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사창시장 '요즘붕어빵'

#붕어빵 #김치붕어빵 #피자붕어빵 #사창시장 #10가지맛 #요리

2025.02.04 15:23:17

[충북일보] 붕어빵은 힘이 세다. 어느 순간 사라졌나 싶었다가도 찬바람이 불면 골목 구석구석을 살피게 만드는, 수십년 겨울 간식계를 사로잡고 있는 강자 중에 강자다.

붕어빵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가슴 속 3천 원' '붕세권' '붕어빵 지도' 등 여러 가지 유행어까지 만들어 냈다. 수많은 디저트들이 유행을 넘나들어도 갓 구운 붕어빵 고유의 맛을 찾는 이들은 꾸준하다. 입김이 나올만큼 추운날 따뜻한 붕어빵 한입의 묘미가 있어서다.

노점이 익숙한 계절 간식이기에 청주 사창시장에서 지난 2022년 11월 문을 연 '요즘붕어빵'은 조금은 낯설다. 계절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 메뉴를 상가로 들여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20여 년을 요식업 분야에서 일해 온 윤여범 대표의 결단이었다. 일식, 양식 등 다양한 가게에서 근무했던 경험으로 몇 몇 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요즘붕어빵 인스타그램
소자본 창업을 고려하다 시도해 본 붕어빵 노점이다. 거의 무자본으로도 가능한 사업 구조이기에 도전이 가능했다. 길에서 직접 붕어빵을 구워보니 하나의 요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길에서 아무리 신경써도 완전하지 못한 위생을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간의 요리 경험을 녹여 새로운 시도를 반복했다. 넣을 수 있는 재료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했다. 반죽 사이에 넣고 구울 수 있는 여러 속재료를 각각의 배합으로 양념하고 반복적인 수정을 거쳐 5~6가지 메뉴를 완성해 가게를 열었다. 가게 문을 연 첫 해에는 한 주에 하나씩 신메뉴를 출시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상세히 살폈다. 찾아온 손님들 뿐 아니라 시장 손님들에게도 신메뉴를 맛보인 뒤 개선할 점을 반영했다.
김치전과 김치만두의 중간 정도 맛으로 구현한 김치매코미붕어빵이 먼저 인기를 끌었다. 다진 돼지고기와 당면을 김치와 함께 넣은 매콤한 붕어빵은 여러번의 레시피 수정을 거쳤다. 무말랭이나 시래기 등 김치와 어울리는 여러 속재료의 변화를 겪었다. 최종적으로 정해진 것이 현재의 김치매코미붕어빵이다.

돼지고기와 양파, 버섯 등을 볶아 토마토 페이스트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소스의 피자붕어빵은 취향에 따라 치즈나 소세지를 골라 추가 할 수 있어 그야말로 붕어빵 모양의 피자를 먹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신선한 대파와 마늘, 다진고기와 간장 소스 등으로 채운 대파불고기도 시장 안에서 받아 쓰는 재료 신선도를 내세운 인기 메뉴다.
통팥, 슈크림 등 기본 메뉴도 우리밀과 국산 쌀가루의 배합과 숙성으로 바삭한 쫄깃함을 더했다. 식으면 맛이 덜한 노점 메뉴와 다르게 전분 배합을 줄이고 속을 한껏 채워 식어도 맛있는 소가 특징이다.

마약옥수수, 꿀 고구마, 누텔라초코, 모짜렐라, 고구마 크림치즈 등 평소에는 10가지 메뉴가 준비된다. 치즈를 추가할 수 있는 메뉴도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실비김치를 다져넣은 실비김치매코미붕어빵 등 특별한 시즌에만 준비하는 메뉴도 있다.

저녁 이후 배달 등으로 붕어빵을 찾는 이들이 많아 휴일인 월요일을 제외하면 오후 1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한다. 다음날 속재료를 준비하다 보면 새벽 3~4시에 퇴근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맛은 주관적이지만 재료는 객관적이라는 일념으로 할 수 있는 한 가장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 매일 먹는 메뉴가 아니기에 자주 생각날 수 있으려면 맛있게 먹은 후 속까지 편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어렵다고 생각했던 붕어빵 가게의 여름은 두 번이나 무사히 지났다. 와플과 음료 등으로 돌파구를 찾은 덕이다. 세 번째 여름은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볼 셈이다. 수없이 붕어빵 배를 가르는 여범 씨의 집념이 재미있는 변화로 이어진다. 시간이 지나도 언제나 새로운 '요즘'의 붕어빵이 될 수 있는 이유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