 조제되는 약 처방의 25%가 식물로부터 추출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3,000 종류 이상의 항생제가 미생물에서 얻어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는 생물다양성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은데 이는 소위 한약으로 알려진 동양 전통의약품으로 무려 5,000 종이 넘는 동식물을 사용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특히 농업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육종가나 농업 종사자들은 오래 전부터 생산력을 늘리기 위해 유전적으로 뚜렷한 몇몇 품종들을 교배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늘리는데 이용하고 있으며, 변화하는 환경조건에 적절히 반응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이용하여 왔다. 생물다양성은 환경오염물질을 흡수하거나 분해하여 대기와 물을 정화시키고, 토양의 비옥도와 적절한 기후조건을 유지하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생물다양성은 건강한 생태계, 쾌적한 환경을 가늠하는 잣대다. 최근 개발과 포획으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인류의 문화와 복지, 더 나아가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캐리 파울러(Cary Fowler, '최후의 날 종자 저장소' 설립을 주도) 세계작물다양성재단 (Global Crop Diversity Trust) 대표이사는 "우리가 먹는 밀의 경우 각기 다른 종류의 종자가 20만 개에 이르며, 쌀도 30~40만개로 식물유전자가 다양했지만 지금은 농업의 기업화, 글로벌화로 점점 다양성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건강한 식량의 증산에도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50년경 세계 인구는 지금보다 50%가 늘어나 무려 9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UN보고서를 인용하면서 파울러 대표는 "세계 인구가 굶지 않고 먹고 살기 위해서는 곡물 유전자의 다양성을 지키는 일이 필수"라며 "이러한 심각성을 전파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을 재단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석좌교수는 최근 일고 있는 세계적인 식량대란과 관련 농업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21세기에 가장 부족한 3가지는 음식(food), 에너지(energy), 물(water)로 세 가지 이니셜을 영어로 따면 FEW가 된다"며 "이는 거의 없어 바닥이 난다는 뜻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현재 유가급등으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으며, 그래도 에너지문제는 해결할 돌파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물과 식량은 대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외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던 "조류독감도 생물 다양성의 파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하였다. 생물다양성의 보호야 말로 인간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며, 생물다양성의 파괴는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의 지적처럼 생태계의 모든 생물은 친척이며 인과관계 속에서 공생하고 상생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그러한 조화를·깰 때 인류는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다.미물에 불과한 지렁이나, 혐오스러운 바퀴벌레까지도 아름다운 생물다양성의 하나라는 철학이 절실히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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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