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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기

전 충주예총 회장

신록의 계절 6월.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환희의 계절이며 최고의 아름다운 시기에 평소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시골(산척. 충주시내에 거주하는 사람은 면단위에 사는 사람을 시골로 표현)친구의 전화를 받고 홍주한잔 나누며 농촌의 한적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마음에 들른다고 약속을 했다.

꽤 오랫동안 못보았던 친구이고 보고 싶었던 친구이기에 오후에 간다고 약속을 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시내버스를 타보는 것도 참으로 오랫만이고 좋은 계절에 시내버스를 타고 덜컹거리며 가는것도 나름대로 한가함을 즐긴다는 생각에 집앞 버스정류장으로 걸어나갔다.

정류장에는 주말 오후라서 사람도 없고 더욱 한적한 풍광이었다.

어느 버스를 타야할지 안내판을 들여다 보는데 여기서부터 무엇인가 잘못돼 가고 있었다.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승강장 안내판에는 내가 가려는 목적지인 산척면이라는 문구는 보이지 않았다.

시간표와 함께 써있는 지명은 광동,세포,원곡,아흘,대소강,덕은리,주동 등 시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명들만 써 있는것 이 아닌가?

누구에게 물어 볼 수도 없고 해서 버스회사를 스마트 폰으로 검색을 해서 전화를 했다.

산척을 가려고 하는데 어느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서 전화로 물어 본다고 얘기를 하니까 조금 있으면 도착하는 버스를 타란다.

5분안에 도착 한다고 하기에 전화를 끊고 기다렸다.

마침내 도착한 버스에 올라서 마음이 놓였지만 정작 사고는 여기서 또 터지고야 말았다.

올라서자 마자 요금을 낸다며 주머니에서 나온 만원짜리를 요금내는 유리상자에 집어넣고 말았다.

그러자 운전기사께서 만원짜리를 거기다 넣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를 버럭 내는게 아닌가?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뭔가 또 실수를 했나보다 하고 미안해 하는데 잔돈이 없으니 뒷좌석에 앉아서 기다리란다.

죄인이 되서 앉아 있으니 운전기사는 손님이 없어서 잔돈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투덜된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앉아 있는데 정류장마다 올라오는 손님들은 전부 교통카드로 요금을 내며 타고 있었다.

시내버스를 타려면 교통카드를 만들어서 타야 하는것을 몰랐고 시골 지명을 전부 알아야 하고 잔돈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것을 몰랐던 나는 그야말로 헛똑똑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한적한 주말 오후를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덜컹거리는 한적함을 즐기려던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올라타는 손님들이 현찰을 내고 타는것(그래야 거스름돈을 받으니까)을 바라보며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다.

다행히 내가 내리기 전에 8명의 사람들이 현찰을 내고 탔기에 나는 거스름돈을 받아서 내릴 수 있었다.

운전기사는 잔돈을 못 만들면 버스 회사에 와서 찾아 가야 하는데 운 좋은줄 알라며 위로를 해 준다.

서울,부산에 사는 김씨도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을 켜고 정확히 집 앞에 까지 찾아 가고, 인천공항의 해외여행도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다녔던 필자도 정작 내가 사는 지역의 변두리를 시내버스 한번 타는데 이렇게 힘들줄은 상상도 못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직도 배울게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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