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味親) 사람들 - 청주 오송읍 '인천어시장'

2017.02.26 15:55:36

커다란 찜솥에 한가득 담겨 나온 조개찜. 손님 식탁에서 '18분'이 지난 후 타이머가 울리면 직원이 손질해준 조개를 야채와 함께 즐기면 된다.

[충북일보] 지난 2015년 청주 오송읍의 한 골목에 '인천어시장'이 들어섰다.

인천서 나고 자란 주인장 박중완씨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수산물을 접했다. 20여 년간 수산물 유통업을 하다 보니 조금만 부지런해지면 직접 고객들을 상대하며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천과 당진 등에서 활동하던 그가 오송에 정착하게 된 건 가능성 때문이었다. 횟집을 열기로 결정한 뒤 우연히 들른 오송은 발전 가능성이 다분해 보였다. 이미 횟집 포화상태인 바닷가 인접 도시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가게를 준비하면서 확신은 현실이 됐다. 수족관을 들이고 페인트칠을 해가며 개업을 준비하던 그에게 주민들이 다가와 "뭐가 들어오냐"고 묻고는 '횟집'이라는 대답에 기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개업과 동시에 입소문이 났다. 기대를 가지고 방문해 준 인근 주민들은 만족을 안고 돌아가 단골이 됐다. 비수기 없이 이어지는 손님들 덕에 예약 없이 찾아왔다간 낭패를 보기 일쑤다.

곁들이 음식으로 나온 '열기탕수'. 커다란 크기와 쫄깃한 식감이 블로거들을 사로 잡았다.

일주일에 3~4번씩 산지를 오가는 주인장의 성실함과 깔끔한 성격은 손님들이 자연스레 느낄 수밖에 없다. 식탁 위에 올라오는 푸짐한 수산물의 양과 선도가 그의 성실함의 근거다. 가게 밖에 놓인 수족관은 '아쿠아리움' 수준의 깨끗한 벽면과 맑은 물을 자랑한다. 이 또한 부지런히 물을 갈아주는 주인장의 깔끔한 성격을 드러낸다.

메뉴 하나도 허투루 정하지 않았다. 조개찜에도 콩나물 등 야채를 함께 삶아 씹는 맛을 더했다. 손님들이 만족할만한 양을 제공하기 위해 조개찜에 사용하는 찜기는 직접 주문 제작했다. 제작하는 가게에서 "이렇게 주면 뭐가 남느냐"고 반문할 정도였다니 그 크기는 말할 것도 없다. 몇 가지 메뉴에는 라면사리가 무한리필로 제공되는데 이제껏 최대 세 개까지 밖에 제공하지 못했다. 메인 메뉴로 배가 부른 손님들이 '이제 그만'을 외쳤기 때문이다.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한 '인천어시장'을 운영 중인 박중완대표. 가게 앞에 놓인 깨끗한 수족관은 그의 깔끔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산물 유통 경력은 횟집 경영의 밑바탕이 됐다. 전국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둔 덕이다. 계절별로 가장 좋은 재료를 최적의 가격으로 들여올 수 있을 뿐더러 섣불리 장난을 치려는 판매자들도 없다. 전화 한 통이면 산지의 상황을 알 수 있는 것도 그만의 장점이다. 좋은 물건을 파악하면 한달음에 달려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벽을 달리는 주인장 덕에 오송읍 주민들은 인근에 바다가 없음이 아쉽지 않겠다.

◇블로거들의 한줄평
블로거 오은주-가게에 들어오기도 전에 앞에 있는 둥근 수족관이 너무 깨끗해서 놀랐다. 가게 안에 들어오니 본 적 없는 푸짐함에 입이 떡 벌어졌다. 조개찜에 들어가는 많은 종류의 조개 이름을 다 알지는 못해도 각기 다른 모양과 맛은 온전히 느꼈다. 방어 조림, 열기 튀김 등 기본 차림도 상당히 맛있다.

블로거 최은경-직접 공수해온 해산물답게 신선하다. 세트 메뉴에 회와 조개찜, 랍스타까지 포함돼있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매력. 밑반찬으로 방풍나물을 데쳐주시는 것도 신선하다. 자리만 차지하는 곁들임 없이 딱 먹을만한 것들로 구성된 알찬 한상.

블로거 신승호-가성비가 최고다. 해물 모듬과 회를 맛있게 먹다가 조개찜 양을 보고 놀라고, 랍스타에 또 놀랐다. 조개찜 육수는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칼국수를 넣으니 금상첨화다. 여러명이 와서 다양하게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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