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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작성하라" 변별력 잃은 학생부

청주 모 고교, 학생에게 셀프 작성 요구 논란
부풀리기·조작 등 학종 신뢰도 하락 우려
도교육청 "정확한 사실 파악 못해" 뒷짐만

  • 웹출고시간2019.06.11 21:22:26
  • 최종수정2019.06.11 21:22:26
[충북일보] 청주의 한 특수목적고등학교에서 '소통기록지' 명목으로 학생에게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작성하도록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서술형 항목에 기재될 내용을 학생에게 작성해 제출하도록 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작성해 제출하도록 한 소통기록지는 진로활동과 독서활동 상황, 동아리 활동 내용 등 실제 생활기록부에 반영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다.

특히 일부 과목 관련 서식에는 수업 발표 날짜와 내용, 특징, 참여, 태도, 효과까지 세부 항목을 명시했다.

동기와 과정, 결과, 의의 등을 '사실에 입각해 개조식으로 정리할 것'이라는 요청사항도 적혀 있다.

이 학교 학생의 학부모 A씨는 "학교에서 돌아 온 아이가 소통기록지를 대신 적어달라고 해서 놀랐다"며 "결국 사설 업체에 문의한 뒤 소통기록지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 대학 입시와 직결된 민감한 생활기록부 내용을 학생에게 작성하라고 한 것 자체가 큰 문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 학교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학생이 교내 활동을 하면서 맡게 되는 역할이나 개인적인 느낀 점 등은 교사가 전부 다 알 수 없다"며 "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통기록지는 하나의 팁으로 이미 공공연하게 오픈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통기록지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며 "교사들에게도 생활기록부 작성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대학 입시 전형 중 하나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생활기록부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며 "학생부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학생부 부풀리기와 허위 작성, 전산 조작, 대학들의 평가 불투명성 등과 맞물려 학종의 공정성까지 흔들리고 시점에서 학생들에게 생활기록부 내용을 작성하도록 하는 것은 학종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킬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뒷짐만 지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지난 3월 청주의 한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생활기록부 내용을 적으라고 한 사실조차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와 관련 해당 내용을 들은 적은 있으나 정확히 파악한 바는 없다"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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