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거친 바람이 거북산을 하얗게 뒤덮는다. 들머리부터 곳곳에 하얀 눈이 가득하다. 등산화 아래에서 뽀드득 소리가 들린다. 키 작은 나무들이 옹기종기 모여 떠든다. 눈옷으로 새하얀 소나무가 환히 웃는다. 이른 한낮 빛 한 줄기가 산속에 쏟아진다. 햇살 받은 딱따구리가 힘을 내 쪼아댄다. 거북바위가 밝은 미소로 길게 반응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북대학교 총장선거가 20여일 앞이다. 6명의 후보가 나섰다. 유력후보가 누군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학생들의 높아진 투표참여비율 때문이다. *** 묵직한 CEO총장 필요 전국의 대학들마다 학령인구 감소로 애를 먹고 있다. 정원 충원을 걱정하고 있다. 충북대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년째 묶인 등록금은 학교 살림을 옥죄고 있다. 연구와 학생복지에 투자할 재원마저 부족하다. 충북대는 지방거점 국립대학이다. 그런데 재정이나 정원 부족 등 모든 면에서 다른 지방대학과 다르지 않다. 한 마디로 위기다. 학내 구성원들은 위기 탈출 총장을 원한다. 이른바 CEO형 총장 선출을 기대한다. '학내연구형' 총장보다 '외부활동형'을 선호한다. 그런 총장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옛날 대학 총장은 아카데미의 수장이었다. 돈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세월과 함께 모든 게 달라졌다. 대학은 이제 최신 정보와 지식을 보유해야 한다. 경제적 기여와 사회·문화 전반에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 연구의 기능을 넘어서야 한다. 대학마다 경영 능력이 뛰어난 CEO총장을 원하는 이유다. 대학의 학내외 울타리는 없어졌다. 지역사회와
[충북일보] 한낮의 무량한 햇살이 길게 자글거린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겨울왕국이 빛난다. 하얗게 눈덮인 풍경이 이상향을 그린다. 시리게 파란 하늘이 눈부시게 펄럭인다. 한 겨울 그림같은 풍경에 탄성이 터진다. 아름다운 향연들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꽁꽁 얼어붙은 화산지가 눈 속에 묻힌다. 평생을 함께 벗하고픈 순수의 자연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고복저수지 둘레길 위로 눈이 내린다. 고즈넉이 내리는 눈 풍경이 아름답다. 시간과 방향에 따라 색감이 달라진다. 주변의 하늘선이 하얀 어둠에 갇힌다. 산을 타고 내린 물이 저수지로 흐른다. 눈 내린 오르막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저수지 위로 버드나무들이 길을 낸다. 스트레스가 더운 땀과 함께 사라진다. 글=함우석 주필, 사진=신동헌 인기획 대표
[충북일보] 카타르 월드컵이 끝났다. 결승전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재미에 서사까지 완벽했다. 아르헨티나가 정상에 올랐다. 메시는 신의 반열에 올랐다. 진정한 축구전설로 남게 됐다. *** 환골탈태가 답이다 카타르 월드컵은 메시의, 메시에 의한, 메시를 위한 대회였다. 메시는 이름에 걸맞은 활약으로 카타르 월드컵대회를 빛냈다. 36년 전 우승을 이끌었던 마라도나를 뛰어넘었다. 역대 최고 선수(The Greatest Of All Time·GOAT)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많은 개인 기록도 작성했다. 모두 월드컵 역사에 남을 기록들이다. 메시가 그동안 세운 기록들은 위대하다. 축구사에 길이 남을 만하다. 이번 카타르에서 활약도 엄청나다. 하지만 메시의 가장 큰 위대함은 따로 있다. 메시는 대회 내내 세계인을 행복하게 했다. 행복 전도사였다. 자국민들에겐 폭발적인 기쁨과 행복을 줬다. 어려운 경제상황을 잠시나마 잊게 했다. 유명 축구 선수가 만든 기적이다. 한국 축구도 참 잘했다.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 빛을 발했다. 한국 축구사에 남을 이야기를 만들었다. 16강 진출은 쾌거였다. 도하의 기적이었다. 월드컵 특수도 그려냈다. 잘 싸운 선수들의
