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가경동 에스프레소바 '점선'

#에스프레소 #커피 #디저트 #블루리본 #점에서선으로

2025.06.03 15:42:50

[충북일보] '똑, 똑, 똑' 점처럼 방울져 떨어지던 커피가 선이 되어 쏟아진다. 한잔의 커피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점선 에스프레소 바는 이 과정을 이름에 담았다. 점과 선으로 이어진 간판의 글씨도 이름 그대로다. 점과 선으로 눈, 코, 입을 표현한 로고는 점선의 지향점이다. 에스프레소를 보고 향을 맡고 음미하는 손님들을 그렸다.

한기성 대표가 커피의 매력에 빠진 건 10년쯤 전이다. 하루에 한 두 잔씩 마시던 커피가 점차 늘었다.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 이상이었다. 원하는 바가 다른 카페들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선을 그렸다. 비슷한 짙은 색의 액체에는 미묘하지만 확실한 차이가 담겨있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면서 해외 곳곳을 다닌 것도 여러 커피를 비교하며 즐겨볼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다. 새로운 점과 선을 찾아가는 즐거움으로 국내외 1만 곳 이상의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 기회가 될 때마다 각지의 커피농장에 찾아가 커피를 맛보기도 했다. 많이 마실수록 더 알고 싶어졌고 원하는 커피를 표현하기 위해 공부하게 됐다. 커피 선택지는 꾸준히 늘었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커피는 100곳 중 한 곳 정도에 불과했다.

맛있는 커피에 대한 고찰이 청주에 없던 에스프레소 바로 결론지어졌다. 기존에 볼 수 없는 분위기와 메뉴가 관건이었다. 철저히 계산한 10평 남짓 아담한 공간이 완성되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들었다.
나무의 색과 결을 살리기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목재부터 몇 달을 기다려 받은 조명등까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반쯤 드러난 액자의 그림도 점선의 메뉴와 어울리는 것으로 골랐다. 선반 너비와 조명의 각도, 조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섬세함이 분위기를 만들었다. 좁은 공간을 알뜰하게 쓰기 위해 제작한 의자와 작은 테이블 덕에 붐비는 시간에도 약간의 여유를 챙겼다.

저렴한 원두와 가격으로 경쟁하는 일부 에스프레소 전문점과는 차이를 뒀다. 스페셜티 에스프레소를 지향하는 점선이다. 유기농 비정제 설탕을 함께 내는 에스프레소는 짙은 풍미를 자랑한다. 쌉쌀한 카카오파우더와 부드러운 초콜릿 크림을 올린 에스프레소 크렘 드 쇼콜라, 각각 생레몬과 오렌지 과즙을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로마노, 에스프레소 오렌지 등 메뉴에 이용하는 부재료에 따라 추출 값을 달리해 맛의 조화와 균형을 잡는 것도 비법이다.
각 메뉴에 들어가는 정성은 말할 것도 없다. 에스프레소에 담을 과즙을 짜고 청을 만드는 것도 모두 점선의 커피에 어울리는 당도와 질감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다.

에스프레소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수많은 제조 크림 중 한 대표의 만족도를 딛고 오픈과 함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은 것은 피스타치오 에스프레소다. 고소함과 달달함이 적절히 섞여 부드러운 에메랄드빛 크림은 에스프레소를 통해 손님들에게 직관적으로 와닿는다. 견과 수제크림과 블렌딩 우유를 넣은 점선 브레베나 에스프레소에 넣는 것과는 차이를 둔 피스타치오 크림이 들어간 피스타치오 브레베도 점선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인기 메뉴다. 여러 과일을 직접 착즙해 블렌딩한 점선 에이드도 특색있다.
ⓒ점선 에스프레소바 인스타그램
커피 맛집에서 디저트 맛집으로 연결된 소문은 손님들이 만들었다. 에스프레소의 정체성을 좇아 이탈리아 디저트에서 영감을 얻은 판나코타는 동물성 생크림과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을 활용한 일종의 우유 푸딩이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생과일이 점선의 한 끗이다. 가을은 보늬밤, 겨울은 딸기와 조화를 이루다 여름을 맞아 망고가 상큼하게 스며들었다. 인삼란, 뽕잎란 등 맛으로 고른 특별한 달걀과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의 조화가 한입에 녹아내리는 크림브륄레도 톡톡 부숴 에스프레소를 부어가며 즐기는 디저트로 인기다. 오전 8시부터 점선을 찾아오는 손님들은 두어 잔씩 자신의 취향을 채우며 하루를 시작한다. 가볍게 털어넣은 스페셜티 에스프레소의 선명한 맛이 짙은 여운을 남긴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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