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주로 슬플 때 울지만, 웃기고 신기하게도 기쁠 때도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일단, 그 기전은 우리 몸속의 도파민이란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기쁜 감정을 느끼면 우리 몸속의 도파민이란 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성되면서 호르몬을 분해, 눈물샘을 자극하게 되는데요. 이 때 눈물샘에 저장돼 있던 눈물이 자신도 모르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당연한 생리현상이니 기쁠 때 눈물을 참지 않는 우리가 됩시다.
제가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는 한 방송에서, 패널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어릴 적, 5남매였던 저희는 나이순으로 일렬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집 안의 어디선가 놀다가 그 자리에서 잠들었던 저를 아버지가 안아 올려 원래 제가 잠을 자던 자리로 데려다줬던 그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입니다. "6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그 순간이 생각나는데, 아이들에겐 부모가 세상의 전부구나."라며 분명 그 순간에 깨 있었지만 그 안락감에 행복을 느껴 잠에서 깨지 않은 척을 했다고 했습니다. 필자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기억에 남아있지 않지만, 그 내용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눈물이 흘렀던 것을 보면, 아마도 비슷한 느낌을 경험해봤던 것 같긴 합니다.
사람은 참 신기합니다. 말 한 마디에 울고 웃고. 이번엔 필자가 이전에 자영업을 할 때의 경험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무더운 어느 여름날, 훤칠한 부모와 아들 딸 이렇게 4인 가족이 제 매장으로 식사를 하러 왔을 때였습니다. 이상하게도 주문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했고 부모들은 이상하게도, 손짓으로 주문을 하고 저에게 요청사항을 얘기하더군요. 속으로는 '정말 무례한 사람들이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서빙을 마치고 난 뒤 계산을 하려할 때 사달이 났습니다. 갑자기 아들과 아버지 손님이 수화로 대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4인 가족 손님들 중 부모님 두 분은 청각장애가 있으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계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아들이 저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빠가 너무 맛있게 잘 먹었대요, 감사하다고 전해달래요."라고 말입니다. 저는 손 쓸 새도 없이 눈물이 차올라서 그저 그 손님들이 가실 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마 눈물이 왜 나는지 인지하지 못한 체 눈물을 흘렸던 것이 28살 여름 그 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회의 눈물이었을까요? 감동의 눈물이었을까요? 그 날은 정직하게, 착하게 곧잘 살고 있다고 믿었던 제 마음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날이기도 합니다. '아, 이런 게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 건가?' 싶기도 했고 말입니다.
홀로 반짝반짝 빛나면 주변을 어둡게 만들게 됩니다. 곁이 밝아 은은하게 서로 밝혀주는 충만한 따뜻함이 필요합니다. 부러 팍팍하게 살려고 노력하지 않고, 조금은 뒤쳐져도 괜찮다며 손을 내밀어 줍시다. 그리고 매 순간을 '내 생애 최고로 행복한 기억'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어느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추억은 내일의 발판이다'라고요.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