[충북일보] 백색도명에 위대한 자연이 우뚝선다. 눈내린 오르막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철계단을 올라서자 진가가 드러난다. 시원풍경이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쾌청한 산날씨에 오묘한 기운이 든다. 멀리서 내달려온 찬 바람이 일어선다. 구름이 산 주인처럼 능선을 점령한다. 도명산에 밀려든 겨울 기세가 드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아침 출근길 느리게 걸으며 숨을 쉰다. 무심천 풍경에 오묘한 기운이 넘친다. 들이쉬고 내쉬는 공기 색까지 바뀐다. 멀리서 내달려온 찬바람이 일어선다. 밀고 들어온 바람에 갈대가 흔들린다. 억새가 질투하듯 빠르게 뭉쳐 다닌다. 하얀 꽃이 촘촘하게 달려 멋을 부린다. 색다른 움직임으로 행복을 선물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마침내 충북대 총장선거가 치러진다. 교수·직원·학생 등이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에 합의했다. 1% 줄다리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거는 다음달 13일 전후 치러진다. *** 대학구조 혁신 전제해야 충북대 총장선거는 딱 한 달 정도 남았다. 총장 후보들은 혁신을 전제해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선 여러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의 전통적 캠퍼스 중심 대학으론 어렵다. 융합과 복합이어야 한다. 대학교육은 점점 벽 없는 형태로 가고 있다. 캠퍼스 없는 교육이 대세다.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충북대도 새 틀을 만들어야 한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머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어느 것 하나 과거 방식으로는 대응이 안 된다. 새로움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 지역소멸 위기는 이미 현실이다. 기초지자체 89곳이 이미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청년층 인구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감소했다. 지역을 떠난 청년 인구의 약 30%는 수도권으로 유입됐다. 주요 원인은 일자리와 교육 때문이다. 지방대학의 역할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은 길러낸 인재와 연구를 통해 축적된 지식을 사회에 제공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
[충북일보] 천상데미가 전투적 오르막을 내준다. 고되게 된 비알을 올라서니 신선계다. 산으로 들수록 풍경이 점점 고요하다. 인적 없는 적막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알려지지 않은 산길 고요가 색다르다. 검붉은 바람이 가슴에 들어와 박힌다. 헤매던 산객 마음이 맑고 투명해 진다. 작은 기쁨과 작은 기적이 숲에 흐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대한민국 축구가 부활했다. 12년 만에월드컵 16강의 벽을 허물었다. 벼랑 끝에서 희망을 쏘았다. 카타르 월드컵의 기적이었다. 손흥민은 진정한 캡틴으로 거듭났다. *** 팀을 위한 헌신과 책임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는 폭풍이었다. 이 폭풍이 알라이얀의 기적을 만들었다. 정말 자랑스러운 대한의 건아들이다. 캡틴 손흥민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뛰었다. 결국 손흥민의 패스가 대표팀을 살렸다. 인저리 타임에 터진 극적인 역전 골 이었다.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손흥민은 이날 캡틴으로 거듭났다. 4년 전 카잔 때보다 더 한층 성숙했다. 도하의 폭풍 질주에 이은 킬패스는 환상적이었다. 후반 막판 황희찬이 역전골을 만들어 내는 결정적 어시스트였다. 포르투갈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한 방에 정리되는 순간이었다. 생애 세 번째 월드컵에서 이룬 쾌거였다. 손흥민은 지난 두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주장으로서 마음고생이 컸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을 질타하기도 했다. 월드클래스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진가를 발휘했다. 월드클래스의 면모를 증명
