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운(자유기고가)의 24절기 이야기’ - 한로(寒露)

2008.10.06 16:48:07

오늘(10/8)은 24절기 중의 하나인 한로가 드는 날이다.

추분과 상강 사이에 오며 음력 9월을 관장하는 절기이다.

찰. 한(寒)자에, 이슬. 로(露)자로 된 절기이니 찬이슬이 내린다는, 다소 추운 때가 온다는 암시로 받아드리면 될 것이다.

가을의 마지막 달로 이때가 되면 이슬이 찬 공기를 만나 서리로 변하기 시작하기도 하니 다음 절기가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이며 상강에게로 절기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한로와 상강은 가을의 마지막 달을 관장한다.

봄에 논밭 갈아 씨 뿌리고 여름에 피땀 흘려 가꾼 농작물을 이때에 거둬들인다. 수확의 계절이고 결산의 시기이며 보람을 맛보는 때이다.

정성과 믿음으로 열심히 일한 사람은 알찬 수확을 얻을 것이고 건성으로 마지못해 일한 사람은 알곡보다 쭉정이가 더 많을 것이다. 인과응보인 것이다.


인과응보란 원인은 결과로 반드시 갚는다는 뜻이다. 착한 마음으로 일했다면 그 일의 결과는 반드시 좋을 것이며 악한 마음으로 한 일은 반드시 그 결과가 나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성으로 피땀 흘려 열심히 일한 열매는 튼실하고 달 것이며 건성으로 마지못해 일한 열매는 쓰디쓴 쭉정이로 돌아올 것이다.


가을은 배부르고 신나고 풍성하고 아름다운 계절이다.

모든 곡식과 과일을 거둬들이니 신나고 풍성하고 배부르며 단풍이 그 색깔을 더해가고 물이 더욱 맑아지니 온 산하가 아름답다. 떠나고 다시 찾아오는 제비와 기러기 떼 철새들의 자리바꿈도 정겹고 풍년가를 부르는 농부들의 신명도 가을을 한층
더 풍성하게 한다.

애절한 귀뚜라미 노래 벗하여 국화주 한 잔에 취하면 옛 님 생각이 보름달처럼 펴오르는 계절이기도 하다.


‘한로’를 인생살이에 비유하면 60대 후반에 해당할 것이다. 인생의 결산기 인 셈이다.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만들어 보자. 그리고 조용히 경건한 마음으로 분석해보자.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나뿐이 아니라 우리 모두들의 아쉬움이다. 이를 상계하여 보람으로 만드는 길은 참회하고 버리는 마음이다.


한로를 맞아 ‘찬이슬’로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고 탐욕과 나태의 껍질들은 낙엽과 함께 다 불 질러 태워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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