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틀# - 청주 개신동 '버즈'

2016.02.26 10:30:00

평범해 보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청주 가게 CEO들의 소소한 이야기.
과장되고 식상한 스토리가 넘쳐나는 정보 과잉시대에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를 치유하는 '삶 속의 삶'으로 지역경제의 꽃 소상공인을 정성껏 응원해 본다.
1인칭 진솔·공감·힐링 프로젝트 '마이 리틀 샵' 이번 편에서는 청주시 개신동에 위치한 웨스턴바 '버즈'를 운영 중인 박동희·이상수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이리틀샵 - 107. 청주 개신동 '버즈' 박동희·이상수 대표

청주 개신동에 위치한 웨스턴바 '버즈'를 운영중인 박동희(사진 왼쪽)·이상수 대표가 자신들의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충북일보] 박 “어릴 적 혼자 밥을 먹더라도 식당보다 예쁘게 차리고 싶었어요. 그런 제 자신을 보며 미술에 상당한 재능이 있을 거라 판단했죠. 자연스럽게 미술을 전공했죠. 그런데 그림엔 영 소질이 없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이 가게에서 사장 형이 만든 칵테일을 보게 됐어요. 탄식이 나오더라고요. 제 미적 감각은 그림이 아닌 칵테일 쪽에 어울린다는 걸 깨닫게 된 거죠. 사장 형의 웃는 모습도 좋았고요. 그렇게 이 가게와 인연을 맺게 됐어요.”

이 “이 친구와 이곳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두려웠던 건 영어였어요. 외국인 손님이 많은 곳이니까요. 게다가 성격도 내성적인 편이라 걱정은 더 깊어만 갔죠. 하지만 술이 용기를 내게 해주더라고요. 결정적 물꼬는 ‘야한 농담’으로 터지게 됐죠. 저도 모르게 회화 실력이 쑥쑥 늘더라고요. 외국인들과 어울리면서 성격 자체가 너무 밝아져 저도 가끔 깜짝 놀라요.”

청주 개신동에 위치한 웨스턴바 '버즈'를 운영중인 박동희(사진 왼쪽)·이상수 대표가 자신들의 가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 “전 ‘손님은 친구’라고 생각해요.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요. 집에 친구가 놀러오면 함께 재밌게 놀지만 집을 망치는 친구를 그냥 두진 않잖아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적당한 통제가 필요해요. 가끔은 공권력을 동원해야할 만큼 취하는 친구들도 적지 않거든요.”

이 “‘술살’을 걱정하는 분들도 저희 가게에선 자유로울 수 있어요. 보드카가 칼로리가 낮은데다 여기는 안주를 즐기는 분위기가 아니거든요. 보드카를 드시면 견과류를 한줌 드려요. 딱 하루에 필요한 절대량으로요. 이 정도면 손님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웰빙 술집이라 할 수 있겠죠?”

박 “외국인 친구들 대부분은 한국에서 학교나 학원의 선생님들이에요. 그런데 생각 외로 계약문제와 관련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처음엔 듣고 넘겼지만 비슷한 사례가 늘어나서 법적 대응을 도와주기도 해요. 전문 변호사를 소개해준다거나 중간에서 의사소통을 돕는 거죠. ”

이 “회사원 친구들의 경우는 대부분 처음 배운 한국어가 욕이더라고요. 외국인들이 알아듣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막 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죠.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박 “영어 학원을 세우는게 최종 꿈이에요. 이 곳에 오는 친구들의 부당한 사례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다른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졌거든요. 외국인들도 합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최초의 학원을 만들꺼예요. 그때도 이 아지트는 유지할 꺼고요.

/김지훈·김희란기자

이 기획물은 청주지역 소상공인들의 소통과 소셜 브랜딩을 위해 매주 금·토요일 충북일보 페이지(https://www.facebook.com/inews365)에서 영작과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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