[충북일보] 초평호 아침이 기병처럼 빨리 다가온다. 너무 일찍 너무 빨리 아침놀이 춤춘다. 산란한 동살이 겨울 분위기를 더한다. 햇살이 나팔소리처럼 먼데로 퍼져간다. 바람과 구름이 소통해 안개를 부른다. 급히 달려온 찬바람이 구름을 보낸다. 잠시 바람과 구름의 놀이터로 바뀐다. 배처럼 떠 있는 낚시좌대가 그림 같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바람이 헌 계절 버리고 새 계절 데려온다. 호수가 내주는 풍경이 위로처럼 편하다. 느리게 흐르는 물에 고운 윤슬이 빛난다. 아침나절 막 쳐들어온 햇빛에 반짝인다. 가볍게 부는 바람에 물살이 일렁거린다. 파란 물감 푼 호수에 파란 하늘이 잠긴다. 시야 탁 트인 하늘에 흰 구름이 피어난다. 물, 바람, 햇살 구름이 대청호를 연출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초대 민선체육시대가 저물고 있다. 더불어 민선 2기 체육회장 선거시계가 빨라졌다. 변화와 혁신을 넘어 미래로 도약해야 한다. 관치의 관행과 과오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 도민 기대와 우려 교차 이제 곧 민선 2기 체육회장을 뽑아야 한다.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체육회장 선거는 12월 15일 동시에 치러진다. 228개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일은 22일이다. 출마 예정자들의 막판 저울질과 물밑 활동이 한창이다. 충북도체육회는 현 회장의 단독출마로 결정됐다. 물론 시·군·구 체육회장 선거는 다르다. 대부분 복수 후보가 겨루는 양상이다. 민선 2기부터는 회장 임기가 4년이다. 회장선거도 자체 관리가 아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와 해당 시·군선관위에 위탁해 공정성을 기하게 된다. 민선 체육회는 법 개정으로 이뤄졌다. 과거 체육회장은 단체장이 당연직으로 겸직했다. 그러다 보니 체육단체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부작용이 있었다. 결국 2019년 단체장의 체육회장 겸직을 금지한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됐다. 민선 체육회의 시발이다. 체육회 역할은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 체육회는 이제 각종 체육시설 운영 업무도 수탁할 수
[충북일보] 정북토성 너머로 만추의 붉은 해가 진다. 겨울 오기 전 들녘 석양 색감이 찬란하다. 억새 잎사귀에 반사된 햇빛이 신비롭다. 늦가을 숨겨진 추억이 아름답게 빛난다. 바람이 밀고 들어와 억새숲을 뒤흔든다. 마한의 꿈을 갈빛에 담아 후손에 알린다. 노을이 긴 멍석을 펴고 잔칫상을 벌인다. 신이 자연을 만들고 사람이 역사를 쓴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안동호의 가을이 바람에 무르익어간다. 회갈색 갈대 무리가 호숫가에 늘어선다. 햇빛에 비친 갈대꽃송이가 하늘거린다. 억새꽃도 함께 빙수처럼 하얗게 빛난다. 은빛의 억새 융단이 화려하게 늘어선다. 석양에 물든 풍경이 점점 고즈넉해진다. 차분해진 호수가 가을의 노래를 부른다. 안동호 억새 갈대 사이로 가을이 저문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충청권이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충북 등 4개 시·도의 유치 노력 결과다. 성공대회를 위해 알차게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중요하다. 진정한 연대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 *** 김 지사의 리더십 시험대 김영환 충북지사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개최 계획 변경을 시사했다. 개회식과 폐회식, 경기장 신축 계획 등에 대한 원점 재검토 의사를 피력했다. 조직위원회가 구성되면 다시 논의 할 생각이다. 원론적으로 맞는 얘기다.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는 충북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충북의 역할이 뒤쳐져선 안 된다. 김 지사는 3개 광역단체장들을 한 달에 한 번씩 만날 요량이다. 그때마다 대회 유치와 현안을 조율해나갈 계획이다. 개·폐회식은 스포츠 경기대회의 꽃이다. 그런데 기존 계획서엔 충북에서 개회식도 폐회식도 열리지 않는다. 개회식은 대전에서, 폐회식은 세종에서 열린다. 충북의 들러리 전락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 지사는 경기장 신축계획도 원점서 재검토키로 했다. 현재 청주지역의 경기장은 국제 규격 등에 맞지 않는다. 재검토가 맞다. 먼저 종합스타디움 등과 관련해 청주시장과 충북도민들의 의견을 듣는 게
[충북일보] 억새는 단풍과 더불어 가을의 유혹이다. 단풍과 함께 가을 산객들을 불러 모은다. 등산과 거리가 먼 이들까지 불러들인다. 강력한 매력 발산하는 가을 사랑꾼이다. 단풍은 화려하지만 절정이 짧아 아쉽다. 시기를 딱 맞춰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름이 난 산들은 인파로 몸살을 앓는다. 절정기간이 짧아 생긴 아쉬운 현상이다. 반면 억새는 감동 시간이 단풍보다 길다. 가을 시작과 함께 이미 유혹을 준비한다. 그리고 초겨울까지도 장관을 이어간다. 억새군무가 주는 감동은 단풍 못지않다. 하얗게 출렁이는 은빛 바다는 신비롭다. 청명한 하늘까지 어울리면 환상적이다. 단풍과 더불어 또 다른 가을의 상징이다. 오서산에 오르면 그 감상을 느낄 수 있다. 가장 화려했던 가을의 시간이 지나간다.·빨간 단풍잎이 물들고 노란 낙엽이 진다. 단풍 말고 꼭 봐야 할 절경이 하나 더 있다. 솜털처럼 하얀 꽃을 흔드는 억새군무다. 억새는 동네 공원이나 천변 뜰에도 있다. 하지만 진짜 장관은 산에서 만날 수 있다.·시간 조절을 잘만 하면 낙조도 볼 수 있다. 차례차례 감상할 수 있어 눈이 호사한다. 가을 색이 짙어지던 날 갑자기 추워진다. 금빛 물결을 보기 위해 청주를
