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퓨전포차 '달쌈퓨전포차'를 운영 중인 박재민 대표가 자신의 가게에서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훈기자
[충북일보] “가게 건물의 특이한 형태가 맘에 들었어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늘어서 있잖아요. 그 가게들이 의기투합하면 특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았고요. 막상 영업을 시작해보니 각 가게 사장들과 맘이 아주 잘 맞더라고요. 덕분에 가게 별 사이드 메뉴를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됐죠. 어느 점포를 가던 간에 건물 내 다른 가게에서 팔고 있는 안주를 주문할 수 있는 식. 가게마다 잘하는 메뉴가 있기 때문에 손님들은 훨씬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안주를 즐길 수 있고, 저희는 수익을 공유할 수 있고. 이런 게 상생이 아닐까 싶어요.”
“초등학교 시절이었어요. 흐린 날씨 속 야구복을 입고 운동장을 달리는 아이들이 멋있더라고요. 다름 아닌 학교 야구 선수들이었죠. 이듬해 야구부 모집에 지원했죠. 그렇게 시작한 야구였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참 많이 맞았어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죠. 하지만 어머니가 맘에 걸렸어요. 오직 날 위해 그림자를 자청했던 어머니의 수고를 외면할 수 없었거든요.”
청주 산남동에 위치한 퓨전포차 '달쌈퓨전포차'를 운영 중인 박재민 대표가 자신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지훈기자
“전 발 빠른 유격수였지만, 감독님이 도루 한 번을 안 시켜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도루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를 드렸더니 ‘너 느리잖아’라고 핀잔을 주셨어요. 스포츠계에서도 충청도 사람은 느리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오기가 생겨 팀내 도루왕이었던 경상도 학생과 시합을 하게 해달라고 했어요. 물론 제가 이겼고요. 그 이후로 도루를 허용해 주셨죠. 그리고 다음해 도루상을 받았어요.”
“프로구단에 들어가 처음 경험했던 전지훈련을 잊을 수가 없어요. 프로구단에 입단했다는 자부심보다 평소 동경하던 선수와 같이 훈련을 한다는 게 믿어지지가 않았거든요. 더 놀라운 건 그들의 훈련자세였어요. 자율적인 분위기에서도 누구 하나 게으름을 피우지 않더라고요. 이런 게 바로 프로의 세계라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죠.”
“소위 스타선수들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위압감이 뿜어져 나와요. 그 기운이 그 사람의 가치를 증명이라도 하는 듯. 반면 후배에게 잦은 잔소리나 불평하기에 혈안인 선배들은 언제나 2군을 벗어나지 못하더라고요.”
“부상으로 야구를 접고 돈을 벌기 위해 호주로 날아갔어요. 그런데 호주라는 나라는 동양인 남자가 애완견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나라였어요. 많은 편견과 차별 속에서 이를 악물고 일식을 배우게 됐죠.”
/김지훈·김희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