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샵 - 49. 청주 석교동 '단뽀뽀' 김명희 대표 [충북일보] “스물두 살에 청주를 떠나 서울로 시집갔어요.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았죠. 그러다 뜬금없이 친언니가 희한한 음식이 있다며 먹으러 가자더군요. 오코노미야끼였어요. 재일교포 아주머니가 만들어주는 그 맛에 홀딱 빠져버렸죠. 제가 원래 희한한 음식을 좋아하거든요. 당시 오코노미야끼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으니까요. 세상에 무슨 이런 음식이 있나 싶어 친정에 갈 때마다 그곳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곳이 바로 이 식당이에요. 가게를 내놓는다는 말을 듣곤 냉큼 인수를 하게 된 거죠. 오코노미야끼로 인해 제2의 인생이 펼쳐졌어요. 소심하고 내성적인 날 세상으로 인도한. 그때가 아마 12년 전 그쯤일 거예요.”“애들이 별로 오지 않는 날은 분명 급식이 맛있는 날이에요, 혹은 방학이거나.(웃음) 학교 앞이다 보니 매상이 들쑥날쑥 거릴 수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여학생들의 넘치는 에너지에 늘 힐링을 받는 거 같아 고마운 마음이에요. 음식 먹는 반응도 너무 재미있고요. 단순히 ‘맛있다’가 아니라 ‘고소하다’ ‘끝내준다’ ‘행복하다’며 재잘재잘 맛을 표현하거든요.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덩달아 행복해지는 기분이 들죠. 지금은 일신여고 학생들보다 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성인 손님이 더 많아졌지만요.” “손님이 많아 가게 밖까지 줄이 이어지는 날이면 조바심이 나요. 마음은 10년 전과 똑같은데 몸이 힘들어지는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땐 내가 나이를 먹긴 먹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되죠. 그래도 이상하게 우리 집을 찾는 손님들은 다들 착해요. 제가 좀 느릿해졌어도 느긋하게 기다려주고. 너무 바빠 보이면 테이블도 치워주고. 서빙도 도와주고.”“아들 여자친구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어요. 너무 괘씸하더라고요. 심각하게 이곳에 오는 여자아이들에게 자문을 구해봤죠. 그녀들에게서 돌아온 답변은 군대 간 남자친구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충격이었죠. 하지만 솔직히 저도 못 기다렸을 거 같아요. 젊을 때 많이 만나봐야죠. 일찍 결혼한 게 어찌나 후회되던지. (웃음) 가끔은 단골들 앞에서 시치미를 떼야 할 때가 있어요. 단골들의 애인이 바뀌는 경우죠. 그런데 아이들이 참지 못하고 먼저 고백을 해줘요. 여자아이들은 새로운 남자친구를 먼저 자랑하는 일이 많거든요. 그 순간 머쓱해진 그녀들의 남자친구 표정이 참 재밌어요. 물론, 손님 중엔 10년 전부터 함께 오던 커플이 결혼한 경우도 있답니다.”“가끔 남편이 일을 도와줄 때 여학생들의 수다를 힘들어할 때가 있어요. 저는 여자라서 그런지 시끄럽다고 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웃음) 남편이 참기 힘들다고 해 처음 알게 된 거죠. 저는 그냥 제 여고 시절도 생각나고 좋아요. 아기자기하게 사탕 한 알이라도 나누려고 하는 여학생들 때문에 가끔 울컥할 때도 있어요. 아들 둘만 키우다 보니 딸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요즘 애들 버릇없다는 말이 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순수해진 것 같아요. 가게를 처음 시작했을 땐 거친 여학생들이 의외로 많아 무서웠던 적도 많았거든요. 제가 나이를 먹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요? 변하지 않는 점도 있어요. 용돈 받는 학생들 입장이다 보니 계산할 때 각자 똑같이 나눠 내죠. 그래서 단체 손님이 많은 날엔 가게에 잔돈이 넘쳐나요.”“한 여학생이 보아 사인을 똑같이 할 수 있다며 자랑을 하더라고요. 벽에 한 번 해보겠노라고 제게 허락을 구했죠. 그게 이 가게의 첫 낙서였어요. 이후론 다른 손님들이 자신의 이름을 쓰고, 제게 메시지도 남기고, 친구들 얘기도 쓰면서 새까만 벽으로 변하게 됐죠. 가끔 욕도 적어놓는 바람에 수정액으로 지우는 것도 일이 됐긴 했지만요. 예전에 잠시 문을 닫는다는 메모를 문 앞에 붙여 놓은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 종이에 나쁜 말을 써놓더라고요. 악플에 시달리는 연예인 심정을 조금이나마 느꼈죠. 그 뒤론 메모를 문 안쪽에 붙여요. 악플 못달게.”“자식 일이 내 맘 같지 않을 때 슬프죠.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슬퍼지는 것 같아요. 그 때 말고는 크게 슬퍼한 적은 없어요. 요리할 땐 힘든지도 모르겠고, 손님들이 맛있게 드시고 가시면 항상 행복하거든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자는 게 제 생활신조예요.”/김지훈·김희란기자 2015.10.14|지도 크게 보기 NAVER Corp.
[충북일보] 충북도 자치연수원을 청주에서 제천으로 이전하는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현 청사의 활용 방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전을 결정한지 벌써 3년이 넘었지만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도민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이고 있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신축 자치연수원은 제천시 신백동 10만763㎡ 부지에 연면적 8천215㎡, 4층 규모로 지어진다. 건축비는 도가, 대지비는 제천시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총 615억원이 투입된다. 도는 오는 2025년 12월까지 건축 공사와 이전을 완료한 뒤 2026년 새 청사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자치연수원은 연수생 1천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당을 비롯해 교육 공간, 사무동, 잔디 대운동장, 직원 숙소동 등으로 꾸며진다. 다른 교육기관과 달리 연수생 숙소는 건립하지 않는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연수생들이 민간 숙박업소를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연수원 이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에 제천시는 낡고 오래된 숙박시설의 리모델링과 워케이션(원격근무) 센터 구축 등 관련 시설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연간 교육생 1만여명이 방문하고 지역 농특산품 이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충북도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주요 핵심 현안의 운명이 다음 달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특화단지의 오송 유치와 K-바이오 스퀘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여부가 결정된다. 청주국제공항 기반시설 확충 사업의 추진이 정해지는 연구용역 결과도 나온다. 민선8기 후반기 도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도는 최대 성과를 거두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도에 따르면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는 전국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를 마감한 결과 충북을 비롯해 11개 지자체가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 상반기 중 지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도는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일찌감치 공모 대응 추진단(TF)을 구성해 운영 중인 도는 국내외 기관·기업 등과 업무협약을 하며 특화단지 조성과 운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유치 후보지인 청주 오송이 지난해 7월 바이오의약품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올해 4월 첨단재생바이오 글로벌혁신특구로 잇따라 지정된 것도 긍정적이다. 도는 이런 성과에 바이오 특화단지까지 지정되면 첨단바이오 전·후방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점을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