[충북일보] 흑석산 산줄기에 여전히 가을이 머문다. 햇살이 붉은 주단을 깔고 성큼 다가온다.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볕뉘가 내려온다. 단풍나무 잎들이 발긋발긋하게 물든다. 산모퉁이 느티나무가 샛노랗게 바뀐다. 아래서 올려본 단풍잎에 선홍빛이 돈다. 낙엽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마감한다. 가을이 무르익고 겨울이 어슬렁거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국민의힘 정우택(5선·69·청주 상당) 국회의원이 21대 후반기 국회부의장에 선출됐다. 충북지역구 출신 여섯 번째 국회부의장이다. 충북에선 10여년 만에 맞은 경사다. 기대감이 크다. *** 지역발전 도움 기대 커 정 부의장은 여당 몫으로 당선됐다. 본회의에서 총 투표수 227표 중 199표를 얻었다. 임기는 21대 국회가 끝나는 2024년 5월까지다. 지역사회는 크게 반기고 있다. 큰 도움이 될 걸로 기대하고 있다. 정 부의장 탄생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치열한 당내 경선 속에 결선 투표까지 갔다. 결국 정 의원이 2표 차이로 이겼다. 그동안의 국회 부의장 후보 결정 과정과 달랐다. 부의장은 당내 합의 추대가 일반적이었다. 여야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21대 전반기 정진석 부의장도 추대로 결정됐다. 그런데 21대 후반기 부의장은 달랐다. 먼저 당내에서 4파전이 벌어졌다. 경쟁도 아주 치열했다. 부의장직의 무게감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다. 우선 부의장이 되면 평의원에 비해 의전서열이 수직 상승한다. 국가 의전서열 상 부의장 서열은 9위(부총리급)다. 여당대표(7위)와 야당대표(8위) 다음이다. 경제부총리(11위)·사회
[충북일보] 별뫼산은 경사가 급하고 거의 암능이다. 봉긋한 바위들이 수석전시장을 만든다. 이즈음 참나무 단풍이 계곡을 물들인다. 대숲 빠져 나오면 곧바로 암릉구간이다. 심상찮은 바위가 한 둘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꽃게 발처럼 생긴 바위가 눈에 띈다. 두 개의 가위손이 날카롭게 솟아오른다. 독 품은 전갈꼬리처럼 부르르 힘을 준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산과 낙조의 절경이 오서산에 펼쳐진다. 석양 내려앉으니 억새밭에 단풍이 든다. 역광 받은 억새 풍경이 신비롭게 보인다. 눈부신 억새 춤사위가 산처럼 이어진다. 은빛 물결 파도치는 억새로 더욱 빛난다. 햇살이 가을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해준다. 은은한 억새 빛에 더 깊은 가을을 만난다. 나부끼는 억새물결 따라 계절이 바뀐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없었다. 경찰이 없었다. 살려달라고 외치는 군중만 있었다. 급기야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허술한 현장대응이 부른 참사였다. 국가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의 총체적 부실이 만든 인재였다. *** 상명하복 위계질서 세워야 이태원 참사 전후 경찰의 대응은 정말 한심했다. 우선 윗선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휘계통을 통한 보고가 엉망이었다. 기본이 무너지며 화를 키웠다. 112 신고를 접한 일선 파출소에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경찰청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실했다. 총체적 난맥상을 보였다. 위아래 할 것 없이 조직 기강이 무너져 있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보다 늦게 보고를 받았다. 경찰 치안총수가 사고 발생 2시간 뒤 사태 파악에 나섰다. 기가 찰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고 당시 경찰의 재난보고·지휘체계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긴박한 상황에도 팔짱만 끼고 있었다. 사태를 키웠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용산경찰서장의 부실한 대응은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경찰은 상명하복과 위계질서가 생명이다. 그게 무너지면서 재앙을 불렀다. 윤 청장은 사고 전날 충북 제천에서 지인들과 등산을 했다. 캠핑장에서 자다가 사
