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렁크' 내부전경
'좋은 음악은 세상보다는 세월이 골라낸다.'
현재 JTBC 콘텐트본부장으로 있는 주철환씨의 말이다. 그 말과 제법 어울린다고 느낀 음식점이 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렁크'였다. 트렁크에서 만난 이탈리아 요리 로마식 안심 스테이크에는 '세월이 담긴 깊은 맛'이 배어 있다. 로마식 안심 스테이크를 한 입 베어 문 순간, 지중해의 푸른 바람이 밀려들었다. 부드러운 안심 부위는 감미로웠고 여운은 오랫동안 입안을 맴돌았다.
트렁크 이상봉(50)대표는 "맛은 본능이다. 먹는 행위가 본능이듯, 맛은 원초적이고 직접적이다. 그만큼 요리는 주관적이다."라며 "이탈리아 현지에서도 각각 요리의 맛이 다르듯, 이탈리아 요리의 방식을 고수하되 '트렁크'만의 개성은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트렁크(trunk)는 여행할 때 쓰는 큰 가방을 말한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렁크'의 문을 열면 좌석 배치의 자유로움과 원룸처럼 탁 트인 공간으로 어느 낯선 여행지에 온 느낌이다.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듯 배치된 소품들은 레스토랑의 품격을 높여준다. '트렁크'란 이름 그대로 자유로운 여행지에 도착한 것처럼 마음 편히 즐겨도 좋겠다. 색다른 이탈리아 요리를 먹으며 나만의 달콤한 휴식과 꿈을 꾸어 보는 맛도 특별하다.
"트렁크를 끌고 비행기 트랩에 오를 때의 느낌은 남다르다. 여행이라는 두근거림과 꿈을 생각해 '트렁크'라 이름 지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이곳 '트렁크'에 와서 이탈리아 요리의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작가 마르셀 프로스트가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가지는데 있다.'라고 했다. 기계처럼 찍어낸 패스트푸드가 홍수를 이루는 요즘 세상에 직접 손으로 만들어낸 이탈리아 요리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으니 새로운 풍경뿐 아니라, 새로운 맛의 눈을 뜨는 곳이기도 하다. 때론 삶이 무료할 때, 이곳에서 '맛의 여행'을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렁크' 대표 음식들
대표적인 이탈리아 음식 파스타에는 '스파게티' 같은 국수 형태가 있는가 하면, 나사와 나비 모양, 파이프처럼 구멍 뚫린 모양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파스타 보다는 '스파게티'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하지만 스파게티는 가늘고 긴 모양을 가진 면의 한 종류일 뿐이다. 파스타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 고르존졸라 뇨끼, 닭가슴살 파스타, 토마토소스 라자냐, 오일 파스타처럼 곁들인 재료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이곳 '트렁크'에서 만드는 파스타는 '해산물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올리브오일과 향초로 만들어지는 '관자오일 파스타'가 대표적 메뉴다. 크림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맛과 조화를 이룬 '홍게살 크림파스타'는 생각만 해도 마음까지 설렌다. 파스타를 주문할 때는 먼저 소스를 고르고,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취향에 따라 선택하여 주문하면 된다. 파스타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은 역시 '피자'다. 유명한 마르게리타 피자를 이곳 '트렁크'에서도 만날 수 있다. 특징은 토마토의 신선한 맛과 후레쉬 모짜렐라 특유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촉촉한 식감과 풍미가 일품이다. 최근에는 섭씨 500도 가량의 고온에서 대류열과 복사열을 이용한 화덕피자를 선보였다. 이대표는 "화덕에 구운 음식은 기름이 쫙 빠져 쫄깃쫄깃하면서도 담백한 식감을 갖추게 되며 다이어트에도 탁월하다."라고 말한다. 구수하고 향긋한 야채를 올린 '루꼴라 피자', 감자와 고구마를 이용한 '감자 고구마 베이컨 파자' 그리고 매콤한 '핫 치킨 피자'도 인기 만점. 트렁크에는 샐러드, 스테이크 같은 요리도 파스타와 피자 못지않게 남다르다. 안심스테이크는 최고 등급의 한우를 구입해 사용한다. 순수한 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해 소고기 특유의 맛을 그대로 살려냈다.
최근에는 고객들이 보다 친근하게 트렁크를 접할 수 있도록 피자 샐러드 자유이용(피자뷔페)시스템을 도입했다. 덕분에 부담 없이 브런치로 트렁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트렁크' 지웰시티 2층 / 043)236-6766
윤기윤 기자 jawoon6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