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남성의 정자와 여성의 난자가 만나 탄생하는 수정란의 크기입니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정자와,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세포인 난자가 만났습니다. 눈으로 겨우 볼 만한 크기의 세포가 성장해 신장이 186㎝인 필자의 크기까지 자라났으니 참으로 위대한 진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도마뱀, 도롱뇽은 그들의 다리, 꼬리가 잘려도 잘린 정도에 따라 거의 다시 그대로 제 모습을 완벽하게 재생합니다. 잔인하지만, 사람은 팔, 다리가 잘리면 왜 재생하지 못할까요· 우리와 그들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또, 이유는 왜일까요. 사람은 분명 티끌만한 크기일 때부터 팔 다리를 만드는 능력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다리가 다 퇴화한 현생 뱀의 종들은 다리가 있는 도마뱀과 공통 조상을 갖고 있습니다. 단세포 생물에서 수생식물, 척추동물 그리고 팔다리가 분화하는 사지동물까지 진화했다가 어찌하며 뱀은 다시 다리가 없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을까요· 섣불리 답을 하실 수 없다면 지렁이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땅 속에서 생활하는 지렁이에게 다리는 결국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결국은 생존에 유리한 조건이란 상황에 따라 달려있다는 의미이며, 각 개체에 따라 어떠한 생태조건이 주어져야 어떻게 진화하는지가 각각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사람의 몸이 일정 이상의 재생이 가능하다면, 재생하는 과정에서 조직이 매우 연할 것이고, 감염과 상처에 매우 취약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이 재생하는 능력을 진화에 따라 억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인간 뿐 아니라, 한정적인 에너지와 신체를 갖고 있는 생물의 입장에선, 어떤 것을 선택적으로 재생을 하지 못하는 것 또한 적응과 진화일 수도 있습니다. 생물이 더 이상 재생하지 못하는 것은, 역방향의 진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통념은 완전히 틀린 것입니다.
더 건강하게, 더 안전하게, 셀 수 없이 멀리서부터 진화해 온 우리 인류에게 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까요. 이 또한 당연히 각 인종, 계층 별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발발 1년을 맞은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전쟁에서 이미 하마스의 군인 4만 명이 사망했으며, 1만7천 명의 고아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는 한 편, 지구 반대편에선 별나라 얘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모건 스탠리(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은행 및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사치품 브랜드의 전 세계 매출의 10%가 한국시장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80억 지구에서 한국인들 참 대단합니다.
같은 인간들인데 왜 우리는 이렇게 다르게 살 수 밖에 없을까요. 결국은 알 수 없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대해서만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런 모습이 우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끝까지 다 죽여야 끝난 것이 과연 잘못된 진화의 방향일까요. 누가 옳다 그르다를 재단할 수 있을까요. 무어든 쉽게 비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저 누구나 다 0.2㎜에서 출발하는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