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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시대…그들은 우리의 이웃

이주여성들 고민 들어보니…'사회활동 참여·자녀교육'

  • 웹출고시간2010.10.17 21:53: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다문화 지원센터를 찾은 요시노(30·왼쪽)씨와 내리(40)씨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어렵고 불편한 점을 말하고 있다.

#1. 한국에 시집 온지 2년됐다는 요시노(30.일본)씨의 가장 고민은 생활과 요리다. 음식을 만들지 몰라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하는 그는 "병원가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며 "남편이 없이는 병원을 갈 생각조차 못했다"고 한국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2. 내리(40.필리핀)씨는 지난 99년 현재 한국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으나 아직까지 겨울이 적응이 잘 안된다고 한다. "3년정도는 겨울철에 밖에 나가지를 못했다"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이 돼 3살난 딸과 함께 한국어 배우는 재미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3. 지난 200년 한국으로 시집을 온 타난다(42.태국)씨는 이름도 한국이름인 정승희로 개명했다. 처음에는 한국의 사회가 이민자에 대해 좋게 받아들이지 않아 외출을 삼갔다. 또 따뜻한 지방에서 생활하다 한국에 와서 겨울을 맞을 때는 정말 '살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충북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다문화 교육과정에 이주여성들이 참여해 한글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은 내수초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교육과정 장면.

이들 세명의 결혼이민자들의 현재 가장 고민은 자녀교육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녀교육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어머니인 자신들이 한국어를 잘 못해 요즘은 충북교육청에서 운영하는 '다문화가족센터'에서 매일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한글 공부를 한다.

또 하나의 고민은 자신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면서 사회에 기여하고 싶으나 아직까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고국에서 모두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한국의 학생들을 위한 외국어를 가르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은 일반화 돼 비율이 10%를 넘어설 정도다.

다문화 가정의 이주여성들이 초등학교에서 자신들의 모국어를 사진과 함께 가르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우리 사회의 하나의 가족형태로 자리잡고 있고 이들을 포용하려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결혼 이민자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혼이주자들이 증가 추세에 있음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가 다민족 사회로 진입하는 것도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이주여성들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들을 상대로 한 다양성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어린이 중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충북도 현재 다문화 가정의 자녀수는 1천여명이 넘어서고 있고 북한 이탈 학생도 3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는 앞으로 교육현장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고 있다.



충북의 다문화 학생에 대한 교육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도내의 다문화 가정을 위한 이주여성과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대부분 이주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 학생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찾아가는 교육과 방학중 기초학력 증진, 예비교사 멘토링, 재혼이나 동반, 중간 입국자녀 교육지원, 학생을 위한 거점학교 운영 등을 실시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부모들을 위해서는 지원센터 운영과 학부모 상담, 다국어 소식지발간, 다국어 홈페이지운영, 자료집제작, 진학과 취업 설명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비지원과 동영상개발, 문화체험, 결혼이민자를 활용한 원어민교사제 실시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위한 교육은 참여율이 낮아 아직까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 실시하거나 지자체 등에서 실시하는 결혼이민자를 위한 프로그램에는 극빈충의 이민자는 참여조차 하지 못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데다 이 같은 제도가 있는 줄도 모르는 이민자들도 있다.

또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도 일반학생들과의 융화합 등이 어려워 일부 이민자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사례도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충북도가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이들을 위한 교육적인 지원도 부족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충북교육계도 이같은 다문화 사회에 발맞춰 교육을 늘리고 있지만 다문화가정의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부족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위주의 역사, 정치, 문화 교육은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는데 비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교육은 소홀한 것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농촌의 초등학교에는 결손가정 및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어 학생 전체의 기초학력을 끌어내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매년 다문화 가정은 20~30% 증가하고 있으나 교과부의 예산은 지난해 65억원에서 올해는 62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다문화 가정학생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방과후 프로그램의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이주여성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보면 한글 교육, 한국문화 교육, 요리 등 '한국 동화 교육'에만 치우치고 있어 이들이 현실적·장기적으로 원하고 있는 '취업' 부분에도 실질적인 지원은 없다.

이주여성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분야는 취업과 직장, 자녀양육과 교육문제다.

이주여성들의 80~90%가 취업을 원하지만 식당과 공장 이외에 이들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 이주여성 상당수가 사회 전면에 나서지 못한 채 집안에만 머물러 있다. 이들이 가진 능력을 한국사회가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다양한 직업군으로 진출하는 통로가 필요하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들을 학교의 원어민 강사로 채용해 학생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치고 있으나 이는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주여성 내리(40)씨는 "지금은 한글을 배우고 있지만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다"며 "경제적인 도움과 함께 태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배운 실력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여성으로서 적당한 일을 통해 자기계발 등을 통해 한국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으나 지금은 전혀 이 같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며 "한국이 지금은 모국이나 마찬가지로 사회생활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제결혼이 일부에서는 가정파탄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데다 반인권의식이 팽배하다.

국제결혼업체들의 말에 따르면 업체에서 문제가 있는 여성을 소개해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위자료를 지불하라는 협박전화도 있고 자신이 힘들게 모은 거금을 들여 외국까지 건너가서 여성을 데려왔는데 말을 듣지 않는다는 등 터무니없는 이유로 헤어지고 위자료를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가정폭력 등으로 얼룩지는 국제결혼의 주요 실패 원인에 대해 한국인들의 그릇된 시선을 들고 있다.

한국보다 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여성들을 상품처럼 고른 후 돈으로 '사 왔기' 때문에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국제결혼정보업체는 한국인 예비 신랑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하면서 반인권적인 지침을 알려주기도 한다.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망가지 못하도록 부인의 여권을 꼭 가지고 있어라', '같은 국가 출신들끼리는 만나지 못하게 하라' 같은 이주여성을 목을 죄는 발언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국제결혼을 하는 우리나라의 한국 남성도 다른 문화권의 여성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다문화가정 교육이 지금까지는 이주 여성들이 얼마나 빨리 우리 문화에 동화될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에 한국 남성이나 주변인들의 교육에는 소홀하다는 비판에서 비롯됐다.

이주여성에게도 교육이 중요하지만 함께 살아갈 한국 남성들도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나 인권 의식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

또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은 미흡하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해 오는 여성들은 언어·문화적 차이와 사회적 편견, 폭력 등 가슴앓이를 하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주여성다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이주여성들의 상담내용 중 결혼한 지 1년도 안 돼 한국인 남편이 터무니없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주여성들이 성공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세심한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이주여성 정책은 존엄성을 살리기보다는 한국사회의 적응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체류나 국적취득 문제를 하나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현재 결혼 후 2년인 이주여성의 국적 취득기간을 단축해 보다 쉽게 취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결혼과 동시에 영주권을 줘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이주여성단체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또 취업, 결혼, 비자, 복지까지 원스톱 처리를 총괄하는 '외국인 전담기관'을 두는 것도 필요하다.

/김병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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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