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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9.11 18:29: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권대기

전 충주예총 회장

한비자 제 33편 외저설에 법이 정확하면 원한이 없다 라는 글이 있다.

공자가 위나라의 재상으로 있었을 때 제자인 자고가 옥리로 있었는데 어떤 죄인의 발목을 자르는 형에 처했다. 발목을 잘린 죄인은 문지기가 되었다. 이무렵 공자를 모함하는 자가 있어 군주는 공자를 체포하려 했다.

공자는 도망을 쳤고 제자들도 모두 따라서 도망을 쳤다.

자고는 뒤늦게 문을 나가려고 하는데 발목을 잘린 문지기가 나타나서 발목을 자르는 형을 내린 자고를 지하실에 숨겨주었다.

포졸이 쫓아왔으나 발견하지 못하고 되돌아 갔다.

밤중에 자고가 그 문지기에게 물었다.

"나는 법령을 어길 수 없어 네 발을 잘랐었다. 이제 네가 그 복수를 해도 좋을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너는 어찌 나를 도망시켜 주려고 하는가, 왜 이토록 보호해 주는 것인가·"

발목이 잘린 문지기가 말했다.

"내가 발이 잘린것은 내가 범한 죄에 상당한 것이기 때문에 별 도리가 없었던 것이오,

당신은 나를 처벌할 때 법령을 여러번 세세히 조사하였고 더욱이 나를 구제하려 걱정을 해 주었오, 판결이 내려지고 형벌이 확정되었을 때 당신의 표정은 어두었습니다.

그렇게 하신것은 인정때문이 아니라 천성적인 인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으로부터 형의 집행을 당하면서도 훌륭한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가혹한 처벌을 받았음에도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판결을 한다면 원한이 없다는 옛글에서 우리의 현실을 대비해 보면 무언가 느낌이 오는것 같다.

무전유죄, 유전무죄는 둘째 치고 온갖 범죄의 형량이 들쭉날쭉 처해지는 현실에 국민들의 법감정은 나날이 무디어 지고 있는것 같아 안타깝다.

더구나 도저히 인간으로서 저지를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 가벼운 처벌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재산을 날리게 한 경제사범이 짧은 옥살이를 하고 떵떵거리며 잘사는 모습을 볼 때 우리 국민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모든 범죄의 형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되 심사숙고하고, 죄는 미워해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옛말을 되새기며 판결을 내릴 때 어느 누구도 그 처벌에 시비를 걸지 않을 것이다.

요즈음 갑자기 성범죄가 연이어 터지고 잔혹한 살인으로 이어지자 형량을 올리자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뒤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진즉에 잔혹한 범죄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내려졌다면 이처럼 법질서가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범죄인들에게 경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진 후에 허둥지둥대는 모습이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사형제도의 찬반논쟁이 계속되는 이유도 무너진 법감정 때문에 생기는 논쟁으로 보아진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사형제폐지에 찬성하는 국민은 15%밖에 되지 않는다는데 마치 선진국이 다 된양 너그러운 법집행을 보인다면 점점 더 국민들의 법감정은 무너질 것 같다는 생각이다.

범죄의 처벌수위를 고무줄 늘리듯 제멋대로 들쭉날쭉 하지않고 그 판결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생각하고, 누가 봐도 합당한 처벌을 하는것만이 그 사회를 지켜내는 진정한 공권력이 아닌가 싶다.

처벌은 강하게 하되 인간은 사랑하는 판결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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