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맛집을 찾아서 - 연어전문점 '토르스데이'

2013.01.24 16:05:39


'토르(Thorr)'는 북구신화에 오딘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신(神)의 이름이다. 천둥의 신이며, 날씨의 신이다. 농사의 풍요를 다스리는 대지의 신이며 매우 친근한 성격을 가진 존재의 신이기도 하다. 북유럽사람들은 목요일이면 연어파티를 연다고 한다. 그래서 목요일을 '토르스데이'라고 불렀고 결국 영어 목요일(Thursday)의 유래가 되었다. 특히 연어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혈관질환을 개선하고 노화를 방지해 준다고 알려져 있다. 요즘 같이 추운 날씨에 건강을 지키기에 연어요리가 제격인 것이다.


'토르스데이' 노제식 대표는 "우리나라도 연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은 상당히 두텁다. 그분들의 기호를 제대로 맞춰주고 싶었다."라며 "특히 연어를 이용한 수제도시락 시리즈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최대한 식감은 살렸다. 연어 수제도시락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말한다.


엘리베이터에서 토르스데이 매장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편안하다. 입구에서 마주친 귀여운 토르스데이 캐릭터와 메뉴 안내판은 손님을 위한 세심한 배려의 흔적이 엿보인다. 문을 열면 벽면에 그려진 커다란 연어 한 마리가 손님을 맞이해 정겨움을 더한다. 다찌석 안쪽으로 주방이 시원하게 오픈되어 있어 직접 연어를 손질하고 요리하는 과정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노대표는 "토르스데이에 들어오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연어요리를 즐길 수 있는 다찌 코너와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탁 트인 공간의 홀 그리고 각종 모임과 독립된 공간을 위한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말한다.


손님의 눈높이에 맞춰 낮은 자세로 주문을 받고 커다란 목소리로 환영하는 종업원들의 모습도 꽤 인상적. 어느 고객이든 이곳에서는 충분히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을 주고 있다. 눈 내리는 겨울 창가에서 연어요리를 먹으며 맥주 한잔 곁들이는 맛은 더 없이 훌륭하다.

문득 아일랜드에서 내려오는 '연어이야기'가 생각났다. 어떤 유명한 시인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시를 쓰겠다는 야심을 품었다. 그런데 아일랜드에서는 '황금연어를 잡아먹으면 천재가 된다'라는 전설이 있다. 시인은 그 말을 믿고 7년 동안 노력 끝에 마침내 황금연어를 잡았다. 그런데 시인의 제자 한명이 스승의 연어를 정성스레 굽다가 뜨거운 기름에 그만 손가락을 데고 말았다. 제자는 엉겁결에 뜨거워서 손가락을 식히려고 입에 넣었는데 하필이면 그 때 연어의 마술이 작동하여 그 제자가 천재적인 시인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 시인의 표정이 어떨까 상상하며 웃음이 나올 무렵, 신선한 연어요리가 등장했다. 창밖에는 하얀 눈발이 한 가득 날리고.


'토르스데이'의 메뉴는 주로 도시락 형태로 나온다. 레몬올리브유를 적신 연어를 숯불에 구워낸 연어크림치즈스테이크(12,000원)는 토로스데이의 대표메뉴. 쫀득한 연어 한 점 입안에 가득차면 기분 좋게 마음을 위로하는 클래식 음악처럼 연어 특유의 향이 입안을 감싸며 온 몸에 퍼진다. 달짝지근한 소스와 어우러진 맛은 절묘한 화음을 연출한다. 또한 연분홍의 연어와 붉은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진 연어愛샐러드(1만원)는 여성들에게 적극 추천할만한 샐러드 도시락. 그밖에 국내산 수제등심카츠와 특제 돈카츠 소스로 맛을 낸 수제 등심돈카츠(8천원), 신선한 연어 스테이크를 데리야끼 소스에 재워 구워낸 연어 데리야끼(9천원)도 인상적이다.

스페셜 요리로는 신선한 참치를 구워내어 특제소스에 적셔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마구로 타다끼(1만6천원)도 색다르다. 국물 맛이 일품인 나가사끼 해물나베(1만7천원)와 홍합 짬뽕 나베(1만6천원)는 추운 겨울에 먹으면 온 몸을 따뜻하게 녹여준다. 맥주와 함께 곁들이면 좋은 연어 가르파쵸(1만5천원)와 이태리풍 샐러드 대표메뉴인 '연어 카프레제(1만8천원)'는 토르스데이에서 만나는 또 다른 추억이다.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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