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4/8)은 삼월삼짇날이다. 새싹과 봄나물이 돋아나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어나며 나비가 꽃을 찾고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와 집짓기에 한창인 때이다.
‘삼월삼짇날’ 이란 음력 3월 3일을 말하는데 옛사람들은 ‘삼질날’이라고도 불렀다. 원래는 삼월의 첫 사일(일진으로 뱀의 날) 날이어서 상사일(上巳日)또는 원사일(元巳日)이라 불렀으며 3자가 거듭 드는 날이라 하여 중삼일(重三日) 이라고도 불렀다 한다. 동면에 들었던 뱀이 땅위로 나온다는 의미인데 이는 1~2월에 생각하고 계획했던 일을 3월에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그리고 시작은 뱀처럼 조용히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자동차를 운전할 때 바쁘고 힘 좋다고 3~4단을 넣고 출발해서는 안 되는 것과 같다.
삼짇날은 봄을 맞아들여 봄과 함께하는 명절이다. 봄나물과 이제 막 피기 시작한 두릅으로 밥상의 향기를 돋우고 쑥떡과 진달래화전으로 천지기운과 하나로 한 몸이 되어 즐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3자에 대한 의미는 대단했다. 피타고라스학파의 수비학(數秘學)에서는“1과 2는 본질적 요소이며 위치적 수이기 때문에 3이 진짜 첫 번째 수가 된다”고 역설했고 동양학에서는 천지인(天地人) 3재(三才)라 하여 우주 삼라만상의 모양과 현상을 “삼대”와 “삼요소”로 이 3자에 담았다. 하늘과 땅과 사람, 시간과 공간과 인간, 과거와 현재와 미래, 시작과 중간과 끝, 음 양 중, 대 중 소 등등이 다 이 3자 안에 포용될 뿐이다. 이 3자가 음양을 만나고 짝을 만나면, 최초이자 완벽한 ‘완전수’가 된다. 완전수란 자신을 제외한 약수의 합이 자신과 같은 수를 말한다. 최초의 완전수 6을 예로 든다면 자신인 6을 제외한 약수는 1,2,3,인데 이 약수의 합이 자신의 수인 6이 되는 수를 말한다. 특히 6은 이 약수들을 다 곱해도 6이 되므로 가장 완벽한 완전수 중의 완전수라고 하는 것이다. 3이 3을 만나면 6이 된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조상들은 모든 일에 3대, 3요소, 3세판을 적용했다. 서양종교인 기독교의 “창세기”에서도 천지창조는 6일 만에 완성된다.
음과 양을 대표하는 밤과 낮으로 하루는 이루어진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어둡고 밝은 밤낮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인 아침과 저녁이 끼어있다. 이 셋을 ‘음,양,중’이라 말하고,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낮 중에서도 점점 더 밝아지고 점점 더 따뜻해져가는 오전이 있고, 차차 어두움으로 가고 점점 온도가 내려가는 오후로 나눌 수가 있다. 어두운 밤도 마찬가지다. 차차 더 어두워지고 추워져가는 밤이 있는가하면 차츰 밝아지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는 새벽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나누면 하루가 완전수인 여섯 토막으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아침, 오전, 오후, 저녁, 밤, 새벽이 바로 여섯 가지기운인 6기(六氣)인 것이다. 모든 물체와 현상과 생명을 여섯 토막으로 나눌 수 있으면 가장 완전한 분석이 될 수 있고 어떤 문제의 운용이나 해결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몸의 육근이나 육감, 육장육부, 물의 육각수, 육합, 육기, 육하원칙 등이 모두 이 6 속으로 귀결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명암과 한서를 예측하여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여 살자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잘살기 위하여 배우고 생각하고 일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만사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만다. 절기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장마철에 수박씨를 심고 늦가을에 못자리를 하는 것은 지극히 무모한 짓이다. 일어나야할 때 일어나고 자야할 때 자며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것이 절기에 맞추고 천지인사에 부합하는 최고로 잘사는 길이 된다는 것을, 삼삼한 삼짇날의 의미로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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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력 4월 8일은 음력 3월 삼짇날이라 강남제비가 돌아오는 날이고
음력 4월 8일은 부처님이 오신 날이다.
작년 4월 8일은 부활절 이였고
올해 4월 8일은 한민족 최초로
단군의 자손 암제비가 우주로 날아가는 날이다.
수컷을 제친 암나비 한 마리의 외로운 날갯짓이
위대한 우주개벽의 토네이도가 되지는 않을까!
박씨를 물고 올
우리 딸 제비의 늠름한 몸짓에
나는 숨죽여 전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