[충북일보] 오서산 억새평원의 은빛물결을 만난다. 주능선부터 가을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햇빛 받아 군무를 추는 모습이 비경이다. 가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며 춤춘다. 억새 무리가 솜털처럼 하얀 꽃을 피운다. 단풍과 어울려 독특한 색감으로 빛난다. 늦은 오후 기울어 가는 볕을 받아 곱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을 완성한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단풍 짙어지던 날 아름다운 동행을 한다. 느티나무 잎마다 노란 화려함이 물든다. 단풍비단이 파도처럼 길게 너울거린다. 붉게 물든 나뭇잎이 살랑살랑 나부낀다. 수려한 호수에 가을 하늘이 넓게 눕는다. 햇볕 쏟아진 날 호수색깔이 짙게 바뀐다. 파란 조명에 맞춘 윤슬이 호반에 흐른다. 대청호반에 고운 단풍비가 점점 내린다. 글·사진=함우석 주필
[충북일보]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서울 한복판에서 수많은 청춘들이 목숨을 잃었다. 제대로 손 한 번 써 볼 겨를도 없이 무너졌다. 믿기지 않는 참담한 사고였다. 삽시간에 벌어진 참극이었다. *** 안전 대책은 결국 대비다 날벼락 외에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사고현장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었다. TV 화면으로만 봐도 아수라장이었다. 사상자들이 한꺼번에 속출했다. 생존자들은 길거리에 그대로 방치돼 누워 있다. 발을 구르며 울부짖는 사람들은 처절했다. 폭격당한 전시 상황을 방불케 했다. 자괴감을 감출 수 없다. 물론 정확한 사고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여러 가지가 복합된 사고로 짐작된다. 안전 불감증이 한 원인이었던 건 분명하다. 안전의식 미비로 또 꽃다운 생명들이 스러져갔다. 명백한 인재(人災)였다. 사고 상황은 전 세계 외신으로 긴급 타전됐다. 이태원에선 올해도 예년처럼 핼러윈 데이가 예상됐다. 수많은 인파 집중은 불을 보듯 훤했다. 특히 올해는 3년 만에 마스크를 벗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게 뻔했다. 좀 더 치밀한 관계당국의 안전 대책이 있어야 했다. 물론 부족한 질서 의식도 아쉽다. 재난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충북일보] 현충일을 맞아 도내 곳곳에서 순국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추념식이 진행됐다. 6일 청주시 사직동 충혼탑 광장에서 열린 69회 현충일 추념식에는 김영환 충북지사와 황영호 충북도의장, 윤건영 충북교육감, 이범석 청주시장, 김병국 청주시의장 등 기관·단체장을 비롯해 500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빛냈다. 이날 추념식은 오전 10시 정각 사이렌과 동시에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 분향, 추념사·헌시 낭독, 현충일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추념사를 통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 위에 우리는 자랑스런 역사를 써왔고, 충북은 창조적 상상력과 과감한 혁신으로 대한민국 개혁의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충북은 전국 출생 증가율 1위 달성은 물론 민선 8기 투자 50조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고 충북이 대한민국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순국선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흘린 값진 피와 땀으로 세워졌다"며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며 일상 속 보훈 실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시의장도 시의원들과 함께 추념식에 참석해 "오늘날 우리가 누
