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운(자유기고가)의 24절기 이야기’ - 대서(大暑)

2008.07.22 08:37:13

오늘(7/22일)은 24절기상으로 ‘대서’ 날이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큰 더위‘의 계절이다. 음력으로는 6월20일이고 소서와 입추 사이에 들어있는 절기이다. 일 년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번 째 절기이고, 태양의 황경도 120도가 될 때이다.

절후로는 장마가 지났다하나 아직도 습기가 많으며 무더위가 최고로 극성을 부리는 때이므로 더위에 관한 극한 단어들은 모두 이때에 등장한다.

‘불볕더위’ ‘용광로’ 찜통더위‘ ’잠 못 드는 열대야‘ 등등... ‘대서에 염소 뿔 녹는다’ 는 속담에서도 대서 더위를 짐작케 한다.

세상에 짝 없는 것이 없듯이 절기도 모두 서로 짝이 있다.

입춘의 짝은 입추이고, 입하의 짝은 입동이다. 춘분의 짝은 추분이고 하지의 짝은 동지이다. 따라서 소서의 짝은 소한, 대서의 짝은 대한, 이래서 각 짝들은 원을 그려 배치해보면 모두가 나란히 서로 상대와 마주보게 된다. 대서인 오늘이 대한으로부터 꼭 6개월이 되는 날의 이유이다.

소서와 대서 사이에는 ‘삼복’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더위가 도사리고 있다. 장마와 무더위로 곡식은 잘 크나 습기가 많고 공기 소통이 느려 곡식이나 가축 사람을 막론하고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미리 예방에 힘써야할 일이다.

유월의 명절이 ‘유두‘인데, 유두라는 말은 동유수(東流水) 두목욕(頭沐浴)에서 ’유‘자와 ’두‘자를 따서 만든 말일 것이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는 의미이다.

동양학에서는 금생수(金生水)라 하여 서쪽(金방향)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가장 깨끗하고 시원한 물로 여겼으므로 이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하여 건강에 조심하라는 메시지가 이달의 명절 이름에 담겨져 있음을 알아차려 건강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대서라는 절기를 인생길에 비유해보면 40대 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절기가 무덥고 습하지만 곡식이나 가축이 잘 크고 열매의 속이 익어가듯이 사람도 이때는 일이 많고 고달픈 대신 땀 흘린 보람을 얻을 수 있어 짜증도 슬픔도 잊고 삶 속에 파묻히고 만다. 그러나 계절도 인생도 이때가 참으로 중요한 때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곡식의 알이 얼마나 알차고 열매가 얼마나 맛 좋고 영양 많게 익느냐는 이때에 달려있다. 추수할 때는 아직 멀었지만 그때 웃고 울 일은 바로 지금 그 열매 속에 영글어가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성공한 인생을 거둘 수 있을 것임을, 이 ‘대서’날을 기해 단단히 새겨두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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