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과 민주주의 교육

2025.06.17 14:04:23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전 충북교총회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다시 말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그들의 애국정신을 기억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달이다. 특히 6월은 6·25 한국전쟁과 현충일, 2연평해전 그리고 6·10 민주항쟁 등 나라를 위해 수많은 희생이 있었던 역사적 사건들과 맞닿아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호국 보훈은 무슨 의미일까? 호국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고, 보훈은 그 희생에 보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의미를 지닌 두 단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국민의 애국정신을 되새기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호국 보훈이다.

따라서 호국보훈의 달은 단순한 기념의 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는 많은 분들의 희생의 댓가인 만큼 우리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자유와 평화를 위협하는 것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

민주주의는 보편적 가치이다. 어떤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가치이다. 그렇다면 민주주의는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민주주의 교육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 가능하다. 하나는 이론적 접근으로 민주주의의 의미, 역사, 철학 등을 교과를 통해 가르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학교 공동체를 민주주의의 장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통해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가 더불어 살아가는 '함께 연결하고 결합하여 사는 삶'의 최고 형태를 실현하는 장으로서 민주적으로 조직되어야 한다.

학교는 아이들이 자신과 타인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의 성장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실제로 배우고 실천하는 민주적 맹아를 잉태시키는 작은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학교가 실패하고 있는 요인은 대부분 시험 성적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한 경쟁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학습과 공부의 의미는 물론이고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는 가치인 협력, 대화, 상호 의존, 창의성의 정신을 실종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유념해야 한다. 민주적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경쟁보다는 대화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학교에서 민주주의 교육을 하고자 한다면 국가에서 제공하는 교육과정에 따라 교육하고 이를 시험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먼저 교육의 목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왜?"라는 교육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여야 한다.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교육 활동 및 실천을 하면서 궁극적 목적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제대로 된 교육이라 할 수 없다. 교육은 목적적 행위이다. 따라서 어떤 목적을 위한 교육을 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지 않으면, 그 교육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먼저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하는 목적부터 찾아야 한다. "왜" 우리는 민주주의를 가르쳐야 하는가? 민주주의는 대화와 협력, 상호의존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서로 갈등과 반목으로 나와 다른 사람을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갈등과 반목이다.

학교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학교도 사회를 반영하여 갈등과 반목이 점점 심화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서로 갈등하고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학교문화를 바꿔야 한다. 학교를 민주주의 장으로 만들어 교육의 주체인 학부모, 학생, 교사가 참여하는 민주 공동체를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민주 공동체 속에서 서로 대화를 이어 나아가야 한다. 민주 공동체를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대화와 토론이다. 대화가 이어질 수 있는 한 그 공동체는 민주 공동체이고 반드시 갈등은 해결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학교를 민주 공동체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교육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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