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봄날을 기다린다

2025.04.16 15:10:27

강대식

충북문인협회 회장·충북사진대전 초대작가

잔인한 달이라 불리는 4월이 봄을 머리에 이고 뛰고 있다. 봄이 뜀박질을 시작하자 세상이 온통 연분홍빛으로 아른거린다. 탄핵정국으로 혼돈을 맞은 정치권에서 윤대통령의 지난 12월 3일 계엄선포로 화약고가 되어 세상을 잠식했다. 이로 인해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12월 14일 가결되었으며, 111일만에 이루어진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윤대통령은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가면서 헌법 제71조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있다가 2024년 12월 27일 민주당의 탄핵소추 결정으로 업무에서 배제된 후 2025년 3월 24일 탄핵 기각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상태이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으로 미국과 교역하던 우리 수 많은 기업들은 험난한 관세장벽을 넘어야 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치솟는 환율과 널뛰기를 반복하는 주식시장이 보여주는 미래에 대한 불명확성은 세계인들에게 피로감과 위기감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안정되지 않고 6월 5일 대선을 치루어야 한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갈라진 두 개의 편으로 나누어 서로를 불신하며 대립하게 될 것인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정치인들의 말장난과 갈라치기에 매몰된 국민들이 안쓰럽다. 누가 권력을 잡든지 국민들이 정치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없을까· 정치인 누가 권력을 잡아도 제일 앞에 내가 아니라 국민을 앞세우고, 내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이익을 먼저 챙겨주고, 내 행복이 아니라 국민의 행복을 우선 생각해 주는 그런 정치인이 왜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남북으로 갈라진 조국의 몸통을 바라보듯 국민들은 어느새 진보와 보수라는 글자에 매몰된 듯 보인다. 가족간에도, 형제간에도, 이웃간에도, 직장내에서도 총성없는 전쟁을 치르듯 색이 다른 상대를 존중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넘실댄다. 6.25전쟁이라는 상흔 속에 스며든 좌우 갈라치기가 75년이 흐른 현재에도 치유되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의 정신적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감정을 농락하며 자신의 정치적 출세를 위하여 국민의 여린 가슴을 악용하는 정치인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덕수 권한대행이 오는 4월 19일 대통령 추천 몫의 판사로 임용되었던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후임에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부장판사를 임명했다. 헌법재판소법 제6조 1항은 대통령이 재판관을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제6조 3항에서는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법의 취지를 따르면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자는 4월 19일 이전에 정해야 한다. 그러자 민주당 쪽에 속한 사람들이 한덕수 권한대행이 월권을 저질렀다며 다시 광장으로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한쪽에서는 찬성한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의 권한대행의 업무영역에 대한 법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다. 그러므로 소극적으로 법을 어기면서까지 재판관 임명을 미루고 후임 대통령이 당선되는 6월 3일 이후로 방치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에 선 듯 찬성하기 어렵다. 서로 감정싸움이 없다면 재판관으로 임명된 사람이 헌법정신을 잘 지키며 헌법수호를 위해 일할 수 있는지 능력을 먼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윤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안된다는 갈라치기는 마은혁 재판관의 임명을 생각해 보면 피장파장처럼 보이고, 헌법재판소법 제5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자격요건이나 제척사유가 없다면 누군가의 의견도 존중하는 풍토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는 또다시 양보없는 싸움의 전쟁터가 될 듯하다. 내가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요직에 앉는 것도 싫다는 사회 분위기가 너무 팽배해 있다. 50일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당선되어도 이런 분위기라면 축제 분위기로 풍악을 울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가 지지하지 않은 누군가의 당선은 내란 동조 세력이고, 12개의 혐의로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범죄자를 옹호한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 자연은 봄이 왔는데 우리 정치의 봄은 어디에 있는가? 한겨울의 추위와 태풍조차 용서하고 봄을 만들어내는 자연처럼 정치적 봄도 따뜻한 햇살처럼 내려오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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