[충북일보] 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충북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렸다. 그러자 지역 곳곳에서 '무슨 일이 있느냐'는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가재정전략회의가 열린 배경에 대해 "기존에 국가재정전략회의는 국무총리와 장·차관 등 국무위원 중심으로 열렸다"며 "이번에는 다양한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왜 굳이 충북대에서 이번 회의가 열렸어야 했는지 궁금증은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하나의 특징은 회의 장소가 충북대라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주로 세종청사나 서울청사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었는데, 충북대를 이번에 택한 이유는 지방 발전, 지역 인재 육성을 포함한 지방시대와 연계해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자 하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또한 대통령의 의지라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일반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MZ세대인 충북대 학생들과 오찬 간담회를 열어 청년일자리, 지역인재 육성 등의 고민과
[충북일보]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는 청주 오송에 들어서는 중부권 첫 국제학교 설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7월 해외 학교법인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9월 학교 부지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6일 충북경자청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의 학교법인 4곳이 오송 국제학교 설립과 운영을 희망하고 있다. 유치원과 초·중·고, 대학을 운영하는 각 법인은 사업 계획 등이 담긴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오송 국제학교 설립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진행 중인 외부 전문기관은 이들 법인의 사업 계획서도 검토하고 있다. 용역 결과는 다음 달 초 나올 예정인데 이때 학교법인 4곳 가운데 순위를 정해 우선협상 대상자 2곳을 선정한다. 이어 충북경자청은 교육 과정, 재정 능력, 운영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국제학교 운영할 학교법인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착수한 오송 국제학교 설립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은 가장 적합한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추진됐다. 국내·외 글로벌 교육 환경과 국제학교 운영 실태, 입학 수요 등을 살펴본 뒤 설립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다. 국제학교 설립 방향과 운영 방안
◇22대 총선 당선인 인터뷰 - 증평·진천·음성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부족한 사람에게 다시 한번 중임을 맡겨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총선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약속드린 미래 비전을 군민들께서 선택하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선에 성공한 임호선(61)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증평·진천·음성)은 겸손한 자세로 소통하며 어려운 민생부터 확실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며 "서민경제를 살피지 못하고 국정운영을 독단적으로 하며 과거로 퇴행하려는 정부에 브레이크를 잡으라는 민심이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적극 따르며 민생해결과 지역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고 앞으로의 의정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활동을 원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현재도 농촌에 살고 있다"며 "지역적으로도 증평·진천·음성군이 농촌이기에 누구보다 농업농촌의 현실을 잘 이해하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농촌의 현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임 당선인은 "농촌이 어렵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