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 '甲'질 …"투자할 맛 안나네"

신영 대농에 3차 아파트 건립
청주시, 전후 사정 파악 않고
민원 야기 이유로 '불허' 입장
소음민원으로 하이니스 위협도

청주시 행정의 칼날이 ㈜신영과 SK하이닉스로 하여금 더이상 투자처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신영의 대농지구 3차 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소음공해 등 환경문제가 걸림돌로 떠오르면서 청주상공회의소와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 지역주민, 시민사회단체 등이 얽혀 갈등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작 민원당사자인 청주시는 출구전략 마련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청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신영의 대농지구 3차 아파트 건립 문제는 원칙적으로 '불허' 입장이다.

문제는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행정당국이 이미 '불허'라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이 문제에 접근했다는 점이다. 앞뒤 사정 등 일련의 사정을 점검하고 파악해 인·허가권을 발동해야 하는 행정당국이 이미 민원야기 등을 이유로 '갑질'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영은 대농지구를 개발하면서 부지의 54%를 청주시에 기부채납했다. 이어 시는 최근에 신영이 건립하려는 3차 부지와 공공청사 부지를 맞교환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행정당국의 갑질은 더 발전해 가고 있다. 대농지구 1차 아파트 주민들의 소음민원을 이용해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이 대농지구 3차 아파트를 건립하면 발생할 민원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반대입장을 표명한 것을 가지고, 아파트 부지를 SK하이닉스에서 매입하는 방법까지 표출해내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SK하이닉스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이천 본사에 대한 투자를 4조원 이상 하겠다는 뜻을 세세하게 밝혔지만 청주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은 없다.

청주공장이 대농지구에 인접해 갖은 악성 민원이 발생하면서 더이상의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영도 3차 아파트 건립에서 한발치 물러나 있다.

신영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분양시장이 활기를 얻기 시작했다"며 "회사측은 청주에서의 손실을 메우기 위해 천안과 경기도 용인지역과 서울지역 등에 공격적인 분양계획을 올 상반기에 세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청주는 일단 올 상반기 분양에서 제외됐다. 할 수도 없을 뿐더러 500여가구 분양하는 것 가지고 올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시간을 가지고 이후 계획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신영의 3차 아파트 건립부지와 관련해 최근에는 호텔 '낙희(樂喜)' 시행사인 ㈜흥복의 3차 아파트 부지 매입설까지 나돌고 있다. 이 매입설의 근원지 역시 청주시다.

하지만 흥복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랐다.

시 관계자는 "분양에 들어간 지금에야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예초 흥복은 잔여부지(신영 3차 아파트 예정부지)까지 매입 의사를 밝혔었다"고 했다.

/ 엄재천·임장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