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과 쇼핑센터 외에도 옛 피아트 공장에는 미술관, 컨퍼런스센터, 영화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20년간 방치됐던 공장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렌조 피아노는 옥상의 트랙의 양옆 일부를 미술관과 컨퍼런스센터로 꾸몄다.
이곳의 아넬리 미술관(Pinacoteca Giovanni e Marella Agnelli)은 스위스 제네바현대미술관과 샤프하우젠미술관, 뉴욕의 디아아트센터와 같이 폐공장을 미술관으로 활용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피아트를 설립한 지오반니 아넬리 가문이 수집한 미술품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져 '보석함'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미술관 운영은 공식 스폰서인 피아트가 맡고 있다.
옛 피아트 공장 옥상에 있는 아넬리 미술관에서 특별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미술관은 파블로 피카소 , 베르나르도 벨로토, 에두아르 마네,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20여점과 조각 2점 등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있어야 할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들로 평가된다.
상시 전시되는 미술품과 함께 특별기획전도 꾸준히 열리고 있다.
취재진이 방문한 5월20일에는 라파엘로 산치오의 대표작으로 명암의 대조가 강하게 드러난 'Raffallo la madonna del Divino Amore(신성한 사랑의 성모)'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의 화가인 라파엘로가 1516~1518년 그린 작품으로, 미술관 관계자는 "라파엘로의 마돈나 그림은 토리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미술관은 복원한 라파엘로의 작품을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복원과정을 담은 영상을 함께 상영하고 있었다.
이곳은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었는데 그림에 가까이 다가서면 경보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미술관 입장료는 호텔 투숙객은 무료이며 성인은 8유로(약 1만원)을 받고 있다.
미술관과 마주보고 있는 컨퍼런스센터는 마치 우주선이나 양파를 올려놓은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센터 벽면은 유리로 제작돼 센터 내부에서는 밖을 훤히 내다 모두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토리노는 알프스 산맥이 있고 역사문화적 자산을 고루 갖추고 있어 컨벤션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데 센터는 국제회의장소로 종종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옛 피아트 건물을 찾는 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단연 옥상 트랙이다.
자동차가 옥상 트랙에 오르기 위해 이용하는 나선형 계단
복합쇼핑몰인 8갤러리(gallery) 가운데는 나선형 계단이 있는데 옥상 트랙으로 오르는 자동차들은 나선형 계단을 통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자동차 시험 운전을 위한 장소는 토리노모터쇼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피아트 사의 자동차 경주, 모터레이스 등이 성능을 뽐내는 이벤트 레이스가 가끔 열리고 있다.
건축가들에게는 반드시 방문해야 할 건축물로 알려지면서 건축과 관련된 전공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11개의 영화관, 복합쇼핑몰, 각종 프로모션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옛 피아트 공장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건축학을 전공한다는 몬타노씨는 "공장을 유명한 건축가가 설계해 짓고 다시 한 번 또 다른 건축가에 의해 새롭게 변신해 건축 전공자들이 반드시 봐야 할 장소로 손꼽힌다"며 "실제 트랙을 돌아보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획취재팀=안순자 팀장, 김수미, 박태성, 최범규, 조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