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농사와 기부가 만났다 - '바르게살기운동' 내덕1동 위원회

  • 웹출고시간2014.07.24 18:14:26
  • 최종수정2014.07.24 20:55:13

사랑으로 키우고, 따뜻한 마음으로 속을 채웠다. 별다른 용도 없이 방치되던 동사무소 옥상에 푸른 농장이 생겼다. 옥상 밭에서 하늘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라난 채소를 수확하여 도심의 이웃사람들이 일손을 모아 하루 종일 신선한 여름 김치를 담근다. 한여름 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줄 싱싱한 열무김치, 배추김치의 빛깔이 맛깔스럽다. 그렇게 완성된 김치는 내덕1동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달된다.

도심에서 흔한 것이 빈 옥상이다. 빈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도시의 농업과 아름다운 기부가 만나 메마른 도시 생활에 온기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내덕1동 위원회는 이렇듯 땀 흘려 가꾼 친환경농산물로 김치를 담가 소외된 이웃과 나누는, '농사를 통한 이웃사랑 공동체' 운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옥상에서 수확한 배추로 김치를 담그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배달하는 일이 올해로 벌써 두 번째다. 내덕1동 김천식 동장은 "벌써 2년째 성공리에 마무리하고 있다. 이웃과 같이 농사를 일구고 어려운 이와 함께 나누며 더욱 풍성한 물적, 정신적 수확을 얻었다"며 "농사를 통해 자연과 건강도 지키고 그 수확물을 지역 소외계층들에게 기부하면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기부를 통해 사람의 정(情)이 흐르는 아름다운 내덕1동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해 내고 있다"라고 말한다.


2년 전, 옥상의 밭을 일구는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직접 사다 처음으로 씨앗을 뿌렸다. 농사 경험은 없지만, 회원들이 뜻을 모으니 방법을 쉽게 터득했다. 그렇게 해서 얻은 수확물은 주로 경로당, 충북아동보호센터, 저소득층, 홀로 계신 노인들에게 골고루 나눴다.

이곳에서는 보통 연4회 파종하고 4번 수확한다. 회원들에게는 작물의 성장과정을 공유하며, 키우는 정을 나누는 과정도 행복한 체험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한다는 따뜻한 마음이 각자의 삶에 충만한 기운을 더했다. 이곳에 심은 상추, 열무, 배추는 모두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바르게살기운동 이미순(64) 여성위원장은 "김치 담그는 날은 보통 20여명 정도 참석한다. 바쁜 가운데 잠시라도 시간을 내서 왔다가 가기도 한다. 그만큼 서로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있다. 완성된 김치의 배달은 동사무소에서도 하고, 봉사회원들도 함께 한다. 많은 시간을 내야 하지만 어느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기쁘게 일을 한다"라고 말한다.

공동의 일터에서 이루어지는 공동의 노동은 그 안에서 마무리되는 일뿐 아니라, 그 이후의 일까지 함께 묶는 강한 힘이 있었다. 박병옥(63)사무장은 "봉사를 하는 마음이 모두 아름답다. 우리들의 마음이 담긴 음식을 가져다 드리면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신다. 그 웃음을 떠올리면 일이 힘든 줄도,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한번 시작한 일이므로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가을에는 옥상뿐 아니라 내덕1동 관할에 있는 빈 밭을 임대해 별도로 배추와 무 등을 심고 수확하기도 한다. 유경덕(70)고문은 "텃밭에 오면 마치 삶을 가꾸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좋다. 봉사하는 회원들 모두 자신이 직접 씨를 뿌린 작물이 싹트고 자라나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고 뿌듯해 한다. 바르게 살기위원회에서는 이렇듯 스스로 일한 결실로 수년간 불우이웃이나 노인정을 돕고 있다. 모두들 솔선수범해서 이러한 봉사를 천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한다"라고 말한다.

흔히 삭막하게 여겨지던 도시의 빈 공간이 이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새로운 봉사의 터전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 "재정 자율화 최우선 과제"

[충북일보] 윤현우 충북도체육회장은 "도체육회의 자립을 위해서는 재정자율화가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 간 민선 초대 도체육회장을 지내며 느낀 가장 시급한 일로 '재정자율화'를 꼽았다. "지난 2019년 민선 체육회장시대가 열렸음에도 그동안에는 각 사업마다 충북지사나 충북도에 예산 배정을 사정해야하는 상황이 이어져왔다"는 것이 윤 회장은 설명이다. 윤 회장이 '재정자율화'를 주창하는 이유는 충북지역 각 경기선수단의 경기력 하락을 우려해서다. 도체육회가 자체적으로 중장기 사업을 계획하고 예산을 집행할 수 없다보니 단순 행사성 예산만 도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선수단을 새로 창단한다거나 유망선수 육성을 위한 인프라 마련 등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울산에서 열린 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충북은 종합순위 6위를 목표로 했지만 대구에게 자리를 내주며 7위에 그쳤다. 이같은 배경에는 체육회의 예산차이와 선수풀의 부족 등이 주요했다는 것이 윤 회장의 시각이다. 현재 충북도체육회에 한 해에 지원되는 예산은 110억 원으로, 올해 초 기준 전국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