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이야기 - 옛 피아트 공장의 부활 上

자동차 생산 현장 건축가 렌조 피아노 손 거쳐
고급호텔·쇼핑센터 등 변신, 링고토역 개통 등 부도심 역할 뒷받침

2015.06.09 16:00:16

[충북일보] 청주에 옛 연초제조창이 있다면 토리노에는 옛 피아트 공장이 있다.

호텔과 쇼핑센터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피아트 공장 전경

토리노는 1899년 설립된 피아트 자동차 공장으로 공업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피아트 공장이 1982년 문을 닫은 뒤 남부로 이전하면서 거대한 공장은 유휴공간으로 남게 됐다.

링고토 피아트 공장(Lingotto Fiat Factory)으로 불리는 옛 공장은 피아트 설립자인 조반니 아넬리(Giovanni Agnelli, 1866~1945)가 지난 1922년 자동차 운전이 가능한 테스트 트랙을 갖춘 생산시설을 만들기 위해 지었다.

자코모 마케 트루코(1869~1934)가 설계해 강철과 콘크리트로 지어진 이 건물은 지상 1~5층 규모로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공장이었다.

공장 가운데에는 나선형 경사로 이뤄진 계단이 있는데 과거 시험 운행을 위한 자동차들은 옥상 트랙으로 오르기 위해 이 계단을 이용했다.

옥상에 자리한 트랙은 면적이 약 7만5천㎡에 달하는 공장 전체의 둘레와 맞먹는다.

옛 피아트 공장을 리모델링한 호텔 곳곳에는 렌조 피아노의 설계도가 곳곳에 전시돼 있다.

생산 시설 낙후로 지난 1982년 공장이 문을 닫은 뒤 1994년 유명 건축가 렌조 피아노 (1937~, Renzo Piano)의해 리모델링되는 공장은 두 개의 호텔, 쇼핑센터, 미술관, 컨퍼런스센터 등으로 나눠 활용되고 있다.

옛 피아트 공장의 일부가 호텔로 리모델링돼 사용되고 있다. 사진은 호텔 로비

현재 자동차 공장이던 옛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복도와 객실에 렌조 피아노의 설계도와 사진을 전시해 이곳이 자동차 공장이었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두 개의 호텔 중 하나인 NH 링고토호텔테크는 4성급 고급호텔로, 1~4층은 층마다 39개의 객실이 있다. 레스토랑(2층)과 휘트니스센터(4층)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는 신제품을 홍보하느느 프로모션이 종종 열리고 각종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내외국인들이 주 고객이다.

옛 피아트 공장이 호텔로 일부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토리노의 대표적인 커피브랜드 라바짜 의 프로모션 행사가 호텔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취재진이 찾았던 지난달 20일에는 로비에서 토리노가 고향인 커피 브랜드 라바짜(LAVAZZA)의 프로모션이 진행됐다.

옛 피아트 공장 중 복합쇼핑센터로 활용되고 있는 8갤러리 모습

호텔 내부 통로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쇼핑센터인 8갤러리(gallery), 미술관, 옥상 트랙 등을 갈 수 있다.

8갤러리는 토리노의 쇼핑센터 중 하나로 의류, 패션, 잡화, 전자 등 90여개의 상점과 넓은 주차시설, 영화관 등이 있다.

옛 피아트 공장 앞에는 지하철 종착역인 링고토 역이 있다.

인근에는 지하철 종점역이 있어 토리노의 부도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있다.

토리노의 지하철은 페르미(Fermi)~링고토(Lingotto)는 13.2㎞에 거쳐 지하철 노선 21개 역이 있는데 링고토역은 마지막 종착역이다.

주목할 점은 공장이 문을 닫은 후에도 지하철역이 생겨 지속적으로 유동인구를 유지시켜주고 있다는 점이다.

링고토역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확정되고 옛 피아트 공장 인근이 링고토 지구로 개발되면서 2011년 3월 개통됐다고 한다.

공장 인근 부지와 주차장은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휴식공간인 공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산책을 나온 주민은 "인근 사람들이 대량 실직한 뒤 슬럼화됐으나 지속적인 노력으로 새로운 중심지가 됐다"며 "과거 공장이 있던 때만 못하지만 공장이 방치됐다면 슬럼화되어 주민들은 살지 못하고 다 떠나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안순자 팀장, 김수미, 박태성, 최범규, 조혜진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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