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공동체의 신뢰 회복이 답이다

2025.05.08 14:34:15

김진균

청주시체육회장·전 충북교총회장

얼마 전(4월 28일) 청주에서 고등학생이 벌인 흉기 난동 사건이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다. 특수교육 대상자인 A군(17세)은 오전 8시 30분경 미리 흉기를 챙겨 등교한 뒤 상담교사 B씨에게 "학교를 관두겠다"라고 하였고, B씨가 이를 말리자 갑자기 흉기를 꺼내 난동을 피웠다. 이로인해 교장, 교사, 교직원, 시민 등 6명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들은 가슴, 배, 얼굴 등에 중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사건이 벌어지자 교육 당국은 뒷 북치듯 이런저런 대책을 내어놓았다. A군이 특수교육 대상자라고 하니 통합교육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충북교육청은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겠다고 하였다. 또 전문가들은 대책으로 △ 특수교육 대상자에 대한 위험성 초기 평가 의무화, △ 학교별 '교사, 전문 상담가, 경찰이 연계된 위기 개입 전담팀' 구축, △ 통합교육 대상자에 대한 개별 맞춤형 지원 강화, △ 교사 학생 대상 정기적 위기대응 훈련 시행 등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사건이 발생하면 여기저기서 다양한 대책을 쏟아 낸다.

2023년 서이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사망 사건은 어떠했는가. 이 사건은 교육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이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교권 침해와 교사 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교권 보호 5법이 마련되었던 것을 모두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교육 현장에서는 교권보호 5법이 마련되었다고는 하지만 교사들의 교권 침해는 여전하고, 법안 마련과는 별개로 교사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

올해(2025년) 2월에는 대전에서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 사건은 우울증을 앓고 있던 40대 교사가 돌봄교실에 있던 초등학생을 2층 시청각실로 유인하여 살해한 사건으로 이 사건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교육부는 이 사건이 발생하자 대전 초등학생 사망 사건 관련 대응 방향을 발표하면서 '(가칭)하늘이 법(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주요 내용은 △ 고위험 교원에 대한 긴급조치 강화(긴급 분리 등) △ 긴급 대응팀 지원 △ 교원 직무수행 적합성 위원회 근거 법령 마련 △ 정신질환 관련 휴복직 제도 개선 △ 전체 교원 마음 건강 지원 : 자가 진단, 상담치료 △학교 안전 관리 강화 : CCTV 확대, SPO 증원, 늘봄학교 안전 강화, 보호자 직접 인계 △ (추가 검토)교직 입직 단계부터 전 주기적 마음건강 지원 등이다.

이처럼 큰 사건이 발생하면 교육 당국뿐만 아니라 교원단체 및 전문가들이 다양한 대책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고 제도 마련을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고등학생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하니 특수학생 통합교육 문제와 함께 교사의 불안 문제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학부모 민원 문제와 교권 침해 문제를, 그리고 교사에 의한 초등학생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교사들의 마음 건강 지원과 고위험 교사에 대한 긴급 분리 등을 대책으로 제시하였다.

한마디로 사건의 발생의 주체가 누구이냐에 따라 교육 공동체인 교사, 학부모, 학생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을 내어놓게 되는데, 대책과는 별개로 이런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오히려 교육 공동체들 간에는 불신만 더 커지는 것 같다. 물론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제도 마련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문제의 본질은 교육 공동체들 간에 불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도 마련과 함께 교육 공동체들 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서로를 믿지 못하는 공동체는 그것이 어떤 공동체든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특히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공동체의 신뢰 회복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신뢰 회복은 어떤 한 주체들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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