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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색 맞추기' 郡지역 산부인과 개설

보건복지부·지자체 지원… 분만은 불가
출혈 등 응급상황 땐 목숨 건 질주해야
고위험 '자궁색전술' 수술 병원 1곳 뿐

  • 웹출고시간2016.06.14 19:38:05
  • 최종수정2016.06.14 20:11:07
[충북일보] 이번에도 '무늬뿐인 산부인과'다. 분만도 할 수 없고, 고위험 출산 관련 수술도 할 수 없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의료진이 아닌, '명줄'에 맡겨야 한다.

다소 격한 표현이긴 하나 충북에서 고위험 산모의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만큼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단 얘기다.

오는 8월 괴산성모병원에 문을 여는 산부인과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산부인과가 없던 괴산지역에 보건복지부 지원을 받아 처음으로 진료과목이 생긴 건데, 그마저도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 수준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

고질적 문제인 '분만 여부'는 이번에도 해결되지 않았다. 괴산주민들은 앞으로도 진료만 이곳에서 받고 출산은 청주나 증평에서 해야 한다. 출산 과정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한다면 모든 책임은 산모 본인에게 있다. 적어도 분만 의료체계가 없는 괴산, 단양, 보은, 옥천주민들은 임신 때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고 분만 가능지역이 100% 안전한 것도 아니다. 출산은 가능하나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을 대처할 의료체계가 턱없이 부족하다.

단적인 예가 '분만관련 출혈'이다. 분만 후 산모의 출혈이 멎지 않는 응급상황으로서 '자궁색전술' 또는 '자궁적출술'을 받아야만 생명을 보전할 수 있는 중증질환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이 질환은 산모의 4% 정도에서 발병되며, 전체 산모 사망원인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가 조기진통과 임신중독증과 더불어 임신관련 3대 중증질환으로 분류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은 도내 산부인과 64곳 중 충북대학교병원, 달랑 1곳뿐이다. 이 병원에는 관련 질환을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딱 2명 있는데, 해당 의료진이 부재중일 때는 대전의 충남대학교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시간과의 싸움을 요하는 응급상황에서 꺼져가는 생명줄을 잡고 시·도간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거다. 이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에 이르거나 자궁 자체를 들어내야 한다.

얼마 전 분만 후 출혈로 자궁색전술을 받은 박모(36·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씨는 "내가 만약 군 단위에서 아이를 낳았다면 생명을 보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며 "'해외 환자 유치'를 논하는 현 시점에서 아이를 낳다가 죽는 일이 말이 되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최소한 내가 충북에 거주하는 한 둘째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 임장규·박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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