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좋은 집 - 11. 제천 신월동 '대보명가' [충북일보] 한적한 도로 한편에 건강함을 내뿜는 초록색 건물이 눈에 띈다. '크게 보하고 밝힌다'는 뜻의 대보명가다. 지금은 이름으로도 유명하지만 '남자밥' '여자밥'으로 먼저 유명해졌다. 남자 밥에는 기를 보하는 약초를 넣고, 여자 밥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초를 주로 넣었다. 색이 다소 진하고 향이 깊은 것이 여자 밥이다. 호기심에 바꿔 먹어보는 손님들도 많지만 괜찮다. 약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로 10년이 된 대보명가는 5남매 중 막내인 권희상 대표가 큰 누나와 의기투합해 시작한 약초음식 전문점이다. 처음 이들이 주 고객층으로 설정한 건 '수도권 50-60대 여성'이다. 나온 음식을 보고 그들의 정성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정성 담긴 찬들이 많기 때문이다. 건강한 음식에 취미가 없는 남성들보다는 여성들의 취향을, 그것도 음식에 대해 잘 아는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자극적인 경향이 있는 제천의 입맛보다는 덜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수도권의 입맛에 집중했다. 단지 음식에 담긴 정성을 알아주길 바랐던 마음은 더 큰 수확으로 돌아왔다. 각 가정의 메뉴 선택권이 주로 아내들에게 있었던 거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남편들을 앞에 두고 "몸에 좋은 거니까 그냥 먹어요"라며 맛있게 접시를 비우는 아내들이 늘었다. 권 대표는 전직 프로그래머다. 일을 그만두고 고민한 건 정직하게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거였다. 어려서부터 보고자란 약초다. 어머니의 짐꾼으로 따라나섰다가도 손에 쥐어준 몇몇 약초들을 기똥차게 찾아 한아름 따내던 아이였다. 그런 약초를 활용한 음식들을 연구했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누나의 도움으로 금세 일취월장했다. 수육과 함께 내는 버섯약초 요리 제천약초쟁반은 전국한방요리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하면서 전공과 전혀 다른 분야에 긴장했지만 계량을 이용한 조리법에는 오히려 강했다. 숫자를 가지고 놀던 그다. 요리를 할 때도 미세한 오차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비율만 알면 배합은 얼마의 양이 됐든 문제없었다. 약초를 저장하는 것도 과학이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약초마다 적합한 저장방법들을 찾았다. 제철에 많은 양을 수확해 그만의 보물창고에 1년 치를 저장한다. 약초가 나는 계절이 아니어도 사계절 변함없는 밥상이 나온다. 어려서부터 언제나 분주히 움직이시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탓에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팔순이 넘은 부모님은 아직도 눈만 뜨면 밭에 계신다. 권 대표도 마찬가지다. 가게 인근으로도 드넓은 밭에 각종 식자재가 자라고 있다. 여건에 맞는 장소에서 자라야하는 약초들은 곳곳에 퍼져 대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가게에서 사용하는 참기름 들기름조차 직접 키운 참깨와 들깨로 대부분을 조달한다.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 약초를 심어 기르고, 수확하고, 세척하고, 다듬는 일까지 기계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온전히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조만간 분산돼있는 약초밭을 체계화해 심고 수확하는 일이라도 기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주기적으로 혼자 찾아온 손님이 한 그릇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몇 가지 찬을 물린 비구니 손님들의 발우공양이 감격스러웠다. 얼결에 들어온 젊은 남녀가 고기반찬만 먹고 돌아가는 것은 속상했다. 자신이 음식에 쏟은 정성을 손님들이 알아주면 행복한 거다. 땅에서부터 쏟은 그의 정성이 대보명가를 찾는 손님들의 건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충북일보] 충북도가 청주시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종합감사에서 도청 감사관실 일부 직원들이 시 소속 직원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청원구청에 감사장을 차려놓고 시 산하 전 부서를 상대로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대체로 제보자들은 "행정적 미비사항이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히 용인할 수 있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 대답을 요구해놓고 막상 대답을 하니 말투와 태도 등에 대해 선생님에게 혼나는 학생 취급을 받았다"며 "게다가 행정적 미비사항도 아닌 부분에 대해서까지 억지로 지적사항에 끼워 넣으려는 태도에 기가 찼다"고 토로했다. 해당 제보자들이 당했다는 언어적 갑질폭력을 구체적으로 기사에 서술할 경우 제보자가 특정될 수 있어 밝힐 순 없지만, 이들은 대체로 "인격적인 모욕감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직원은 제보를 하면서 "안그래도 업무에 회의를 느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참기가 힘들고 사표를 내고 싶다"고까지 말하고 울먹였다. 또 다른 제보자는 감사에 임하는 직원들의 업무이해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제보자는 "감사를 보는 직원이 업무를 너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철도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상반기 내 예타가 마무리돼야 오는 2029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도의 구상에 차질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도에 따르면 오송 철도클러스터 국가산단의 공동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충북개발공사는 오는 9월 기획재정부에 공기업 예타를 신청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사업 중 총사업비가 1천억원 이상이면 공기업·준정부기관 사업 예타를 받아야 한다. 오송 국가산단 조성에는 5천5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는 이때 예타가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쏟고 있다. 공기업 관련 예타 신청은 1월과 5월, 9월 등 연 3회로 제한돼 예타 대상에 포함되지 못하면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신속 예타'로 신청할 계획인데 대상에 반드시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타 기간이 기존보다 3개월 정도 단축돼 6개월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그런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된다. 도는 예타 통과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려면 경제성이 중요한 만큼 기업의
[충북일보] 괴산군은 이달 18∼19일 양일간 청천푸른내시장에서 '2024동행축제, 살맛나는 행복쇼핑' 연계행사를 연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전통시장, 중소기업, 소상공인, 대형유통사 등이 다 함께 참여하는 국민소비 축제다. 청천푸른내시장은 무료 체험존(ZONE)과 무료 나눔존(ZONE)을 진행한다. 무료 체험 존에서는 손수건캘리, 디퓨져만들기, 종이방향제, 머리핀만들기, 가죽열쇠고리, 모기퇴치제, 아로마테라피, 샌드위치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을 즐겨볼 수 있다. 무료 나눔 존에서는 괴산의 특산품 자연산 버섯을 재료로 한 버섯 지짐이와 팝콘, 추억의 사진만들기, 룰렛이벤트를 진행한다. 청천푸른내시장 아케이드 내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토·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 괴산 / 주진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