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청권 4개 시·도(충북·대전·세종·충남)가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세계대학경기대회)' 공동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인 종합스포츠대회를 유치해 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 충청권을 글로벌 도시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목적이 숨어있다. 지향점이 같은 국제대회 공동 유치를 계기로 지자체 간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복안이다. 김윤석 충청권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 유치 추진단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충청권은 왜 2027 U대회 공동 유치에 나섰나
"충청권의 글로벌 인지도가 매우 낮다. 청주, 세종, 대전 등은 충청권 주요 도시이지만 해외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를 개최해 충청권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U대회 공동 유치에 나섰다."
◇U대회 개최로 인한 기대효과는
"물적·인적 인프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체육시설을 비롯해 교통, 통신, 방송 등 물적 인프라가 확충됨은 물론 글로벌 표준화를 이룰 수 있다. 특히, 스포츠대회인 만큼 체육 인프라 개선의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새로운 시설의 확충도 필요하지만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도 개최지의 재정위기를 염려해 기존 시설을 활용한 효율적인 대회 운영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헌집을 새집으로 고쳐 충청권 주민들께 돌려드리겠다. 무엇보다 인적 인프라 발전이 중요하다. 지난 2015 광주 U대회 당시 광주시민 3천여 명이 홈스테이를 통해 해외선수들과 직접 교류했다. 그 효과는 매우 놀라웠다. 대회 주체인 대학생뿐 아니라 많은 지역민들의 국제화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 일부는 해외선수들의 현지 초청을 받기도 했다. 1만 명 넘는 대학생들이 U대회를 통해 충청권을 찾는다면, 미래를 열어갈 청년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충청권과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될 수 있다."
◇U대회 공동 유치가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에 미칠 영향은
"U대회 공동 유치는 '충청권 메가시티' 실현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경제, 산업,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논의가 쉽지 않다. 하지만 국제스포츠대회 공동 유치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충청권 4개 시·도 단체장 모두 U대회 유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 협력하고 있다. U대회 공동 개최를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의 '터닝 포인트'로 보는 이유다. 현재 충북도 U대회추진과가 중심이 돼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조만간 구성될 공동유치위원회에는 4개 시·도가 모두 참여하게 된다.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며 한 목소리를 내다보면 충청권은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U대회 개최를 활용한 공동 사업을 찾을 필요도 있다. 광주의 경우 U대회 유치를 통해 인천공항과 이어지는 호남선고속철도의 조기 완공을 이끌어 냈다. 충청권도 U대회 연관 사업을 발굴하고 대회 이후까지 함께 준비한다면 부수적인 효과를 얻음은 물론, 광역생활경제권 구축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남은 일정은
"올해 안에 국내 행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오는 4월 5일 '2027 하계유니버시아드 충청권 공동유치위원회'가 출범한다. 이어 5월 말 대한체육회를 통해 유치신청도시로 선정되면,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쳐 국내 후보도시로 최종 결정돼야 한다. 이후에는 FISU의 평가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강점이 탄탄한 체육 인프라라면,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과 넓은 이(E)스포츠 시장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강세를 보인다. 2027 U대회 개최지 발표는 내년 하반기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민들께 당부의 말씀은
"U대회 공동 개최는 '충청권 메가시티' 추진에 있어 기업 유치, SOC 개발 등 경제적 요인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주민들의 성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주민의 관심과 의지가 있어야만 정부를 설득할 수 있고 FISU에도 명분과 당위성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청권 역사를 바꿀 U대회 유치를 위해 도민 모두가 힘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
/ 신민수기자 0724sm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