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하계세계대학경기(U대회) 유치를 계기로 청주지역 스포츠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1974년 준공된 청주실내체육관.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 2027하계세계대학경기(U대회) 유치를 계기로 청주지역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해야한다는 점에선 동감하지만 추진 방법에는 사뭇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2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청주지역 체육 인프라가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규모 스포츠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선 현재 청주시 사직동의 시설들을 이전해야하지만 부지도 마땅치 않고 체육 인프라가 한 곳에 밀집되는 것이 좋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대규모 경기장이나 단지를 조성한다면 단계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현재는 U대회를 통해서 강내면 일원에 체육관을 건립하는 것을 추진중이고 이 시설을 스포츠행사뿐 아니라 문화예술 공연행사까지 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당초에는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들을 생각했었는데 여러 면에서 따져보니 한 곳에 그대로 옮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지사는 청주시 사직동의 노후화 된 체육시설을 대체할 대규모 경기장을 신축하자는 입장이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청주시 사직동 일원의 체육 시설들을 언급하며 "현재 청주지역의 경기장은 국제적 규격에 맞기 않기 때문에 종합스타디움 등 시설과 관련해 청주시장과 충북도민들의 의견을 들어 역사에 남을 시설을 만들겠다"며 "단순히 체조경기장 하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청주종합운동장·체육관을 고쳐서 쓰거나 새로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7하계세계대학경기(U대회) 유치를 계기로 청주지역 스포츠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U대회 종목 중 축구경기가 진행되는 청주시 사직동 청주종합운동장.
ⓒ김용수기자
현재 청주지역의 대표 체육시설이라 할 수 있는 청주시 사직동의 청주종합운동장(1965년)과 청주실내체육관(1974년), 청주야구장(1979년)이 준공된지 4~50여년이 넘도록 사용돼 노후화됐다는 지적에 김 지사는 이 시설들의 변혁을 예고한 것이다.
이처럼 김 지사는 사직동 일원의 스포츠 시설의 대전환을, 이 시장은 강내면 일원에 신축되는 체육관의 규모를 키워 조성하는 것을 구상하는 등 이견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스포츠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선 수천억원 규모의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한데 보통 국비와 도비, 시비가 일정비율로 매칭돼 추진되는 점을 고려할 때 사업이 추진되기 위해선 김 지사와 이 시장의 의견 일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도와 시 체육시설 담당자들은 내부 논의와 다음달 구성될 조직위원회의 회의 등을 반영해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측의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특별한 사업변동이 없다면 이번 U대회 개최로 충북에는 청주시 강내면 일원에 체조 경기 전용 체육관이 들어서고 도내 10곳의 체육관이 개·보수 될 전망이다.
체육계 안팎에선 "현재 사용되는 체육시설들이 반 백년간 사용되어온 만큼 이번 한번의 선택이 앞으로의 반백년을 좌우할 것"이라며 "U대회를 통해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시의 체육 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청주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전무한 상황에서 청주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체육문화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체육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다"며 "번듯한 체육시설을 만들어 프로구단도 유치한다면 혜택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대학스포츠연맹 총회에서 연맹은 충청권 4개 시·도를 2027년 U대회 개최지로 최종 선정했다.
대회는 오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간 충청권 4개 시·도 30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 김정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