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운천동 브런치카페 '스피카'

#치아바타 #야키소바빵 #샌드위치 #라자냐 #옥수수브륄레 #미트볼

2025.06.17 14:44:34

[충북일보] 식사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손님이 연이어 들어선다. 혼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손님이 있는가 하면 오늘 저녁을 위해 포장하는 손님,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해달라는 손님, 내일 점심 포장을 예약하는 손님도 있다.

포장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진열장에 보이는 빵 메뉴부터 6가지 종류의 샌드위치, 라자냐, 샐러드, 잠봉뵈르 등 신중한 선택이 이어진다.
스피카 카페에서는 청주 흥덕초등학교 정문이 바로 보인다. 통창 너머로 재잘대는 아이들의 모습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환하게 들어오는 채광이 따스한 공간을 연출한다.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는 재료가 떨어지기 전까지 맛있는 냄새가 새어 나온다.

스피카의 이선영 대표는 10년 넘게 일본어를 가르쳤다.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과 영상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언어는 성인이 된 후 일본으로 떠날 용기를 줬다. 일본의 베이커리나 카페 등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보낸 시간은 돌이켜 생각해도 만족스러운 기억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언어를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며 성취감이 있었지만 마흔이라는 나이가 다가오면서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됐다.
40살이 되면 뭔가 달라질 거라고 상상했던 것과 실상은 달랐다. 막상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나이는 생각만큼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20대, 30대와 다를 것 없는 삶이 아쉬웠다. 찾아오는 변화가 없다면 스스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취미로 이어오던 재미있는 것들에 주의를 기울였다. 다른 성취는 빵이나 쿠키를 구워 주변에 나누는 것이었다. 제빵을 기반으로 새롭게 커피를 배우고, 잘하는 요리 중에서도 메뉴로 내어 보일만 한 것들을 추렸다. 장소를 찾고 메뉴를 정리하는 등 2~3년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마음속에만 품었던 천체에 대한 동경도 카페 이름으로 가져왔다. 처녀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을 칭하는 스피카다.

스피카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빵이다. 일본에서 느꼈던 맛있는 빵의 비법은 기술이나 재료의 차이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향 평준화된 제빵 시장에서 대형 베이커리나 프랜차이즈 등이 그 맛을 내지 못하는 이유를 고민했다. 배합과 반죽부터 수 시간을 발효시키고 지켜보는 시간과 정성에서 맛의 차이가 벌어지는 것 같았다.
스피카를 찾아오는 이들이 가장 먼저 선택한 것은 스피카표 치아바타다. 질긴 맛에 대한 편견 때문에 한동안은 찾는 이들이 적었지만 먹어본 이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모든 샌드위치에 사용하는 이 빵은 자칫 소스에 젖어 축축해지거나 질기다고 느끼기 쉬운 요소를 배제했다. 탕종 기법으로 폭신하게 씹히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찾았다. 두툼하게 썬 치아바타 사이에는 여러 재료가 들어간다. 직접 만든 잠봉과 버터, 특제 소스를 넣는가 하면 고소한 달걀마요를 베이스로 한 메뉴도 있다. 고객들의 요청으로 메뉴에 추가한 반미 샌드위치는 수제 피클을 넣어 상큼하고 물리지 않는 맛을 강조했다.

간단한 식사를 겨냥한 브런치 메뉴는 소고기와 한돈으로 만든 라구 소스와 베샤멜 소스가 듬뿍 들어간 라자냐와 크림소스를 이용한 미트볼 그라탕, 파스타 샐러드 등을 준비했다. 천안과 대전 등에서 왔다가 그 맛에 반해 주기적으로 포장하는 단골을 위해 냉동 포장 주문도 시작했다.
ⓒ스피카 인스타그램
일본에서 기대했던 맛에 못 미쳐 실망했던 야키소바 빵은 선영 씨가 원하는 맛으로 재구성했다. 소시지까지 얹은 달콤짭짤한 맛이 포인트다. 좋아하는 일본식 카레를 가득 넣고 구운 카레빵이나 초당옥수수 크림을 채운 옥수수크림브륄레도 인기다. 어디에서나 똑같은 맛으로 느껴지는 와플 대신 직접 블렌딩한 가루와 버터밀크 등으로 두툼하게 구운 와플도 스피카표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매일 달라지는 오늘의 빵부터 샌드위치, 브런치, 스피카에이드, 냉 쌍화차 등 실패없는 메뉴를 골라먹는 재미에 스피카를 발견한 단골들의 눈이 별처럼 반짝인다.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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