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미호강 파크골프장 매표소 근처에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시험 응시자들이 줄을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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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최근 청주시 미호강변에서 아주 기묘한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새벽에 수백여 명의 인파가 강변 공원 앞에 줄을 서있는 낯선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젊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 노인까지 행렬에 참여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아예 돗자리를 펴고 길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최근 청주시 흥덕구 미호강 파크골프장이 전국에서 몰린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실기시험 지원자들이 연습을 위해 몰리면서 새벽부터 줄을 서는 등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들은 미호강 파크골프장에서 '2025 생활스포츠지도자' 실기·구술 시험을 보러온 응시자였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 야심한 시간에 줄을 서고 있었을까.
그 이유는 파크골프 종목 생활스포츠지도자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식 시험장이 전국에서 청주 딱 한 곳이기 때문이다.
최근 청주시 흥덕구 미호강 파크골프장이 전국에서 몰린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실기시험 지원자들이 연습을 위해 몰리면서 주차장이 만차를 이루고 있다.
ⓒ김용수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3천여 명의 응시자들이 서로 연습기회를 얻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한 응시자에게 왜 이렇게 줄을 서는 것이냐고 묻자 "밤 11시부터 줄을 서도 새벽 5시 30분 파크골프장 개장시간에 대기번호 후순위를 받을 정도"라며 "줄을 서지 않으면 입장조차도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춘천에서 왔다는 또 다른 응시자는 "사람이 너무 몰려서 하루 1번 겨우 연습하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전날부터 줄을 서야 가능하다"며 "시험 대비 연습 한 번 하려고 두세시간 자고 뛰쳐나와서 밤새 노상에서 대기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부터 21일까지 치러지는 이번 시험 전에 시험장의 컨디션이나 코스 연습 등을 위해 청주를 찾았고 지난 달부터 이같은 현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이 응시자의 설명이다.
이들은 시험장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청주시파크골프협회와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파크골프협회의 운영 미숙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김용수기자
공식 시험장을 전국에 여러군데 지정하거나 아니면 시험 일정을 여유있게 잡는 등의 방법이 있을텐데 전국 모든 응시자들이 3~4일 내에 시험을 치러야하다보니 이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이용객이 너무 몰리다보니 화장실 등 각종 시설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낮 시간대에 화장실의 물이 내려가지 않아 수험생들이 바가지로 세면대에서 물을 퍼 해결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청주지역 응시자들에게는 추가적으로 파크골프장에 입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타 지역 응시자와 청주지역 응시자 간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불만이 폭주하자 청주시파크골프협회는 매일 현장을 찾아 애를 쓰고 있지만 한정된 공간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리는 바람에 문제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중부권에서 이 시험이 치러진 것이 처음인데다가 청주가 교통의 요지다보니 이번에 유독 수험생이 많이 몰렸다"며 "이전 개최지였던 강원도 화천이나 경기도 가평의 경우 비슷한 규모의 시험장에 1천600명 정도를 수용했었는데 이번에는 두 배가 넘는 3천400명이 지원했고 그렇다보니 운영이 매끄럽지 않아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천500명의 청주 파크골프협회 회원들도 수험생들을 위해 배려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오전 8시부터 수험생들을 입장시켰지만 연습 시간이 모자라다는 수험생들의 의견에 회원들의 연습시간을 약 2시간 더 수험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