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맑음청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맑을 청(淸)'에 '쓸 소(掃)'로 이뤄진 청소는 '더럽거나 어지러운 것을 쓸고 닦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다.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디든 반드시 청소가 필요하다. 누구나 단어의 뜻은 알고 있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범위는 다르다.
청소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로 세분화 된다.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단순한 취향 차이부터 청소라는 행위에 얼마나 자주 관심을 갖는지 그 빈도의 차이, 또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청소로 규정하느냐도 다르다. 먼지만 털어도 청소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온 집안을 뒤집어 광을 내야 청소가 끝났다는 사람도 있다.
자칫 청소에 무관심하다가는 발 디딜틈 없이 너저분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제품을 원래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
다양해진 가전과 가구, 늘어난 1인 가구와 반려동물 보유 가구 등은 쓸고 닦는 것으로 충분히 유지해왔던 집 청소의 영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여름내 온 힘을 다하고 한편에 몸을 숨기는 에어컨은 다음 해 여름에야 잔뜩 쌓인 먼지와 함께 활동을 재개하곤 한다. 온 집안의 공기를 좌우하기 쉬운 이 가전은 겉을 닦는다고 공기의 질까지 바꿀 수는 없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몇 년간 매일 돌아가던 세탁기에서는 되레 먼지가 묻어나온다. 10년은 거뜬히 쓸 수 있는 모터가 있어도 그 내부는 청소가 필요해서다. 반려견이나 가족들의 실수로 매트리스 깊숙이 오염이 스며 전문가의 청소 방법이 요구되기도 한다. 사람이 수시로 들고 나는 원룸과 오피스텔 등은 때마다 입주 청소가 필요하다. 다양해진 오염 원인과 적합한 해결을 돕기 위해 10여 년 전부터 일상의 영역에 들어선 이들이 청소 전문가들이다. 어지간히 손재주 좋은 사람이 아니면 쉽게 도전해보기도 어려운 분해와 조립 등도 청소의 과정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청소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이홍익 대표는 고객의 맑은 기분을 위해 청소를 택했다. 10여 년간 직장 생활을 이어오던 이 대표에게 청소는 여느 날처럼 즐겨보던 힐링 영상 알고리즘을 타고 불쑥 등장했다. 오랜시간 쌓인 오염들이 몇 단계의 처리를 통해 사라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개운했다. 다시 새것처럼 가치가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평소 꼼꼼한 성격과도 잘 맞을 것 같았다. 홀린 듯 바라보던 영상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꺼내 보였다.
어느 순간 직업 전문학원으로 향해 청소를 배우는 자신을 발견했다.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한 청소는 공부할수록 여러 수요층이 드러났다. 경기도 평택까지 전문가를 찾아가 에어컨과 세탁기 등 분해 청소를 배우고 작업을 하면서 매트리스와 홈케어 서비스 등 필요한 부분의 공부를 이어갔다. 배우던 학원에서 강의까지 하는가 하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역 청소업계를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일의 노하우와 자신의 기술 등을 전수하기도 했다.
수년간 수많은 집과 건물 등을 드나들며 가장 뿌듯한 순간은 깨끗해진 환경에 만족하는 손님들이다. 부드러운 소통으로 명확하게 원하는 바를 해결하고 향후 관리 방안이나 손쉬운 청소법 등을 공유하는 것은 한참 후에 다시 쌓인 먼지에도 이 대표를 찾게 하는 장기적인 고객관리다.
고객을 살피다 알게된 어려운 곳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충청지역 업계 사람들을 모아 결성한 봉사 활동단체 '청휘락'은 청소로 빛나는 즐거움이다. 청소업으로 주변을 자세히 살피며 도움이 필요한 곳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놀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펼치는 재능 기부 형태의 봉사다. 현재 36명인 봉사단이 100명이 되는 날까지 힘을 더할 생각이다.
손길이 닿는 곳마다 시간을 되돌리는 전문가의 세심한 관리가 '그대의맑음청'을 찾은 고객들이 기대한 맑은 기분을 만든다.
/김희란 기자 ngel_r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