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 지역인 제천·단양은 충북 도내 8개 선거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선거구다.
본선 무대에 오른 여야 후보가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제천시장, 제천고 동문 등으로 서로 얽혀 있어서다.
이번 총선은 4파전으로 전개된다. 더불어민주당 이경용(57), 국민의힘 엄태영(66), 새로운미래 이근규(64), 무소속 권석창(57) 후보다.
엄 후보와 권 후보는 전·현직 국회의원이고, 엄 후보(민선 3·4기)와 새로운미래 이 후보(민선 6기)는 제천시장을 지냈다.
이들 가운데 엄 후보(25회)와 민주당 이 후보(33회), 권 후보(34회)는 제천고 동문 선후배다.
민주당 후보를 제외하면 다른 후보는 선출직 경력자인 데다 거대 양당의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이 탈당 후 군소정당과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해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양강 체제를 구축했고, 나머지 후보가 뒤를 쫓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 이 후보는 단수 공천을 받아 본선까지 무난히 진출했다. 그는 2018년 제천시장 선거와 2020년 총선 출마를 위한 당내 경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히 지역구를 관리하며 선거 준비에 공을 들인 결과 세 번째 도전 끝에 결실을 맺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인지도를 높여온 만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보수세가 강한 제천·단양에 민주당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다.
현역의원인 엄 후보는 재선에 도전한다. 그는 제천시의원과 제천시장을 두 차례씩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2018년 보궐선거에서 국회 입성을 노렸으나 민주당 이후삼 전 국회의원에 고배를 마셨다가 21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엄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과 보수 진영에 유리한 선거구 등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국회 재입성을 노린다.
이들은 정당 지지도와 자신들이 쌓아온 인지도 등을 기반으로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두 후보의 맞대결에서 총선 승패가 갈릴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탈당한 후보들로 인한 이탈표를 막는 것이 승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미래 이 후보와 권 후보가 총선 최대 변수로 등장한 셈이다. 이 후보는 지난 1월 중순 민주당을 탈당했다.
당시 그는 민주당의 국회의원 후보 자격검증에서 부적격 통보를 받아 경선 참여 기회가 박탈당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제천시장 재직 때부터 쌓아온 기반을 토대로 총선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권 후보는 국민의힘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 되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총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엄 후보와의 국민의힘 경선에서 승리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전적이 있다. 지역에선 나름대로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은 이 후보와 권 후보가 진보와 보수 진영의 표를 얼마만큼 흡수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들의 득표율이 당락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 총선특별취재팀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